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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살빼는 약'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10월 韓 출시…'비만치료업계 희비교차'
  • 등록 2024-08-08 오전 7:45:19
  • 수정 2024-08-13 오전 6:29:15
이 기사는 2024년8월8일 7시4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보노디스크가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세계 1위 비만치료제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관련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프리필드펜’. (사진=노보노디스크제약)


노보노디스크, 주요 협력사에 출시 일정 알려

7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국내 주요 협력사에 위고비 출시를 10월로 공지했으며, 관련 일정에 따라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은 세계 아홉 번째 위고비 출시국이 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의 국내 품목허가를 받은 지 약 1년 반 만이다.

2021년 6월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촉진과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의 유사체다. 췌장 베타세포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늘리면서, 글루카곤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 강하 등의 효과를 낸다.

주 1회 투약으로 약 15%의 체중(68주 임상 대상자 평균)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313억 4300만크로네(약 6조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07% 증가한 수치다. 다만 구토, 설사, 복통,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용 시기에 따라 용량을 0.25~2.4㎎으로 구분한 위고비 제품 5종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물량 확보 등의 문제로 국내 출시를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레이턴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41억 달러(약 5조 7000억원)를 투자해 추가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38억 달러(약 5조 30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에도 68억 달러(약 9조 4000억원)를 투자한다.

게다가 더 이상 국내 출시를 미룰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위고비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도 이달 초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이 크게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선 임상에서 평균 체중이 105㎏인 성인에게 마운자로 15㎎을 72주간 투여했더니 체중이 최대 22.5% 줄었다. 부작용은 위고비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도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국내 출시가 빠르지는 않겠지만, 노보노디스크 입장에서는 압박이 될 것”이라며 “18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돼 선점을 통해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에스엘에스바이오·블루엠텍 수혜주 부상, 대웅제약 등에는 악재로

위고비의 국내 시장 진출로 국내 관련 기업의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매출에는 크게 반영되지는 않지만, 위고비라는 안정적 수익처를 확보한 에스엘에스바이오(246250)와 블루엠텍(439580) 등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협업으로 시장 신뢰도도 크게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검사와 임상시험 검체분석 기관으로 지정된 기업이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2022년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이듬해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의약품 품질관리, 신약개발 지원, 인체·동물용 체외진단키트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의약품 품질관리 시장에서 민간기업으로는 40% 이상의 점유율 꾸준히 차지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가 에스엘에스바이오를 위고비의 품질관리업체로 택한 이유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위고비의 품질관리에 대한 기술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위고비의 국내 판매를 위한 품질검사를 진행해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를 유통하고 있는 블루엠텍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노보노디스크는 블루엠텍에 위고비의 국내 유통도 맡겼다. 블루엠텍은 비대면 의약품배송 플랫폼 블루팜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의약품, 의약외품, 소모품 등 5만여종을 다루고 있으며, 가입 의사 회원은 2만 5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95%는 개원의원 원장이다. 전체 의원의 65% 이상을 회원으로 확보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블루엠텍이 글로벌 기업의 제품 유통 확대 등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7% 증가한 1603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대웅제약(069620) 등의 국내 비만치료제 판매업체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삭센다, 알보젠코리아와 종근당(185750)이 공동판매하는 ‘큐시미아’의 2강 구도다. 이들 제품의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점유율은 각각 전년 대비 모두 증가한 37.5%와 19.9%다.

삭센다보다도 편의성과 품질이 더욱 뛰어난 위고비는 물량만 충분히 갖춰지면, 단숨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삭센다는 하루에 한 번 맞는 주사제다. 매일 맞아야 하지만 56주간 임상시험에서 기록한 체중감량은 평균 7.5%에 불과하다.

삭센다와 경쟁에서도 밀려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기업에는 위고비의 출시가 대형 악재다. 대웅제약 ‘디에타민’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70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축소됐다. 이로 인해 삭센다와 큐시미아를 제외한 기존 비만치료제의 점유율은 2019년 68.2%에서 지난해 42.5%로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의 독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약품(128940)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고, 한독(002390) 등이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출시까지는 적어도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보노디스크제약 관계자는 “위고비 출시 일정 관련 논의는 이달 진행하기로 했다”며 “최종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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