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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AI 신약개발 온코크로스(382150)가 지난해 말 기대 속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지만,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및 공동연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이 중단된 것이 아니고, 공동연구 계약 건도 진행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 정상화와 공동연구를 통한 수익 안정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온코크로스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이 제대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온코크로스에 따르면 자체 파이프라인은 총 3개로 △OC514(근감소증 및 희귀근육질환) △OJP3101(급성심근경색) △OC201/OC202e(췌장암)다. 이중 OC514는 2023년 3월 호주 임상 1상을 완료했고, OJP3101은 제일약품으로부터 도입해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온코크로스는 대내외적으로 2023년 임상 2상을 신청하겠다던 OC514와 OJP3101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서 확인한 결과 온코크로스가 신청한 임상 2상은 전무했다. 췌장암 치료제 OC201/OC202e 역시 2018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연구자 주도 임상 진행 중임을 알리고 있지만, 횟수로 7년째인 올해 역시 변동된 것은 없는 상태다.
 | (자료=온코크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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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로 PR했던 공동연구 일부도 지지부진온코크로스는 AI 적응증 확장 플랫폼인 랩터AI(RAPTOR AI)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 국내외 제약 바이오 기업과 공동연구로 성과를 내는 투트랙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온코크로스 IR 자료에서는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업 및 공동연구 개발 사례를 통해 AI 적응증 확장 플랫폼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협업하거나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의 면모는 화려하다. JW중외제약(001060), 보령(003850), 동화약품(000020), 대웅제약(069620)을 비롯해 프랑스 4P파마, 스위스 알파몰 사이언스 등이다. 이 중 2022년 JW중외제약이 신약에 대한 신규 적응증 발굴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뒤 2024년 4월 확장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최종적인 효력 확인 및 기술이전 시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이 외 다수 공동연구 계약의 경우 계약을 체결한 지 3~4년가량이 지났지만, 진행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2021년 10월 4P파마와 체결한 전신성 피부경화증 치료제 공동연구는 2023년 ‘후보물질 스크리닝 완료 후 최종 약물 선정’ 단계였지만 현재까지 여전히 그대로다. 2022년 10월 알파몰 사이언스와 체결한 간경화 치료제 공동연구도 타깃 선정 완료 후 약물 디자인 진행 단계가 최소 1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AI 신약개발의 핵심은 정확성과 시간과 비용 절약이다. 온코크로스의 핵심 AI 플랫폼인 랩터AI 역시 임상개발 실패 리스크 감소와 기간을 단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만큼 공동연구에 드는 기간이 평균 3~4년을 훌쩍 넘는 것은 경쟁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신약개발에서 후보물질 발굴과 스크리닝에 3~4년이 소요되고 최적화에 1~3년, 비임상 및 독성시험에 1~3년이 소요된다. AI 신약개발의 핵심은 임상시험 진입 이전의 이런 단계 소요 기간을 크게 줄여준다는 것인데, 실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AI 신약개발 현주소라는 지적이다. 다만 AI 신약개발의 또 다른 한 축인 정확성 측면에서는 또 다른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아직 온코크로스의 공동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없다는 점에서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이랑 대표 “임상 중단 아냐, 자본 부족으로 선택과 집중할 것”김아랑 온코크로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상장을 했지만, 바이오 섹터 투심이 좋지 않아 자금 사용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난해와 올해 바이오 섹터 투자 유치가 쉽지 않았다. 자금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힘들다 보니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연구 및 서비스 계약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은 중단한 것이 아니다. 수익이 안정적으로 날 때까지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온코크로스는 지난해 12월 상장하면서 100억원 정도의 공모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까지 확인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0억원에 불과하다. 연구개발비 또한 2022년 60억원, 2023년 30억원 정도 소요된 바 있다. 하지만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 국내 임상 2상과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백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속적인 임상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는 내부적으로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과 연관된 바이오연구소 인력과 임상개발팀을 제약사와의 공동연구 프로젝트와 온코파인드 AI 임상개발에 투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자체 파이프라인 임상을 위해 설립한 호주법인 역시 온코파인드 AI를 포함한 체외진단 임상 및 제약사와의 글로벌 임상이 필요한 경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공동연구에 대한 지적에도 “국내외 제약사와의 공동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각각 논의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개발 현황을 업데이트 해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신약개발의 경우 파트너사와 공동연구를 체결하지만, 주도권을 파트너사가 갖고 있다”며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결과물이 나와도 파트너사 내부적인 결정 과정과 경영진과 연구진의 의견 대립으로 불가피하게 지연되거나 계약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간 매출이 2021년 1억원, 2022년 1억5024만원, 2023년 9152만원이었고,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4억1705만원이었는데, 대부분이 약물평가서비스에서 발생했다. 따라서 공동연구 계약의 경우 계약금이 없고, 성과에 따른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취하는 형태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