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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준 큐렉소 대표 "짝퉁 등장 자체가 우리 로봇 우수성 입증"
  • 등록 2024-07-15 오전 7:37:38
  • 수정 2024-07-15 오전 7:37:38
이 기사는 2024년7월15일 7시37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지금이라도 메릴 헬스케어와 3년 독점권과 판매대수(확약물량)를 걸고 계약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이재준 큐렉소(060280) 대표가 최대 고객사인 인도 ‘메릴 헬스케어’의 짝퉁 로봇 출시에 대한 시장 우려를 전하자 내놓은 답변이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키메스(KIMES) 2024’에서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의 시연 장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메릴 헬스케어는 지난달 20일 인공관절 수술로봇 ‘미소(MISSO) 로보틱스 시스템’(이하 미소)을 출시했다.

메릴 헬스케어는 큐렉소의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를 2020년 3대, 2021년 5대, 2022년 29대, 지난해 55대 순으로 매년 늘려 구매했다. 이 기간 큐렉소의 의료로봇 판매대수는 18대, 30대, 62대, 88대 순으로 증가했다.

큐렉소의 최대 고객사인 메릴 헬스케어가 짝퉁 로봇을 출시하며 시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 발생 후 이재준 대표는 2주간 인도 출장 길에 올라 현지 상황을 살피고 지난 10일 귀국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11일 큐렉소의 최대 고객사의 짝퉁 로봇 출시에 대한 진단과 대응책을 듣기 위해 이 대표를 단독 인터뷰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

▲메릴 헬스케어가 내놓은 미소의 수준은 어떠한가.

-미소에 대해선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메릴 헬스케어는 미소를 출시 하면서 제품을 직접 시연하지 않았다. 임상 모습도 동영상으로 대신했다.

다만, 우리 제품(큐비스-조인트)을 그대로 카피했으니 기본 기능은 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 동영상에서 보면 절삭 툴(tool)도 큐렉소와 동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술방법, 절차 등을 모두 카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소는 중국산 두봇(Dobot) 협동로봇 암(Arm, 팔)을 사용하는 것까지 확인했다.

※두봇은 ‘선전 유에장 테크놀로지’(Shenzhen Yuejiang Technology)에서 개발한 다기능 로봇 암 브랜드다.

▲미소 로봇에 대해선 큐비스-조인트와 유사할 것으로 추측하는 단계인가.

-그렇다. 미소 로봇은 지난달 20일 출시했다. 아직 판매는 하지 않고 있다. 오는 8월 15일 미소 로봇 판매 개시한다. 아마 그전까지 소프트웨어와 제품 전반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릴 헬스케어는 어떤 회사인가.

-계약 당시부터 평판이 좋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큐렉소는 지속적으로 메릴 헬스케어의 제품 카피 여부를 감시해왔다. 메릴 헬스케어는 우리 제품뿐만 아니라 영국의 ‘CMR 서지컬’과 협력을 시작한 후 복강경 수술로봇(버시우스)을 카피했다.

▲그럼에도 메릴 헬스케어와 계약을 유지했던 이유는.

-큐렉소 입장에선 메릴 헬스케어가 1대를 구매하던, 100대를 구매하던 리버스 엔지니어링(역설계)하는 사실 자체엔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큐비스-조인트 판매와 사용자 확보는 큐렉소의 향후 사업에 단·장기적으로 필요했던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대리점 계약을 유지했던 것이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제품 복제를 목적으로 기존 제품이나 시스템 구조, 기능, 작동 원리 등을 분석해 원래 설계 정보를 역으로 추출하는 것을 말한다.

▲계약 유지에 따른 혹독한 댓가를 치르고 있단 생각이 드는데.

-메릴 헬스케어는 큐렉소의 큐비스-조인트 판매를 통해 기술명성을 얻었다. 이 명성은 메릴이 로봇업체로 나아가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에 상응해 큐렉소는 메릴 헬스케어의 자본과 조직을 이용해 큐비스-조인트의 기술적·임상적 우수성을 인도 시장에서 증명할 수 있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많은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제품 복제에 대한 리스크를 피하느냐, 받으들이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이었다. 큐렉소는 메릴 헬스케어를 이용해 인도 내 확고한 인공관절 수술로봇 회사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 큐렉소의 선택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메릴 헬스케어와 큐렉소 간 계약조항은 어떻게 돼 있나.

-유사 제품 출시하면 계약해지하기로 돼 있다. 큐렉소는 지난 2022년 메릴 헬스케어의 역설계-모조품 개발 움직임을 파악하고 곧장 독점권을 회수했다.

▲메릴 헬스케어 입장은.

-메릴 헬스케어는 지금도 계속 큐비스-조인트 독점 계약을 지속하고 싶어한다. (이 대표는 기자에게 핸드폰을 내밀며) 오늘(11일) 메릴 헬스케어의 링크드인에 ‘큐비스-조인트’ 광고가 업로드됐다. 메릴 헬스케어는 지난 3년간 100대 가까운 판매력을 보여줬으니 계약해지 조항이 무력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링크드인 광고는 ‘우리가 비록 복제품을 내놨지만, 큐비스-조인트엔 진심이다’를 큐렉소에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메릴 헬스케어가 지난 11일 자사 SNS(링크드인)에 게재한 큐비스-조인트 광고. (제공=메릴 헬스케어)


▲상황을 종합하면 메릴 헬스케어와 새로운 계약도 가능해 보이는데.


-맞다. 지금이라도 3년 독점권을 매개로 메릴과 영업실적(확약물량)을 놓고 계약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큐렉소의 미래가 될수도 없고 좋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살려 독자 판매·품질관리 능력을 높이고 ‘왜 큐비스-조인트가 우수한 제품인지’ 증명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제품 카피에 대한 심경은.

-결국엔 큐비스-조인트의 사업적, 임상적 우수성에 대한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메릴 헬스케어가 카피 제품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수한 제품은 원래 다 카피가 이뤄진다. 아이폰, 일본산 자동차, 일본 로봇 등에서 카피 제품이 출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후발 주자가 복제했다고 무너지면 그거 차제가 무능이다. 세계 핸드폰 시장을 호령했던 M사는 복제품으로 무너졌다. 제품을 카피한 회사 잘못이 아닌 M사 무능으로 보는 것이 옳다.

▲미소 출시에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데.

-큐비스-조인트의 인도 내 위상은 굳건하다. 큐비스-조인트는 이미 90대 이상 인도시장 병원에 설치됐다. 이 제품은 인도 내 최초 및 최고의 액티브 정형외과 수술로봇으로 자리 잡았다. 큐비스-조인트는 사용자(인도 현지 정형외과 전문의)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최고의 인공관절 수술로봇이다.

특히, 큐비스-조인트는 제품 인허가를 위한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아울러, 인도뿐만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EU) 시장 등록을 준비·진행 중인 제품이다. 큐비스-조인트는 글로벌 전역에 150대 이상을 판매했고, 2만 건 이상의 성공적인 수술사례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큐비스-조인트) 인허가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짝퉁로봇 출현 소식이 크게 부각된 것뿐이다.

▲큐렉소는 향후 대응은.

-사업적으로 우리는 현재 단계를 발판삼아 한발 더 나아가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다른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 다른 사업자들과 함께 새로운 사업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메릴 헬스케어는 당장 외국에 진출하거나 (인도 외 국가) 인허가에 도전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은 싼 가격(큐비스-조인트 50% 이하)으로 가능한 설치 대수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큐렉소는 메릴 헬스케어와 해외 협력은 점차 중지할 생각이다.

▲현재 논의 중인 파트너 상황은,

-인도 현지 로컬 (무릎 임플란트) 업체 대부분은 큐렉소와 계약을 원하고 있다. 큐렉소는 앞으로 로컬 임플란트 업체, 전문 대리점 업체 등과도 협의해 나갈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의료로봇 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품 개발이다. 메릴 헬스케어의 기술적인 실수를 기대하기 보단 현재 큐렉소가 진행하고 있는 엉덩이 적응증으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시판 중인 로봇들의 사용성, 편의성 등을 향상을 위해 개발 중인 과제들을 하루빨리 완료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인도는 중요한 시장이다. 하지만 큐렉소 꿈(최종목표)이 인도는 아니다. 단지 인도는 단기적으로 밟으려고 했던 하나의 계단에 불과하다. 당장은 인도가 큐렉소의 모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큐렉소가 글로벌 의료로봇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그 이상을 목표로 삼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부침은 있을 것이고, 단기적으로 마이너스가 있을 것이다. 의료로봇 사업은 계단을 밟고 다음 계단을 내 딛는 비즈니스다. 큐렉소는 현재 단계까지 어렵게 욌다. 우리는 현재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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