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1997년에 설립된 펩트론은 ‘세상에 없는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는 신약 개발업체다. 이를 현실화하는 플랫폼 기술로는 펩타이드(아미노산 화합물)에 기반해 신약의 약효지속성을 늘리는 ‘스마트데포’와 새로운 암세포 항원 표적항체를 발굴하는 ‘펩젠’이 있다.
| (자료=펩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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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은 이 플랫폼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5년 기술성장기업특례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으로는 파킨슨병 치료제 ‘PT320’과 표적 항암 치료제 ‘PAb001-ADC’ 등이 있다.
PT320은 펩트론의 스마트데포가 적용된 서방형 엑세나타이드이다. 펩트론은 펩타이드 물질인 엑세나타이드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으로 발병한다. 엑세나타이드는 레보도파(도파민 전구체 역할) 형성에 관여하는 엘타이로신을 활성화해 도파민의 분비량을 늘려준다.
펩트론은 반감기가 3시간 내외로 짧은 엑세나타이드의 단점을 스마트데포로 보완했다. 반감기를 최대 2주일까지 늘렸다. 치료제가 나오면 파킨슨 환자의 치료제 투약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 (자료=펩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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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은 세계 최초로 GLP-1 제제 뇌질환(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용도 특허권을 보유한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2014년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GLP-1 제제의 퇴행성 뇌질환 특허 전용실시권을 확보해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펩트론은 PT320의 개발까지 이미 5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PT320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한다. 현실화되면 글로벌 제약사와 글로벌 임상 2/3상 및 기술이전을 곧바로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관련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성과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펩트론 관계자는 “기존의 치료제는 파킨슨병의 원천적 원인인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을 차단할 수 없고 일시적 증상 개선 효능만을 나타내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PT320은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서는 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후 구제의약품으로서 치료목적사용승인(EAP)을 통한 환자의 접근성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국내 유병률은 전 연령에서 10만명당 약 143명, 60세 이상에서는 10만명당 716명이다. 전체 인구에 비해 60세 이상에서 약 5배 정도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올해 글로벌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규모는 약 7조원으로 추정된다.
| (자료=펩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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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에 대한 PT320의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나오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살펴본다는 전략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PT320 글로벌 임상 2상도 동시에 진행할 방침이다. PT320은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 높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인지장애 개선 효능도 확인했다. 발병의 지연뿐만 아니라 인지장애 개선까지 확인된 것은 GLP-1이 사실상 유일하다.
펩트론 관계자는 “고령화 등으로 글로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은 급성장해 2024년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며 “PT320에 기반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적어도 글로벌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Ab001-ADC는 펩젠에 기반한 펩트론의 1호 신약이다. 이 역시 현재 순조로운 진행상황을 보인다. 펩트론은 PAb001-ADC를 기술이전 받은 중국 치루제약으로부터 잔여 계약금 161만 8000달러(약 20억 원)을 상반기 내 수령하기로 했다. 앞서 펩트론은 지난해 3월 치루제약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선급금 300만 달러(약 37억 원)를 받았다. 임상과 품목허가,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기술수출수수료)을 더한 전체 계약규모는 5억 4381만 달러(약 6700억 원)다.
치루제약이 항체기술력 검증을 마치고 잔여 계약금을 입금한 만큼 올해 안에 임상 1상 시험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펩트론이 이 회사로부터 받기로 한 마일스톤의 일부가 추가로 입금될 수 있다는 뜻이다.
PAb001은 세포 표면 단백질인 뮤신1(MUC1)을 표적으로 하는 표적항체다. 미국암센터(NCI)의 발표에 따르면 MUC1은 유방암, 췌장암, 난소암, 대장암, 급성 골수성백혈병 등 다양한 암세포에서 90% 이상 발현해 암 진행에 핵심역할을 한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전 세계 세포치료제 시장은 2026년 46억 8420만 달러(약 5조 7000억원)로 성장한다.
이밖에도 펩트론은 전립선암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등도 개발해 각각
대웅제약(069620)과
유한양행(000100)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왜소증 등 희귀질환에 대한 펩타이드 치료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펩트론 관계자는 “최근 호주, 러시아 등에 이어 여섯 번째로 캐나다 특허청으로부터 PAb001을 ‘MUC1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 및 그의 용도 특허등록 결정’을 받았다”며 “PAb001을 카티(CAR-T) 세포치료제로도 개발하기 위해 현재 다수의 제약바이오사와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 (자료=펩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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