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 '당뇨관리 시장' 최후 승자는
  • 등록 2025-02-16 오전 8:30:45
  • 수정 2025-02-16 오전 8:30:45
이 기사는 2025년2월16일 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디지털 헬스케어 앱(App) 사업 분야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다윗과 골리앗’이 화제다. 90년생 당뇨 환자가 창업한 바이오벤처인 닥터다이어리와 IT 대기업 카카오가 설립한 카카오헬스케어 얘기다.

닥터다이어리와 카카오헬스케어는 ‘혈당관리’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통분모 탓에 투자 시장에서 거듭 몸값과 실적이 비교되고 있다. 닥터다이어리는 스스로를 혈당관리 분야 업계 ‘넘버 원’이라고 강조하고, 카카오헬스케어는 회사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보다 상위 범주의 의료데이터 사업이라 ‘급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628억 vs. 1218억 몸값 격차

닥터다이어리와 카카오헬스케어는 둘 다 앱 기반 혈당관리 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어서 유사기업으로 언급된다. 각각 ‘닥터다이어리’, ‘파스타’ 앱을 통해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앱들은 혈당관리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채널 겸 사용자의 건강데이터를 축적해 모니터링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코칭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양사는 앱을 플랫폼 삼아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팔아 버는 매출이 실적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몸값은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닥터다이어리는 현재 진행 중인 100억원 규모 프리IPO 펀딩에서 투자전 기업가치(프리밸류)로 628억원을 책정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작년 카카오를 대상으로 진행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당시 주당 발행가 1만원을 기발행주식수에 대입하면 프리밸류 1218억원을 인정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두 회사의 몸값에 반영된 미래실현가치 근거는 무엇일까. 투자업계에선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다. 닥터다이어리는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한 벤처회사로서의 도전, 그리고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라는 모기업의 이미지에 걸맞는 실적을 내기 위해 압박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닥터다이어리는 2017년 1990년생 송제윤 대표가 설립했다. 송 대표 본인이 당뇨환자로, 당뇨인의 생활 편의를 위한 앱 창업을 이뤘다. 현재까지 외부에서 투자받은 누적 투자금은 294억원이며 창업 8년차인 작년 150억원의 매출과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직원 수는 50명 남짓이다. 닥터다이어리 앱은 2016년 출시 이후 18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해 현재 국내에서 혈당관리 사업을 펼치는 회사 가운데 가장 선두에 있다.

닥터다이어리는 올해 실적목표로 매출 240억원에 영업 흑자전환을 내세웠다. 만약 204억원을 하회하는 매출을 내거나 2026년말까지 상장예심청구를 완료하지 않으면 FI 투자자 대상으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전환가의 90%로 리픽싱해야하는 부담을 지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2022년 3월 카카오가 9억원 자본금으로 설립한 100% 자회사다. 이후 외부 투자유치 없이 모회사 카카오로부터 누적 1500억원을 투자받았다. 대표자는 전자의무기록(EMR) 분야 전문가인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전 이지케어텍 대표)다.

설립 초반 카카오헬스케어는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2022년 스마트헬스케어 기업 네오젠소프트를 155억원에 인수했고 이어 의료정보시스템 기업 라인웍스를 245억원에 자회사로 편입했다. 나아가 2023년 병원 IT솔루션 기업 이지케어텍에 99억원을 투자해 지분 6.57%를 확보, 2대주주 위치를 차지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첫 출시한 서비스가 혈당관리로 소개되었을때 시장은 의외라는 시선을 보냈다. 작년 2월 출시한 파스타 앱은, 글로벌 CGM 디바이스 회사 덱스콤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 사업궤도에 올랐다. 당해 연말까지 10개월간 누적 다운로드 15만회를 기록했다. 작년 실적으로 직전연도 대비 170% 늘어난 120억원의 매출과 340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카카오헬스케어는 2025년 목표로 300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축소를 설정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는 카카오 그룹의 뉴이니셔티브로서 파스타(B2C), 데이터플랫폼(B2B) 등의 사업을 견실히 진행 중이다. 향후 글로벌 진출 등 중장기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모델 다르다”

카카오헬스케어 측은 회사의 사업모델이 닥터다이어리와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당장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파스타 앱이지만, 커머스 사업을 넘어선 B2H(기업과 병원간 비즈니스) 의료데이터 분야까지 펼치는 점에서 더 큰 범주의 사업을 추구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병원이 보유한 환자데이터를 재사용(Reusable) 가능한 형태로 가공해 제약사나 병원이 신약개발, 약품의 사용에 적용할 수 있게끔 하는 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예약을 간편하게 하는 예약대행 사업도 펼치고 있다. 올해 안에 일본 파트너사와 해외 레퍼런스를 만들겠다는 글로벌향 목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한다.

카카오헬스케어 관계자는 “닥터다이어리와 당사의 사업을 직접비교할 수 없다. 전혀 피어그룹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작년 모회사 카카오로부터 300억원을 투자받기에 앞서 외부 투자유치를 검토했고, 상대 투자사 측에서 카카오헬스케어의 사업모델을 분석한 바 ‘모바일 AI’와 ‘데이터’라는 특성에서 우호적인 밸류에이션을 책정해줬다”면서 “피어그룹으로 아이큐비아, 스노우플레이크, 눔, 루닛, 뷰노 등이 언급됐다. 외부에서 평가받은 밸류에이션을 모회사에 알렸고, (카카오헬스케어가) 갓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100% 지분율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닥터다이어리도 추구하는 사업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마찬가지로 ‘만성질환’, ‘해외’, ‘B2H’를 성장 키워드로 삼고 있다. 리봉고(Livongo), 오마다헬스(Omada Health) 등을 비교군으로 삼고 있으며 사용자 헬스케어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사와의 협업 및 B2H 사업 등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닥터다이어리의 전략적 투자자(SI)인 제약사 한독과 보험사 현대해상이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닥터다이어리를 비교하는 업계 시각은 쉽게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무려 카카오가 헬스케어 사업을 하는데 혈당관리 그 이상을 당연히 기대하게 된다” “닥터다이어리는 스타트업 특유의 긴박성(Urgency)이 더 있는 것 같다”는 정성적 평가들도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 가능성을 제기하는 닥터다이어리와 카카오헬스케어의 인수합병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출구전략이 상장이냐 M&A냐에 따라 추진해야 할 사업개발 앵글이 다르다. 상장을 위해서는 최대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서 미래가치 증대가 필요하지만 M&A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는 불필요한 자산의 분산이다. 따라서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이 M&A로 돌아설 때 매수측과 매도측이 생각하는 기업가치에 이견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팜투자지수

팜투자지수는 유료 구독자에게만 제공됩니다.

구독하기

진행

국내 비만치료제 개발 기업 중 가장 기대되는 곳은?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