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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동아쏘시오그룹(동아에스티(170900), 동아제약, 에스티젠바이오, 에스티팜(237690))이 경쟁 전통제약사들과 인수합병(M&A) 전략에서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동아쏘시오그룹은 신약 연구개발 방면으로 위험 감수(리스크 테이킹)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과거 1990년~2000년대에 스티렌(위염치료제), 자이데나(발기부전치료제), 모티리톤(위장관운동촉진제), 슈가논(혈당강하제) 등 신약을 연달아 배출해 국내 제약사 1위였던 영광을 다시 재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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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석 회장, 아버지보다 더 멀리 더 높이…김민영 대표 ‘키맨’ 이데일리는 최근 동아쏘시오홀딩스 지주사 산하 신약개발 첨병인 동아에스티와 관계기업들을 점검해 봤다. 혁신신약 분야 M&A란 오너의 드라이브 없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오너 3세인 강정석 회장, 강 회장을 보좌하는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지주사) 대표 등이 M&A 전략가로 꼽힌다.
‘신약개발이 사회환원’이라는 철학을 펼친 고(故) 강신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은 오너 3세 강 회장은 선대보다도 더 멀리 더 높이 가고 싶어한다는 게 주변인의 평가다.
강 회장을 보좌하는 김 대표의 경우 2008~2013년 동아제약 경영기획실장, 2013~2015년 동아에스티 의료기기사업부장, 2015~2021년 동아쏘시오홀딩스 경영기획실장, 2022~2024년 동아에스티 대표, 2024년 8월부터 현재까지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다.
강 회장과 김 대표의 인연은 에스티팜(옛 삼천리제약) 인수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주사 체제 전환 전인 2010년 강 회장이 동아제약 대표(부사장), 김 대표가 동아제약 경영기획실장을 맡던 해에 회사는 삼천리제약을 500억원대에 인수했다. 이즈음 국내에 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 인증을 받은 공장이 많지 않았고 이를 가진 삼천리제약은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녹십자, 한독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동아제약 품에 안겼다.
김 대표는 당시 동아제약 경영기획실장으로서 김원배 대표(사장)을 도와 M&A 실무를 살핀 것으로 확인된다. 삼천리제약 인수완료 후 사명을 에스티팜으로 변경해 당시 강 회장이 에스티팜 대표로 부임했다. 이때부터 강 회장은 김 대표의 업무실력을 눈여겨 본 것으로 파악된다. 에스티팜은 현재 시가총액 1조7600억원대의 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및생산(CDMO)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리고핵산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원료 생산이 주력사업으로 꼽힌다.
또 다른 동아쏘시오홀딩스 산하 에스티젠바이오(옛 디엠바이오)는 2015년 동아쏘시오에서 물적분할 형식으로 설립했다. 에스티젠바이오는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만성판상건선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했다. 출발부터 자회사였던 정황이지만 지난 2021년 메이지세이카파마 보유 지분 49%의 60%를 동아쏘시오홀딩스가 421억원에 사왔다. 나머지 메이지세이카파마 보유지분은 강 회장이 직접 인수해 완전히 동아쏘시오그룹의 회사로 만들었다. 에스티젠바이오로 사명이 변경된 것은 2022년으로 최근의 일이다.
동아제약은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옛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동아제약 3개사로 쪼개지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3년 이전 인수한 에스티팜이 옛 동아제약을 존속한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산하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메타비아 ‘미국 교두보’·앱티스 ‘혁신 모달리티’ 신약 방면 전략은 2018년 본격 시작됐다. 동아에스티가 미국 메타비아(옛 뉴로보파마슈티컬)에 당뇨병성신경병증 천연물신약 후보물질 ‘DA-9801’의 기술이전을 이루면서 시작됐다. 당시 200만달러(30억원) 선급금과 뉴로보 지분 5%를 거래대금으로 수취했다. 이후 꾸준히 연구비 지원을 목적으로 한 지분투자를 단행해 지난 2022년 12월 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1500만달러(207억원) 규모의 지분투자에 더해 ‘DA-1241’(2형당뇨·MASH치료제)와 ‘DA-1726’(1주 1회 투여 GLP-1 비만치료제)의 기술이전 선수금으로 2200만달러(304억원) 규모 지분을 수령했다.
동아에스티 입장에서는 초기투자금 573억원에 나스닥 상장사를 자회사로 가진 셈이다. 작년에 138억원을 추가지원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 대표는 지주사 경영기획실장으로서 메타비아합병에도 일조했다. 김형헌 당시 동아에스티 및 동아쏘시오홀딩스 법률고문(수석부사장)이자 현 메타비아 대표와 함께 최초의 기술이전에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비아는 ‘DA-1241’의 미국 2a상을 완료했고, ‘DA-1726’의 미국 1상 결과를 발표한 상태다.
동아에스티는 이어 2023년 12월 국내 ADC 링커플랫폼 회사 앱티스를 인수했다. 정상전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2016년 설립한 회사다. 인수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동아에스티 사업보고서상 앱티스 최초 취득가는 555억원으로 기재되어있으며 작년 241억원을 추가투입한 것으로 드러난다. 앱티스는 위치 선택적 3세대 ADC 링커 기술 ‘앱클릭’을 보유했다. 작년 6월부터 셀비온(308430)과 항체-방사성동위원소접합체(ARC) 신약 개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으며 올 6월엔 위암·췌장암 ADC치료제 ‘DA-3501’(AT-211)의 국내 임상 1상 계획(IND)을 신청했다.
알고보면 제약사 매출 2위…‘개방혁신’으로 다시 날갯짓 동아에스티·동아제약·에스티젠바이오·에스티팜 4개사의 작년 합산 매출은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2조6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1위 유한양행(000100)의 뒤를 바짝 잇는 수준이기도 하다. 녹십자가 1조 6798억, 광동제약이 1조 6407억원, 종근당 1조 5864억원, 한미약품 1조 4955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동아제약은 지난 1959년 항생제 가나마이신으로 출발해 1963년 박카스를 내놓으며 불뚝 섰다., 동아제약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고 강신호 회장의 주도 하에 연구소를 키우고 신약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조가 세워졌다. 박카스 회사가 신약회사로 재창출되는 시점이었다. 동아제약은 2000년대에 들어서 스티렌, 자이데나 등 신약을 내놓으며 압도적인 국내 1위 제약사 위치에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제약사 중 연구비를 가장 많이 투자하던 회사로 회자 된다.
오너 3세인 강 회장 체제에서는 외부역량을 끌어오는 형태로 연구개발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신약 회사의 인수에 있어 전통제약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동아쏘시오그룹 외에는 2015년 대웅제약(069620)이 한올바이오파마(009420)를 인수, 2025년 종근당(185750)이 항체전문 회사 앱클론(174900)의 2대주주가 된 것 정도가 꼽힌다.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는 많지만 인수에 나서지는 않는다. 지분 투자를 계속하다 ‘어쩌다보니’ 최대주주가 된 경우들은 있지만 전략적으로 신규 모달리티 회사를 인수한 적은 없다. 한미약품(128940)의 경우 내부적으로 자체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도 활발하다. 지난 2022년 카나프테라퓨틱스에서 기술도입한 면역항암치료제 이중항체의 전임상 개발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뮤노포지와 한달에 한번 투여하는 형태의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목하는 모달리티는 기존 동아에스티가 강점을 가진 △저분자화합물에 더해 △단일항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유전자치료제(Gene therapy) 5개다. 이를 통해 △항암, △염증질환, △신경질환, △내분비질환, △대사질환이라는 5개 적응증 영역에서 전문치료약물을 개발하고자 한다. 전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 케임브리지이노베이션센터(CIC)에 입주해 현지 바이오텍들과 소통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미국법인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총괄하는 강종균 디렉터는 “동아에스티, 동아제약이 국내에서는 이름있는 회사지만 글로벌시장으로 나가면 아직 바이오텍 수준”이라며 “스타트업의 마음가짐으로 민첩하고 재빠른 연구개발을 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스턴 지역의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사들을 통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지 못한 여러 가지 신규 플랫폼이나 기술을 아웃소싱(위탁)해서 비용과 성공을 나누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