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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풍제약 ‘피라맥스’ 코로나 임상 3상, 1차·2차 평가변수 모두 실패
  • 등록 2025-07-18 오전 9:50:18
  • 수정 2025-07-18 오후 11: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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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신풍제약(019170) ‘피라맥스’가 코로나19 글로벌 3상 임상시험에서 1차는 물론, 9종의 2차 평가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 모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회사내부 자료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피라맥스에 대해 코로나19 임상 3상을 지난 2021년 10월 18일부터 2023년 3월 25일까지 343개 기관에서 142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최종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는 지난해 3월 22일 작성됐다.

신풍제약은 지난 2023년 10월 임상 3상 톱라인(1차 평가지표) 결과 발표에서, 피라맥스군과 위약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명백한 임상 실패였다.

앞서 피라맥스는 지난 2021년 7월 발표한 임상 2상 결과에서도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당시 임상 2상은 113명의 코로나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고, 피라맥스군과 대조군 간 바이러스 음성 전환 비율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즉, 임상 3상은 예견된 실패였다.

그럼에도 신풍제약은 피라맥스 효능이 입증됐다며 코로나 치료제 상업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신풍제약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오너 2세인 장원준 전 대표가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가운데, 피라맥스 개발의 정당성을 입증해 정면돌파 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장 전 대표는 피라맥스 임상 실패를 미리 알고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해 369억원 규모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풍제약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제공=신풍제약)


이데일리는 최근 신풍제약 피라맥스 코로나19 적응증 3상 임상시험 결과보고서(SP-PA-COV-301)를 단독 입수했다. 이데일리는 이 보고서에 대해 제약사, 바이오기업 신약개발, 임상개발 등을 담당하는 연구자, 실무자들에게 각각 평가를 요청했다. 이 평가를 토대로 피라맥스 코로나19 치료제 상업화 실상과 허상을 낱낱이 파헤쳤다.

1차 지표 입증 실패…코로나19 치료제 허가 ‘불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피라맥스는 코로나19 적응증으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상시험 보고서엔 ‘피라맥스정은 중증 COVID-19로의 악화 예방에 대한 유효성은 낮아진 중증화율로 인해 확증되지 못했다’고 명시돼 있다.

바이오회사 기업부설연구소에 재직 중인 연구소장(이학박사)은 “피라맥스 임상 3상 결과로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을 수 없다”며 “1차 평가변수에서 확증하지 못했다는 것이 임상 3상 결론이기 때문에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애초 목표했던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대한 임상 시험은 실패”라고 판단했다.

중견 제약사에 근무 중인 연구개발실장은 “피라맥스 코로나19 1차 평가변수인 ‘산소치료 이상의 입원 또는 사망 대상자 비율’로 통계적 입증을 실패했다”며 “피라맥스를 복용한 그룹과 가짜약을 먹은 그룹 모두 코로나19 때문에 입원하거나, 산소 치료를 받거나 사망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그룹 모두 비율이 0.1% 내외로 통계 차이가 없었다”며 “즉, 피라맥스는 중증 악화를 막는 효과가 없다”고 일갈했다.

피라맥스 복용군 690명 가운데 입원, 사망에 이른 환자는 0명이었다. 가짜약 복용군에선 697명 중 1명이었다.

2차도 실패…‘분석군 쪼개기’로 희망 찾기?

신풍제약은 1차 평가변수 실패에도 불구, 9종의 2차 평가변수, 8종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분석 등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피라맥스는 9종의 2차 평가변수 전체에서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임상 보고서 2차 평가변수 결과 항목에서 “피라맥스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탐색적 평가 변수에 대해 주분석군(mITT Set) 을 평가한 결과, 모든 지표에서 특기할 만한 군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적시했다.

신풍제약이 통계적으로 효능을 확보했다는 근거는 바로 1차도, 2차도 아닌 8종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문제는 이마저도 주분석군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풍제약은 피라맥스 임상 3상에서 분석집단을 3개로 쪼겠다. 첫 번째는 주분석군(mITT Set)이다. 두 번째는 보조분석군(mITT 1 Set)으로 증상 발현 후 72시간 이내 피라맥스를 투약한 임상시험 대상자를 말한다. 마지막은 민감분석군(mITT set for sensitivity Analysis)으로 투약시점엔 무증상이었으나 이후 유증상이 나타나는 환자군을 따로 골라냈다.

신풍제약이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고 언급하는 것은 모두 주분석군이 아닌 보조분석군(mITT 1 Set)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탐색적 유효성 평가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에선 이 같은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식약처에서 발간한 통계 가이드라인[민원인 안내서](3상)에 따르면, ‘탐색시험의 경우 확증적인 결과를 목적으로 하지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욱이 ‘우월성 임상시험의 경우 모든 분석 대상자군에 대한 분석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주 분석대상군이 돼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종합하면, 신풍제약은 피라맥스 임상 3상에서 주분석군을 대상으로 한 1차 평가변수, 2차 평가변수 9종 모두에서 통계적 유의성 입증에 실패했다.

신풍제약이 통계적으로 입증한 것은 보조분석군(mITT 1 Set)으로 진행한 8종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분석 중 2개 항목이다. 하지만 이는 식약처 품목허가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 있다.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피라맥스 코로나19 3상 임상시험 결과보고서.


◇희망은 ‘탐색변수뿐’…통계 유의해도 임상적 의미 실종


마지막으로 신풍제약이 효능을 입증했다고 주장하는 2개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분석은 어떤 의미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피라맥스는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 초기 치료에서 탐색적 평가변수인 12개 임상 증상의 지속적인 증상 소실 시간이 11일로, 위약의 13일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단축됐다.

이 연구개발실장은 이를 두고 “증상 발현 3일 이내 환자만’의 경우, 치료돼 무증상에 도달하는데 11일과 13일로 통계적 유의함을 입증했다는 의미”라면서도 “안 먹어도 13일이면 낫는 약을, 굳이 약 먹고 11일 만에 치료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보건, 의료 측면에서도 피라맥스를 복용하는 것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임상 징후에 대한 11단계 순위척도(11-point WHO-CPS 점수) 또한 변화량 분포에서 14일째 위약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20일째 증상이 있는 환자의 비율도 피라맥스군에서 위약대비 24.6% 감소됐다.

그는 이어 “코로나 치료제는 환자 증상 개선에서 시간 축소로 개념이 전환됐다”며 “이에 보편적인 1차 평가변수도 바뀌었다. 현 시점에서 의미없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증상에 따른 WHO-CPS 점수는 0~1점 무증상, 2~3점 유증상, 3~4점 유증상(산소치료 필요없는 입원포함), 5-10점(중증화) 순이다.

피라맥스군 234명 가운데 0~1점 153명(63.36%), 2~3점 81명(34.62%), 3~4점 0명, 5~10점 0명 순으로 나타났다. 위약군 237명 중에선 130명(54.85%), 106명(44.73%), 1명(0.42%), 0명 순이었다.

앞서 언급한 연구소장은 “코로나 증상 발현 후 3일 이내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들이 14일 시점에 위약군보다 상태가 좋았단 얘기”라며 “무증상과 경미한 유증상에서 일부 차이가 있는 것뿐이다. 통계적으론 차이가 있는지 몰라도 임상적으로 WHO 1~2점은 의미를 두기 어려운 수치”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중요한 건 72시간 이내 투약이라는 전제 자체가 임상 현실과 괴리가 있다”며 “현재 코로나19는 대부분 경증에 그치며, 감염자 대다수는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진단 시점이 발병 수일 이후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임상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72시간 내에 투약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는 임상시험 설계상 가능한 조건일 뿐, 상용화 관점에서는 적용성에 의문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데일리는 신풍제약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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