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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3년간 매출이 정체됐던 하스(450330)가 물 없이 가공할 수 있는 리튬 디실리케이트 신제품으로 지르코니아 중심 보철소재 시장의 판도 변화를 노린다.
 | | 하스가 7월 국내 출시할 신제품 ‘앰버 드라이밀’(Amber DryMill) (사진=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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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매출 제자리 걸음…글로벌 시장 성장세도 기대 이하하스는 2024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상장 2주년을 앞둔 치과용 글라스세라믹 소재 기업이다. 주력 사업은 치과용 리튬 디실리케이트 보철수복 소재다. 자연치아와 유사한 투명도와 색감을 구현할 수 있어 심미 보철에 주로 쓰이는 고강도 글라스세라믹 치과 소재이다.
하스는 기업공개(IPO) 당시 2025년 매출을 최상의 경우(Best Case) 349억원, 보통의 경우(Normal Case) 273억원, 최악의 경우(Worst Case) 214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2025년 실제 매출은 166억원에 그치며 가장 보수적인 예상치에도 48억원가량 미치지 못했다. 최근 3년간 매출도 2023년 160억원, 2024년 162억원, 2025년 166억원으로 사실상 정체 상태다.
하스 측은 최근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글로벌 리튬 디실리케이트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던 점을 꼽았다. 하스는 IPO 당시 글로벌 리튬 디실리케이트 시장에서 약 5%였던 점유율을 2~3년 내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목표 달성 시점도 늦어지는 분위기다.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하스가 IPO 당시 제시한 글로벌 리튬 디실리케이트 시장 규모는 2022년 3189억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점유율 5%를 단순 적용하면 매출 규모는 약 159억원이다. 하스는 해당 시장이 2029년 9668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 역시 1조원에 못 미치는 규모다.
하스는 글로벌 리튬 디실리케이트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뎠던 이유 중 하나로 경쟁 소재인 지르코니아 시장의 빠른 성장을 꼽았다. 지르코니아는 낮은 가격과 쉬운 가공성, 높은 강도를 앞세워 치과와 기공소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건식 밀링이 가능해 장비 운용 부담이 낮고, 제작 효율성이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밀링이란 치과 보철물을 만들 때 세라믹, 지르코니아 등의 소재로 된 블록을 기계로 깎아 원하는 치아 모양으로 가공하는 공정을 의미한다.
해외 딜러망의 한계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하스는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에서 올리는 기업이지만 미국과 중국 법인을 제외한 다수 지역에서는 현지 딜러 영업에 의존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하스 제품을 취급하던 해외 딜러들이 각 지역의 3~4위권 유통사인 경우가 많아 영업력에 한계가 있었다. 하스는 상장 이후 공모자금을 활용해 글로벌 전시회 참가와 마케팅을 늘리고 현지 딜러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스는 시장 규모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리튬 디실리케이트 사업을 핵심 축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스 관계자는 “리튬 디실리케이트 시장이 크진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 소재를 만드는 치과 소재 회사가 많지 않을 정도로 기술 장벽이 높다”며 “하스는 유리를 치과용 보철 소재로 만들어내는 특화 시장에 진입해 있는 회사”라고 자부했다.
리튬 디실리케이트의 강점은 자연치아와 유사한 심미성과 물성에 있다. 지르코니아는 가격이 낮고 가공이 쉽지만 소재가 지나치게 단단하고 불투명해 자연치아 특유의 투명도와 색감, 마모 특성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리튬 디실리케이트는 치아 부위별로 다른 투명도와 색조를 표현할 수 있어 앞니, 라미네이트, 심미 보철 등 자연스러운 외관이 중요한 영역에서 강점을 가진다. 또 자연치아와 유사한 강도와 마모 특성을 구현할 수 있어 교합 측면에서도 환자 친화적인 소재로 평가된다. 단 리튬 디실리케이트는 지르코니아보다 원재료·가공 비용이 높고, 기존 제품은 습식 가공이 필요해 제작 난도가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전 카드 ‘앰버 드라이밀’…보철소재 판도 바꿀까이에 하스는 물 없이 건식으로 가공할 수 있는 리튬 디실리케이트 소재 신제품 ‘앰버 드라이밀’(Amber DryMill)을 개발했다. 하스 관계자는 “치과 의사들도 글라믹세라믹이 좋은 소재라는 것은 알지만 비싸고 깎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드라이밀은 지르코니아만큼 깎기 쉬운 리튬 디실리게이트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개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스에 따르면 앰버 드라이밀은 글라스세라믹 계열 소재에서 건식 밀링을 구현한 신제품이다. 기존 글라스세라믹 소재는 보철물 제작 과정에서 물을 사용하는 습식 밀링이 필요해 장비 세척과 유지관리 부담, 긴 가공시간, 삭제용 버 소모량 증가, 치핑 발생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앰버 드라이밀은 건식과 습식 밀링을 모두 지원해 기존 고가 습식 장비뿐 아니라 일반 건식 밀링 장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스는 앰버 드라이밀의 국내 허가를 지난 2월 획득했으며, 7월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CE 등 글로벌 인허가는 내년 1~2월 획득하고, 같은해 3월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스는 출시 시점에 맞춰 국내외 주요 밀링기 제조사와 호환성 검증 및 밀링 최적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치과와 기공소가 사용하는 다양한 밀링 장비에 맞춘 전용 밀링 템플릿을 배포해 현장 도입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일 계획이다.
하스가 앰버 드라이밀에 거는 기대는 크다. 회사는 해당 제품이 매출 부진을 타개할 핵심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리튬 디실리케이트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원가율도 높지 않아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앰버 드라이밀을 통해 기존 타사 글라스세라믹 제품군의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지르코니아와 하이브리드 소재 시장의 일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스 관계자는 “기존 타사 글라스세라믹 제품군의 수요를 흡수함과 동시에 건식 밀링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지르코니아 및 하이브리드 등 기존 소재 시장의 대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앰버 드라이밀은 심미성은 리튬 디실리케이트, 가공성은 지르코니아로 나뉘었던 기존 보철소재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제품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유리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극자외선(EUV) 광학 소재와 반도체 유리기판 등 비치과 사업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 하스는 2024년부터 관련 정부과제를 수행 중이다.
하스가 수행 중인 EUV 광학 소재 과제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빛을 조사하는 렌즈 또는 광학계에 활용될 수 있는 유리 소재 개발과 관련돼 있다. 이와 함께 ‘웨이퍼 타입(Wafer type) 알루미노규산염 유리 기판 제조 및 광화학반응 기반 10㎛ 이하 비아 홀(Via hole) 가공 기술 개발’ 과제도 진행 중이다. 이는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주목받는 유리기판 관련 기술로, 하스가 한때 증시에서 유리기판 관련주로 분류됐던 배경이기도 하다.
단 해당 과제들은 4년 반 규모의 장기 연구개발 과제이기 때문에 실제 매출로 가시화되기까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도 “현재 (비치과 분야 과제들은) 연구개발 단계로, 매출보다는 미래 먹거리 차원의 옵션으로 봐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