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루닛(328130)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예상외 평가절하(?)되는 모양새다. 설립 후 첫 빅테크 기업과 전략적 협업이라는 측면에서 호재로 예상됐지만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MS와의 협업은 루닛의 미래를 좌우할 의미가 상당히 큰 이벤트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협업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가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루닛은 지난 2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차세대 의료 AI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MS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세계 최고 빅테크사로 지난해 매출 333조원, 영업이익이 148조을 거뒀다. 2일(현지 시각) 기준 시가총액은 3조6500억 달러(4966조2553억원)에 달하는 초거대 기업이다. 특히 AI와 소프트웨어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창업 후 첫 빅테크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으로 루닛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레퍼런스는 물론 MS와 AI 솔루션을 공동 개발해 시장 진입도 한결 수월해지고, 유통 및 판매까지 다양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MS와의 협업을 발표한 당일 루닛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전일 5만7000원이던 주가는 장 초반 잠깐 강세를 보이다 이내 내림세로 전환됐고,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8.25%(4700원) 하락한 5만2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루닛은 물론 업계에서는 MS와의 협업은 호재로 판단할 수 있는데, 주가가 급락한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 서범석 루닛 대표.(사진=이영훈 기자) |
|
MS는 루닛 기술력을 인정했다...과거와 이번 협업은 전혀 다른 개념 일각에서는 루닛과 MS와의 이벤트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던 협업이었던 만큼 이번 발표 역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게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닛은 지난 2022년 3월 로슈 및 MS와 중동 지역 대상으로 진단 솔루션을 수출하는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같은 해 7월에는 동남아 최대 규모 태국 범룽랏 병원에 AI 영상 분석 솔루션을 공급하는 과정에서도 MS와 협업을 진행했다. 2023년 11월에는 사우디 대형 병원 5곳에 ‘AI 폐질환 검진 솔루션’을 설치하는 데 MS 지원을 받았다. 특히 2024년 5월 인수한 볼파라 역시 7년 넘게 MS와 긴밀하게 협력해 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MS와 직간접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루닛 측도 이번 MS와의 공동 개발 이슈는 단발성이었던 과거 협업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루닛 관계자는 “이전까지 MS와의 계약은 클라우드 혹은 제품 공급에 관한 단편적인 계약이었다”며 “이번 공동 개발 협업은 두 회자가 전략적인 관계를 수립한 것으로 향후 보다 넓은 범위의 전략적인 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루닛과 MS의 이번 공동 개발 협업은 MS가 다년간 루닛의 AI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검증하고, 이를 인정해 이뤄진 것이라는 평가다. 세계적인 기업이 루닛을 파트너로 점찍은 만큼 향후 루닛에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공동 개발 계약은 올해 초부터 미국 MS 본사와 논의가 이뤄졌던 사안으로 확인됐다. 루닛 관계자는 “올해 초 MS 본사 헬스케어 부서 등을 위주로 차세대 의료 AI 솔루션 공동 개발 논의가 있었다”며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루닛이었지만, 여기에 직접 MS 개발 인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MS 측이었다”고 설명했다.
MS와 협력 확대 전망, 올해 말 공동 개발 결과물 나온다 루닛과 MS는 이번 공동 개발 계약으로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에 루닛 암 진달 솔루션을 탑재,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AI 서비스와 워크플로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다.
구체적으로 의료기관에서 AI 모델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AI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의료 AI 기술의 가장 큰 난관은 의료기관마다 임상 환경과 보유 데이터가 달라서 같은 AI라도 성능 편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의료기관별 고유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는 맞춤형 AI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게 루닛과 MS 계획이다. 특히 의료 워크플로(Workflow)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해 환자 의료영상 촬영 및 진단, 결과 전달부터 후속 예약 등의 병원 업무 전 과정을 AI가 처리하는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루닛 관계자는 “올해 연말 정도에는 POC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MS와의 공동 개발도 이 시점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급 국가는 일단 미국을 위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루닛 측은 MS와의 이번 공동 개발 협업이 추후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인 협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MS와 공동 개발로 양사 노하우를 접목해 솔루션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MS와의 협업은 더욱 넓은 범위에서 전략적인 협업의 일환이다. 향후 여타 분야나 제품군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