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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비만 치료제에 투자업계의 관심이 증폭되는 가운데 나스닥에 신규 상장하는 글로벌 바이오벤처들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성공적으로 나스닥 기업상장(IPO)을 마친 멧세라에 이어 아드바크 테라퓨틱스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 벤처캐피탈 회사들도 투자한 곳이라 특히 주목받는다. 이데일리는 이 외에도 다양한 나스닥 상장 비만치료제 회사들을 살펴봤다.
아드바크 증권신고서 제출…서학개미들도 ‘쫑긋’11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VC인 프리미어파트너스, BNH인베스트먼트, 코리아오메가 등은 미국 아드바크 테라퓨틱스(Aardvark Therapeutics)의 13일 나스닥 상장에 따라 최소 2배의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6년 전부터 아드바크 테라퓨틱스를 눈여겨 보고 비상장 단계에서 투자해왔다. 지난 2019년 시리즈 A에 주당 0.5714 달러, 2021년 시리즈 B에 주당 1.2857달러로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다. 이후 올 2월 주식병합을 통해 시리즈 A는 주당 4.8420 달러, 시리즈 B는 주당 10.8950 달러로 조정됐다. 공모가는 16달러다.
특히 국내 바이오 전문 VC인 BNH인베스트먼트로서는 첫 해외투자 건이라 의미가 적지 않다. BNH인베스트먼트는 아드바크 테라퓨틱스에 누적 35억원을 투자했는데, 당시 환율이 1100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상장으로 적지 않은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날씬한 돼지’ 아드바크(사진=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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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바크’는 아프리카를 서식지로 삼는 돼지의 방계급 되는 포유류다. 돼지와 유사한 생김새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날씬하다. 비만치료제 개발사로서는 직관적인 작명인 셈이다.
아드바크 테라퓨틱스는 요즘 열풍인 ‘GLP-1’과는 다른 기전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회사로 주목된다. 장에서 발현되는 복수의 특정 TAS2R(쓴맛 수용체)을 타깃해 식욕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으로, 가장 연구개발이 앞선 파이프라인 ‘ARD-101’은 임상 3상을 작년 12월 개시했고 2026년 초 톱라인 데이터를 예상하고 있다.
ARD-101은 특히 비만과 2형 당뇨를 유발하는 희귀유전질환인 ‘프레이더 윌리 신드롬’(PWS)과 연관된 이상식욕증(과식증·Hyperphagia)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임상 2상에서는 두 가지 피험군에 28일간 투약 및 복용 중단 후 14일간 경과를 관찰했다. 우선 12명의 피험자가 28일간 1일 2회 200㎎ 용량을 복약했고 이 중 8명의 ‘임상을 위한 과식증 설문 점수’(HQ-CT)가 기존 9점에서 약 7 포인트 감소했다. 부작용은 없었다. 나아가 4명의 피험자가 400㎎ 용량을 1일 2회 7일간 복용, 600㎎ 용량을 1일 2회 7일 복용, 마지막으로 800㎎ 용량을 1일 2회 14일간 복용했다. 이들 모두 복약 28일차에 HQ-CT 9 점수가 약 7 포인트 감소했으며 부작용은 1단계에 그쳐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보고다.
후속 파이프라인인 ‘ARD-201’은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ARD-201은 ‘TAS2R 작용제’에 ‘DDP-4 저해제’까지 더해 기존 GLP-1 비만치료제들에서 발견되는 요요현상, 복부팽만감, 근육감소 등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아드바크 테라퓨틱스는 지난 1월 31일 나스닥 상장을 위한 S-1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아직 비만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 GLP-1 기반의 비만치료제들의 임상시험이 활발한 것을 보고 새로운 기전의 비만치료제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 최근 디앤디파마텍 파트너사 멧세라가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한 가운데 아드바크 테라퓨틱스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고려할 때, 상장 이후에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투자회수금으로 국내 바이오에 투자 선순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비만치료제 대장주 외에 벤처까지 눈길…GLP-1 ‘그 외’나스닥 바이오벤처들은 비만약 열풍으로 몸값이 고공상승하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로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두하는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등 대장주 외에도 ‘다른 기전’을 연구하는 바이오벤처까지도 눈길이 쏠리는 상황이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은 GLP-1 기전이 독식 중이지만, GLP-1과 병용요법 및 유지요법으로 기타 기전의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GLP-1은 허가받은 의약품이 시장에 나와 있고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 그쪽을 놓칠 수 없는 회사들이 R&D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GLP-1 기전이 다 듣는 것도 아니고, 끊으면 요요가 발생하는 문제도 있다. 약가 등 이유로 평생 투약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행요법 및 유지요법으로 다른 기전 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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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전’으로 연구하는 회사들은 프레이더 윌리 신드롬(PWS), 시상하부비만(HO) 등 희귀비만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아드바크 테라퓨틱스, 리듬 파마슈티컬 등이 대표적이다.
아드바크는 상장 공모금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나스닥 상장사인 리듬파마슈티컬은 국내 LG화학(051910)에서 기술도입한 MC4R 작용제 ‘비바멜라곤’의 임상 2상 환자등록을 올 1분기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GLP-1 외 기전으로 비만신약을 개발 중인 회사들은 희귀비만 적응증을 시작으로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해 저변을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비만치료제 시장의 본격 개화는 2형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GLP-1 약들이 체중감량 효과까지 입증하면서 시작됐다. 선도주자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다. 각각 글로벌 빅파마 매출순위권에선 10위 정도에 자리하지만, 상용화된 GLP-1 의약품 매출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태다.
일라이릴리는 작년 GLP-1 의약품 트룰리시티, 마운자로, 젭바운드로 31조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당뇨치료제를 제외하고 비만치료제만 떼어 살펴보면 젭바운드가 2023년 11월 시장에 출시된 후 작년 처음으로 연매출을 기록했으며, 단일 품목으로 7조 7680억원의 신규매출을 벌어들였다. 노보노디스크는 작년 GLP-1 품목으로 합산 4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비만치료제인 삭센다, 위고비로 13조원의 매출을 냈다.
이 두 회사는 시장 선두 위치를 빼앗길 생각이 없다. 피하주사제형에서 투약편의를 개선시킨 경구제 개발도 가장 먼저 주도했다. 노보노디스크는 경구용 GLP-1 리벨서스를 2019년 말 출시했고 일라이릴리는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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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사례를 본따 다수의 회사들이 GLP-1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나스닥 상장사 가운데 GLP-1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은 로슈,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잉겔하임, 암젠, 질랜드파마(Zealand Pharma), 바이킹테라퓨틱스(Viking Therapeutics), 알티뮨(Altimmune), 턴스파마슈티컬(Terns Pharmaceuticals), 머크(MSD), 스트럭쳐 테라퓨틱스(Structure Therapeutics) 등이 있다.
이들이 당면한 숙제는 기존 치료제 대비 안전성 ,약효, 투약편의를 개선시키는 거다.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는 72주간 22%의 체중감량을,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68주간 15%의 체중감량을 기록했는데,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
화이자는 경구용 GLP-1 ‘다누글리프론’의 임상 2b상을 완료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경구용 GLP-1 ‘AZD5004’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로슈는 경구용 GLP-1 ‘CT-996’의 임상 1상과 피하주사제 ‘CT-388’의 임상 2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머크(MSD)는 작년말 중국 한서제약의 전임상단계 GLP-1 경구약 프로그램을 총규모 2조 7600억원, 선급금 1630억원에 도입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