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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동성제약(002210)이 최악의 진단 난이도를 보이는 복막암을 100% 정확도로 진단하는데 성공해 화제다.
동성제약은 인공지능(AI)과 광역학 진단법을 조합해 복막암 진단 정확도를 100%까지 끌어올렸다. 복막암은 복부에 구멍을 뚫는 복강경 검사로도 정확도가 75~85%에 그친다.
 | 이정환 동성제약 부사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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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회사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복막암 진단 적응증으로 포노젠(DSP-1044)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복막암 발병 환자 수는 지난 2023년 기준으로 30만명으로 집계됐다. 복막암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15억달러(2조4676억원)로 추산된다. 이 시장은 연평균 8.5% 성장해 오는 2030년 27억달러(3조9017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복막암, 복강경 검사 불구 진단 정확도 75%에 그쳐복강경 검사를 통한 복막암 진단 민감도는 75.7~84.2%에 불과하다. 복강경 검사는 복벽(복부)에 작은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내시경 기구를 삽입해 복강 내 장기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진단키트나 진단시약을 이용한 여타 검사와 달리, 몸에 구멍을 뚫는 조직검사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상당히 낮은 민감도라는 평가다.
이정환 동성제약 부사장은 “복막암은 2차 전이암”이라며 “복막암이 진단됐다고 하면 십중팔구는 난소암, 대장암, 췌장암 등으로부터 전이된 암”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복막암은 종양 크기가 작고 복막에 넓게 퍼져 있는 경우가 있어 진단 자체가 어렵다”면서 “특히 암세포 크기가 5㎜ 이하일 경우 CT 촬영으로도 병변을 포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복막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 부사장은 “위암 수술을 위해 복부를 열었을 때 종양이 복막에 넓게 퍼져 있는 경우가 있다”며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절제 수술 대신 항암치료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역학 + AI = 100% 정확도이런 상황에서 광역학 진단법을 추가하자 검사 정확도가 급증했다. 광역학 진단법은 광민감제를 주사제로 투약하고 청색광을 쪼이면 암세포가 붉은색 빛을 뿜는다. 적색 형광 염료가 암세포에 흡수되고, 청색 빛에 활성한다.
토끼 16마리에서 떼어낸 398개 조직에서 복막암 검사 민감도가 84.2%에서 93.9%까지 올라갔다. 즉, 복강경 검사만 했을 때는 진단 정확도가 84.2%였는데, 광역학 진단법을 추가하자 93.9%로 정확도가 개선됐단 얘기다.
 | 지난달 포토닉스 웨스트 2025에 게재된 논문 초록. 해당 연구에서 AI+광역학을 조합해 복막암을 진단하자 민감도가 100%까지 올라갔다. (제공=포토닉스 웨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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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건 AI를 추가하자 100% 정확도를 나타냈다. 단순 복강경 방식으로 토끼 10마리의 270개 결절을 검사하자 복막암 민감도는 75.7%가 나왔다. 동성제약은 여기에 광역학 진단과 실시간 AI 알고리즘을 조합하자 검사 민감도가 100%까지 증가했다. 복막암을 100% 찾아냈단 의미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지난달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포토닉스 웨스트 2025’에서 발표됐다. 포토닉스 웨스트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바이오 의료 광학 학회다. 해당 연구 발표자는 김형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석좌교수였다.
이 부사장은 “광역학 진단과 AI 조합은 복강경 검사 중 전이성 복막암 검출 확률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 유용한 검사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성제약의 복막암 진단법은 의료현장의 미충족 수요와 정확히 일치한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VMR(Verified Market Research)에서 지난달 발간한 글로벌 복막암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복막암은 복부를 감싸는 얇은 층의 조직인 복막에 비특이적 나타나 진단이 늦다”며 “그 결과, 환자 생존율이 극히 낮고, 옵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치료가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막암의 가징 시급한 과제는 조기탐지”라며 “AI 기반 의료 진단 기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복막암 진단+치료 동시 임상…상업화 속도 낸다광역학 진단법은 빠른 임상으로 국내 상업화를 계획 중이다. 동성제약은 내년까지 포노젠(DSP-1044)의 복막암 진단 임상 1/2상을 완료하고 오는 2027년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복막암 치료제 임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 포노젠 임상 일정. (제공=동성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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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사장은 “진단이든, 치료든 투약하는 광민감제는 동일하다”며 “405나노미터의 청색광을 쏘면 진단이 되고, 660나노미터의 적색광을 쏘면 치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2026년 복막암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임상 3상 시기는 2028년으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의 물질로 진단과 치료 모두에 쓰일 수 있는 것은 광민감제 고유 특성 때문이다. 광민감제는 청록색 조류 스피루리나에서 기원했다. 스피루리나는 박테리아(세균)다. 스피루리나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클로린 e6’ 물질을 뽑아낸 것이다.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청색 빛과 적색 빛을 흡수한다. 녹색 빛은 필요가 없어 흡수하지 않고 배출한다. 식물의 잎이 녹색인 이유다.
클로린 e6가 광합성 할 때처럼 청색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암세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적색 빛은 광합성을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생성돼 암세포를 파괴한다. 청색 파장은 405나노미터에서 가장 활성화한다. 광합성은 660나노미터의 적색 파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
한편, 동성제약은 포노젠 기술수출(완제수출 포함)을 놓고 6개 기업과 적극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