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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PPI(단백질간 상호작용) 빅데이터 회사 프로티나는 단기간에 방대한 데이터를 창출할 수 있는 자체 개발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갖췄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PPI 데이터를 창출, 이를 가공해 인공지능(AI)의 고도화 및 항체 영역에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코스닥 상장을 통해서는 플랫폼 기술의 고도화 및 매출실현을 이룰 기반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회사는 비상장 시절 투자한 기관들이 상장 3개월 후 모든 락업(보호예수)이 해제되는 ‘오버행’ 우려에도 장기적 우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사진=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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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신약에 필수인 PPI 빅데이터 생산 프로티나는 생명공학 분야 인공지능(AI)을 학습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양질의 단백질 빅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기업이다. 윤태영 서울대학교 교수가 2015년 카이스트 교수 재직 당시 교원 창업했다. 회사가 공략하는 시장은 △바이오마커 △동반진단(Cdx) △항체 디스커버리 △바이오베터다.
프로티나의 강점은 자체개발·생산하는 특수 칩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PPI 분석을 안정적으로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PPI란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rotein-protein interaction)의 머릿글자로,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반응을 의미한다.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기본이 되는 내용이다.
프로티나의 PPI분석 기술인 ‘SPID 플랫폼’은 기존 방식 대비 적은 인원,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 다량의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기존 SPR(표면 플라즈몬 공명) 방식으로는 시료의 정제과정을 거친 후 100명의 연구자가 달려들어 2주일간 분석을 진행해야 500개의 변이체 데이터를 생성한다. 반면 SPID플랫폼으로는 비정제 형태의 100만배 적은 양의 시료만으로도 3명의 연구자가 1주일만에 5000개의 변이체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프로티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항체 설계 과제에 선정되어 50만 데이터포인트를 쌓아 1차 AI를 만드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SPR 방식으로는 50만 데이터포인트 구축에 인건비만 3000억~4000억원이 드는 반면 SPID플랫폼은 휴대폰 사진촬영 속도로 130억원 정도의 비용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한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 50만 데이터포인트 이상을 쌓았고, 하반기 중 공동연구를 수행 중인 서울대 연구팀과 AI 개발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는 “항체는 95%의 서열이 정해져 있고, 가장 상단에 위치한 5%의 ‘CDR’ 서열이 바뀌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항체, 암세포 항체 등이 된다. 큰 제약회사라 할지라도 리드 후보물질 확정 후 적게는 20번, 많게는 50번의 CDR 서열 교정을 거친다. 50번이나 교정을 해도 항체약품을 최적으로 교정하는 것은 예술(art)의 영역에 남아있었다. 최고 수준의 과학공학자들이 손수 고치고 고쳐서 최고의 물질을 만들어낸다. 프로티나의 빅데이터 플랫폼으로는 500번~수만번 교정해서 진정으로 최고의 물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특허만료 항체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에서 나아가 더 월등한 약효를 보일 바이오베터를 단기간에 개발해내는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윤 대표는 “작년 23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는 150% 이상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계약서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매출 등을 감안해서다. 2027년부터는 바이오베터 후보물질을 도출해 많은 회사에 컨택하는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R&D 대부분이 항체 관련이지만 앞으로는 위고비, 삭센다 등 비만영역에서 주목받는 펩타이드 의약품에도 빠르게 데이터를 만들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마지막 비상장 주당발행가 1만3320원…공모가와 큰 차이 없어 프로티나의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1만4000원으로 확정해, 총 210억원을 조달한다. 공모시가총액은 1510억원이다. 이번 공모조달금은 SPID 기술 적용확대 연구개발, 미국 클리아랩 인수에 투입한다.
한국산업은행, LB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아주IB투자 등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 보유 59.07%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은 통상적인 수준인 1개월~3개월이다. 상장 후 3개월이 경과한 시점부터는 총발행주식수의 절반 이상이 대량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다만 프로티나가 비상장 단계에서 진행한 마지막 자금 조달에서 주당 발행가가 1만3320원이던 점은 주목된다. 이번 공모가 상단과 5% 차이밖에 나지 않는 수준으로, VC 투자자들은 상장 후에도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해 일부 기다림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공모 후 윤 대표의 개인 지분율은 18.17%로 낮아진다. 다만 특수관계인과의 공동목적 보유 확약을 통해 23.02% 지분을 상장후 3년간 보호예수한다. 이를 통해 충분한 경영권 안정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대승 프로티나 CFO는 오버행 우려에 대해 묻는 이데일리에 “벤처투자자의 경우 애시당초 상장 초기에 엑싯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들이 빠진 후에도 프로티나는 장기적으로 항체의약품 시장에서 흔들림 없이 큰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CFO는 “클리아랩 인수로 피해를 본 국내 기업도 많지만, 클리아랩은 규모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며 프로티나의 경우 미국 샌디에이고 지역에 비교적 저렴한 30억원대의 클리아랩을 인수해 LDT 형태로 베네토클락스 바이오마커 상용화에만 쓸 생각이다. 미국 혈액암 치료 방면 키 오피니언 리더(KOL)들 중심으로 베네토클락스 처방 효과를 가장 크게 볼 환자들을 선별해주는 상업화 서비스로 매출을 발생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