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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감염병 예방법 통과 유력..."보톡스 사업포기 기업 속출 전망"
  • 이번 법안 핵심은 조사권한...그간 거짓 자료 판단 불가
  • 허가취소되면 연이어 다른 법안 위반도 줄줄이 걸려
  • 허가취소 파장에 앞서 보톡스 사업 자진철회 전망
  • 등록 2022-08-29 오전 8:20:08
  • 수정 2022-08-30 오후 12:16:11
이 기사는 2022년8월29일 8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자진사업 철회하는 기업이 나올 것 같다”. 정부 관계자가 연내 감염병 예방법 통과가 유력 시 되면서 내놓은 전망이다.

감염법 예방법 중 일부. (제공=보건복지위)


26일 최종윤의원실에 따르면, 국회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감염병 예방법)에 대해 오는 10월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상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입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감염병 예방법은 연내 정기국회 통과가 유력하다. 이번 개정안은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불법 취득이나 관련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을 시 사업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생물테러감염병병원체 관리감독 강화’가 포함돼 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조사권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여러 번 단속을 통해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훔친 사업자를 처벌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면서 “그간 사업자들은 상업적 가치가 없는 가짜 균주를 제출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톡신 사업자들은 균주와 균주 염기서열 제출이 권고사항이었다.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자료 제출을 하더라도 생산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 엉터리 균주와 가짜 염기서열 제출을 반복해왔다.

이들 업체는 실제 톡신 생산 현장에선 훔친 톡신 균주로 보톡스를 생산해 염가에 유통하는 등 시장 교란행위를 지속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앨러간에서 생산하는 보톡스는 1바이알(병)당 600달러(80만원)에 판매 중이지만, 국내 유통 중인 톡신 1바이알 가격은 1만 2000원까지 떨어졌다. 적법한 절차를 통해 균주를 확보한 기업이 경쟁할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선 기존 법안의 빈틈을 메웠다. 신행섭 질병관리청 생물안전평가과장은 “감염병 예방법은 질병관리청에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라며 “제출받은 균주를 표준화된 방법으로 염기서열 분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은 회사가 신고하고 제출하는 균주를 확인하는 정도였다면, 이번 감염병 예방법은 균주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마련됐기 때문에, 투명한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안의 핵심은 조사권한”이라면서 “이번 감염병 예방법은 균주와 자료 미제출 시 바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입법 예고된 감염병 예방법을 해석했다. 그는 이어 “제출 균주와 자료가 거짓일 수 있기 때문에 워킹셀을 기습적으로 가져가서 제출 자료와 비교할 것”이라면서 “이번 법안은 허위 자료 제출이나 균주 불법 취득 사실이 드러나도 사업 허가가 취소된다”고 강조했다.

파장 심각...사업 자진철회 속출 전망 나와

법안 통과 후 정부의 발 빠른 조치가 예상된다. 신 과장은 “이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100% 균주 불법취득 기업을 솎아낼 수는 없다”면서 “그 경우 정부 각 부처와 협력해 정부 차원에서 투명하게 균주가 관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적법하게 균주를 취득해 (보톡스) 산업활동을 하는 기업에 대해선 불필요하게 규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감염병 예방법 통과 후 3~6개월 이내 균주 제출과 조사에 관련된 세세한 시행규칙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제출 자료가 거짓으로 의심되면 질병청장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정원 균주의 취득에 위법성 여부를 조사가 이뤄지면, 검찰은 국정원 자료를 바탕으로 법적 판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염병 예방법 개정안엔 보건복지부령으로 허가취소 절차, 절차 등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법 중 일부. (제공=국회 보건복지위)


이번 감염병 예방법 통과가 단순히 톡신 사업취소로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보톡스 중견기업의 한 관계자는 “톡신 균주를 훔쳤단 얘기는 생화학 무기를 절도로 간주 돼 관련 업체 대표이사가 크게 다칠 수 있다”면서 “톡신 균주 허가 취소에서 끝나지 않고 생화학무기법, 무기관리법, 약사법 위반 혐의에 더해 민법상 로열티까지 수많은 문제가 동시 다발적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조치로 이어지면 대표이사를 비롯해 연구소장, 생산책임자 등이 줄줄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최종윤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불법 취득한 자들이 사업 영속이 어려워진다”면서 “업계에서 이를 예상해 많은 반발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 정부 측에선 감염병 예방법 통과 이후 보톡스 사업을 자진철회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이미 꼬리 자르기로 법안 대비

톡신 사업자들은 감염병 예방법 통과 파장을 예상하고 사전에 대비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기업은 이미 국내 유수의 법무법인(로펌)에 감염병 예방법 통과를 가정해 대응책에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A기업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 보유기업과 비보유 기업을 분리한 것은 회사 전체로 톡신 문제가 번지는 것을 막으려는 선행조치로 봤다. 사실상 꼬리 자르기를 염두에 둔 결정이다. 균주를 보유 중인 B사의 자회사는 수년째 설비투자가 전무하고 가파른 외형성장에도 비상장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선 B회사의 이 같은 다소 정상적이지 않은 경영방식이 균주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중국 따이공 톡신 수출금액과 산업파장을 고려해 균주 절도 행위를 수수방관했다”면서 “하지만 결국엔 불법 톡신 수출은 중국과 한국 국제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선 불법 제품을 자신들에게 수출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면 세계에서 한국 보톡스를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언제까지 수출액 집계도 안 되는 따이공 수출만 바라볼 거냐”며 강도높게 질타했다.

신 과장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관리와 관련해 개선방안 의견을 냈고, 복지위에서 이를 수용해 법안이 마련됐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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