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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골관절염 치료 제품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골관절염 치료 제품을 보유한 바이오솔루션(086820) ‘카티라이프’, 메디포스트(078160) ‘카티스템’, 엘앤씨바이오(290650) ‘메가카티’는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솔루션과 엘앤씨바이오는 중국, 메디포스트는 일본에서 골관절염 치료 제품 출시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이르면 올해 안으로 제품 출시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골관절염 치료 제품 시장 규모는 4000억원 가량이지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73억달러(10조원)에서 2025년 110억달러(15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중 일본은 한국 시장 약 10배 가량의 환자가 있으며, 중국은 국내와 비교해 30배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에게는 해외 진출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카티라이프는 자가 세포를 활용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카티스템은 오랜 시간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해외 무대 확장 속도 측면에서는 의료기기인 메가카티가 앞설 것으로 보인다.
 | 골관절염 치료제, 의료기기 비교표. (사진=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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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세포 활용 ‘카티라이프’바이오솔루션의 카티라이프는 환자의 늑연골 조직에서 세포를 채취해 배양한 자가유래 세포 치료제다. 임상 2상 데이터를 근거로 2021년 조건부 품목허가 받았으며 올해 상반기 내로 임상 3상 장기추적 관찰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바이오솔루션은 이를 바탕으로 정식 품목허가를 기대 중이다.
카티라이프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자가 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라는 점이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사용해 면역 거부 반응이 거의 없으며 자연스러운 연골 재생이 가능하다. 동종 세포치료제의 경우 환자의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면역 거부 반응 발생의 가능성이 있다.
환자로부터 채취한 세포는 펠렛 모양으로 배양되며 손상된 연골부위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1차적으로 연골조직 특성의 펠렛이 결손부위를 복구하고, 이식된 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기질성분에 의해 연골재생이 되는 세포 치료제다.
바이오솔루션은 지난해 말 중국 하이난 러청 선행구 관리국이 주도한 하이난 의료 특구 진출을 위한 4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미국에서도 임상 2상을 종료하면서 글로벌 무대 확장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특히, 현재 중국에서 허가받은 골관절염 세포 치료제가 없는 만큼 바이오솔루션의 시장 선점이 가능한 상황이다.
카티라이프는 미세천공술을 실시하지 않고, 세포가 연골조직을 형성하기를 기대하는 제품이 아닌 이미 만들어진 연골조직을 이식하므로 확실한 연골재생이 가능하다. 늑연골을 사용해 환자의 나이 제한도 없다.
카티라이프의 장점인 ‘자가세포 활용’은 단점이 되기도 한다. 치료제를 제작하기 위해 환자의 세포 채취가 필요한데, 골관절 수술 약 한달 전 늑골 부위에서 세포를 떼어 내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리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1단계 연골 채취를 위한 수술, 2단계 치료제 수술 등 두 차례 수술이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바이오솔루션 관계자는 “카티라이프는 고령 환자에게도 사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운동으로 인한 연골 결손 환자와 퇴행성 관절염 환자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어 타깃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카티스템, ‘데이터’가 무기카티스템은 2012년 품목허가 된 세계 최초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다. 연골 손실부분에 미세천공술을 한 뒤 동종 제대혈 중간엽 줄기세포와 히알루론산나트륨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손상 부위에서 분비되는 물질들은 세포를 자극해 단백질의 연골 분화 촉진, 염증 완화, 연골 기질 분해 단백질 활동 억제 등 복합적인 작용으로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유도한다.
카티스템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3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투약됐다. 매출은 출시 이래 지난해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로는 최초로 연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며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말 일본에서 임상 3상 환자에 대한 투약을 모두 종료했다. 현재 투약 대상자 약 30%의 1년 추적관찰이 완료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최종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수많은 수술을 통해 확인된 데이터와 안전성은 카티스템의 가장 큰 무기다. 제대혈에서 추출한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진행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면역 반응과 관련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안전성이 높다. 실제로 임상 1~3상에서 카티스템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는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적된 데이터는 해외 진출 속도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23년 메디포스트는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카티스템의 국내 임상 결과를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일본 임상 1상과 2상을 생략하고 바로 임상 3상에 진입한 바 있다.
또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임상 1·2a상을 마친 메디포스트는 한국에서의 시판 후 데이터를 근거로 임상 2상을 생략하고 바로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다는 FDA 답변을 받아 현재 3상 IND 신청을 준비 중이다.
카티스템의 단점은 ICRS 4등급 이상의 환자에게만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ICRS 등급은 무릎 관절 특정 부위의 연골 손상 정도를 평가하는 분류 체계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연결의 손상이 심한 것이다. 3등급은 연골 관절 두께의 50% 이상을 침범하거나 연골하골을 침범하지 않은 경우 또는 연골에 발생한 수포가 있는 경우다. ICRS 3등급부터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이 발생한다. 4등급은 연골하골이 노출된 경우가 해당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일본에서 품목허가는 미국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철저하게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의료기기 메가카티, 속도전 펼칠까메가카티는 인체유래 동종연골과 콜라겐 사용 조직 보충재로 이뤄진 의료기기다. 연골 손상 부위에 미세천공술을 실시하고 하이드로겔 형태의 부형제와 혼합해 도포한다. 골수가 결손 부위를 덮는 과정과 세포외기질 성분이 연골 세포를 자가화 시키면서 조직 내에 자리 잡는 방식이다. 2022년 11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엘앤씨바이오의 메가카티가 다른 치료 제품과 비교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치료제가 아닌 ‘의료기기’로 허가 받았다는 점이다. 의료기기의 경우 치료제 대비 품목허가 허들이 낮고 기간이 단축된다. 따라서 세포치료제와 비교해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품목허가 속도가 빠르고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진출이 가능한 만큼 향후 글로벌 무대 확장 속도 측면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세포를 활용한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유통과 보관이 편리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세포 기반 치료제는 유통할 수 있는 기간이 하루 이틀에 불과하지만 메가카티는 상온 보관이 가능하며 최대 2년까지 품질을 유지한다.
단점은 비교적 최근 허가 제품이기에 아직까지 데이터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최근 메가카티 도입 병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메가카티 출시 후 수술 건수가 경쟁 제품 대비 3배 이상 빠른 상황이다. 2년 관찰연구에서는 임상지표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으며 현재 5년 장기관찰연구가 진행 중이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향후 5년 장기 추적결과에서도 메가카티가 치료제에 준하는 효과를 낸다는 것을 입증하면 더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