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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이대로면 매출 5000억원까진 무난하게 성장할 것 같다.”.
 | 김재영 제테마 회장(대표이사, 의학박사)이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제테마 글로벌 R&D센터에서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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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제테마(216080) 회장(대표이사, 의학박사)에게 회사 전망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위치한 제테마 글로벌 R&D 센터의 회장실에 들어서자, 100만불(2016년), 1000만불(2021년), 2000만불(2022년), 3000만불(2023년) 수출의탑 수상 패가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이들 수출의탑 수상패 아랜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등 전직 대통령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제테마는 2009년 설립 이래,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이 회사는 60여 개국에 히알루론산 필러 수출을 하는 한편, 최근엔 보툴리눔 톡신 국내 품목허가를 이뤄내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데일리는 지난달 25일 판교를 찾아 김재영 제테마 회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필러 상황은 어떠한가. -(투명 비닐 파일에 사진을 보이면서) 헝가리와 이탈리아에서 에티피크(e.t.p.q. 제테마 필러 브랜드명) 짝퉁이 출현했다. 우리는 수출품에 한글 표기를 안 하는데, 예전에 단종된 디자인의 제품 박스를 그대로 카피해서 불법 유통 중이다. 현지 파트너사가 발견해 연락이 왔다.
그 만큼 제테마 에티피크 필러가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졌고, 품질이 우수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제테마는 K-필러 대표주자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국내 경쟁사와 비교해 제테마 필러는 위상은. -당장 A사 필러는 태국에서 제테마 에티피크의 반값에 그치고 있다. B사는 필러 브랜드만 3개로 유통사도, 이용자도 햇갈려 한다. C사는 글로벌 브랜드없이 주문자 위탁생산(OEM) 과 주문자 개발생산(ODM)에 치중하고 있다. 옆에서 볼 땐 아예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는 데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D사는 그나마 글로벌 브랜드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매각을 추진하며 사업 의지가 꺾였다.
이에 반해 제테마는 에티피크를 글로벌 필러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엘러간의 쥬비덤과 같은 가격을 받고 있다.(김 회장은 모 언론에서 K-필러 기사에 제테마가 누락된 데 아쉬움을 표하며) 국내에선 에티피크가 해외에서 얼마나 잘 나가는지 모른다. 박리다매로 브랜드도 없이 파는 여타 국내 브랜드와 질적으로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한국산 필러 수출 실적은 지난 2019년 2억1866만달러에서(3162억원)에서 2023년 3억4574만달러(502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필러 시장 전망은. -완전히 재편될 것으로 본다. 당장 유럽CE 의료기기 규정은 오는 2028년부터 MDD에서 MDR로 바뀐다. 필러도 의료기기에 속하기 때문에 MDR 적용을 받는다. 우리는 3년간 준비했고 최근 MDR 허가 서류를 제출했다. MDR 준비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 다른 회사들도 이렇게 준비했는지 모르겠다. MDR 임상 규모만 300명이다.
(MDD와 MDR은 모두 유럽 의료기기 관련 규제다. MDD는 1993년 발효된 유럽 의료기기 지침이고, MDD가 있어야 유럽CE 인증을 받을 수 있다. MDR은 MDD 대비 환자 안전을 강화했다. 필러는 고위험 의료기기 3등급으로 2027년 12월 31일까지 MDR 적용이 유예됐다.)
△국내 필러 시장은 상관없지 않나.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유럽이 막혀도 국내에선 먹고 살만하니깐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는 팔자 주름 하나만 임상해서 허가받으면 얼굴 전체 주름에 쓸 수 있다. 또 S100, S300, S500 등의 각기 다른 용량 제품이 있으면, S500 하나만 허가받으면 나머지 S100과 S300도 한꺼번에 허가를 다 내준다.
하지만 2028년부터 식약처 허가 제도가 바뀐다. 이마 주름, 미간 주름, 눈가주름, 눈 밑 주름, 깊은 주름, 팔자 주름, 입술, 턱(턱 끝 볼륨 및 윤곽), 광대·볼, 코(낮은 콧대), 관자놀이(관자꺼짐) 등으로 적응증이 세분화한다. 필러 제조사 입장에선 적응증 별로 임상을 하고 각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용량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팔자 주름 S500 임상 하나면 모든 적응증과 용량을 다 쓸 수 있었다면 이제는 일일이 임상을 해야 한다. 주요 적응증의 필러 임상 비용이 100억원을 웃돈다. 매출이 안 나오거나 국내 판매할 의향이 없는 회사들은 다 사라질 수밖에 없다. 제테마는 오는 7월부터 필러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필러 용량은 히알루론산 입자 크기, 가교 정도에 따라 단위를 구분한다. S100은 입자가 작고 점도가 낮아 얕은 주름에 사용한다. S500은 점도와 응집력이 커 이마, 턱 등이 윤곽 개선용이다. S300은 중간 정도로 팔자 주름 등에 쓰인다.
△경쟁사들도 서둘러서 준비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필러 적응증 하나당 30명 규모의 단상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 투약하고 효능을 살피는 추적관찰을 포함 환자 1명당 6개월이 소요된다. 환자모집 시차를 고려하면 임상에만 9개월이 필요하다. 이후 데이터 분석하는 데 8개월이 소요된다. 허가서류 만드는 데 또 수개월 소요되고, 품목허가 신청 후 승인까지 또 최소 8개월이 필요하다. 종합하면 투약개시부터 허가까지 3년이 필요하다. 이걸 적응증 별로 다 해야 한다.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는 규제산업이다. 규제 변화에 준비가 미흡하거나, 대응할 여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구조다. 필러 시장은 좋던, 싫던 규제 변화에 따라, 유럽과 국내 모두 2028년부터 완전 판이 바뀐다.
△이런 바뀌는 판에서 제테마는 자신 있나. -답은 나와 있다. 필러 시장의 향후 트랜드(동향)는 훨씬 더 세그멘테이션(세분화)될 것이고 더욱 치열한 브랜드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런 부분에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싼마이(저가제품)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제테마는 규제에 잘 준비하고 있고, 착실히 브랜딩 중이다.
△향후 전망은. -에티피크 필러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지난해 말 국내 허가를 받았다. 중국에선 현재 임상 3상 중으로 내년에 허가 나온다. 이대로면 매출 5000억원까진 큰 문제없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