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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회사로 첫 ‘드 노보’(De Novo) 획득을 목표로 연내 ‘닥터눈 CVD’의 허가 신청서 제출을 할 예정입니다.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 의료기기로 깃발을 꽂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유의미한 매출을 내는 데까지 성공하겠습니다.”
 | 최태근 메디웨일 대표 (사진=메디웨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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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메디웨일 본사에서 만난 최태근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닥터눈 CVD의 (드 노보 신청을 위한) 프리 서브미션 미팅을 세 차례 했다”며 “대부분 드 노보 거절은 임상시험 설계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데 오랫동안 준비해 온 만큼 임상시험에는 자신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메디웨일은 FDA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 개시를 앞두고 있다.
닥터눈 CVD(영문명 ‘Reti-CVD’, 이하 ‘닥터눈’)는은 경동맥 초음파 검사, 심장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대체재로 이용가능한 심혈관질환 예측 소프트웨어다. 안저카메라를 활용하는데, 망막의 구조와 혈관을 확인해 인공지능(AI)으로 계산한 심뇌혈관질환 위험 예측 정확도가 높다.
심장 CT(CACS) 기반의 관상동맥석회화점수로 예측한 심뇌혈관 위험과 닥터눈의 정확도는 유사한 수준이다. 경동맥초음파를 활용한 경동맥 내중막 두께로 예측한 심뇌혈관 위험보다는 닥터눈의 정확도가 더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CT나 경동맥 초음파기보다 안저카메라가 비교적 작고 저렴해 작은 규모의 병·의원에서도 심뇌혈관 위험을 손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아울러 방사선 노출 위험도 없을뿐더러, 검사 후 결과확인까지 걸리는 시간은 3분 미만으로 짧다.
FDA의 의료기기 인증은 크게 시판 전 허가(510(k))와 드 노보로 나뉜다. 라틴어로 ‘새로운’이라는 뜻의 드 노보(De Novo)는 새로운 헬스케어 기술에 대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판단해 ‘최초’로 승인을 부여하는 인증 트랙이다.
이와 달리 510(k)는 이미 승인을 받은, 같거나 유사한 기능의 제품이 있을 때 해당 제품과의 동등성만 입증하면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고 하더라도 기존 제품이 허가를 위해 거쳤던 임상시험을 벤치마킹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단하다. 반면 드 노보는 새로운 콘셉트의 기술을 위한 인증 절차이다 보니, 어떤 방식으로 유효성을 입증해야할지 선례가 없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워치의 수면 무호흡 기능으로 국내 최초 드 노보 인증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리센스메디컬이 안과용 냉각마취기기 ‘오큐쿨’로 국내 2호 드 노보 인증을 받았다.
반면 글로벌 의료AI 산업에서도 선두에 있는 한국 의료AI 기업 중에는 아직 드 노보 승인을 받은 곳이 없다. 제이엘케이(322510)(JLK), 코어라인소프트(384470), 루닛(328130), 뷰노(338220), 에이아이트릭스 등이 510(k) 인증을 여럿 갖고 있을 뿐이다. 메디웨일은 한국 의료AI 기업 최초 드 노보 인증을 노리고 있다.
드 노보 인증이 중요한 이유는 이미 시장을 선점한 현지 선두기업이 있는 상황에서는 외국 기업이 510(k)를 받아도 시장에서 주목받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드 노보 인증을 받으면 마케팅에도 확실한 이점이 될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허들이 있다면 ‘퍼스트펭귄’으로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다. 후발주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강력한 해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주의할 점이다. 최태근 대표는 “우리가 드 노보를 받고 나면 진입장벽도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510(k)를 받으려고 해도 우리가 설계해 놓은 임상시험이 너무 정교해 이를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메디웨일의 심혈관질환 예측 서비스 ‘닥터눈 CVD’ (자료=메디웨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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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닥터눈은 한국보다 미국에서의 수요가 더 큰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CT를 보유한 의료기관도 많고 의료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지만 미국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의료기관도 많아 안저카메라 도입만으로 심혈관질환 예측 및 스타틴 계열 약물의 처방이 가능해진다면 수요가 굉장히 커질 것”이라며 “미국당뇨병학회(ADA)에 올해 처음 부스를 차렸는데 미국 현지 의사들로부터 ‘내게 필요했던 솔루션이다’, ‘미국 론칭을 기대하겠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스타틴 계열 약물(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등)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고혈압, 당뇨병을 가진 만성질환 환자들이 주로 복용한다. 비만일수록 당뇨병, 고혈압 확률이 높아지므로 비만 인구가 많은 미국 시장이 한국 시장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최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닥터눈은 국내 병·의원 100여곳에서 쓰고 있다. 메디웨일은 연내 누적 200개 이상의 병·의원에 닥터눈을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5월 동아에스티(170900)(동아ST)와 업무협약을 맺어 보급 확대를 위한 든든한 우군도 확보했다. 동아에스티의 영업·유통 역량 및 인프라를 바탕으로 닥터눈의 보급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메디웨일의 매출은 6억원이었다. 최 대표는 올해는 동아ST와의 협업에 힘입어 국내에서 수십억원대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늘어난 매출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기술성 평가 등 본격적인 코스닥 상장준비에 나설 예정입니다. 회계적인 부분 등 내부통제시스템도 철저히 준비돼 있으니 드 노보 인증 등으로 사업성과 기술성만 입증하면 코스닥 상장에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 바이오USA 2025에서 최태근 메디웨일 대표가 발표하는 모습 (사진=메디웨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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