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평균 기대수명이 늘어난 요즘, 글로벌 에스테틱(미용)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브릿지에 따르면 글로벌 에스테틱 시장은 2021년 104억7000만 달러(약 14조3522억원)에서 2029년 248억4000만 달러(약 34조606억원)로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은 고속 성장 중인 에스테틱 시장을 이끌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1997년 설립돼 25년 만에 매출액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5위 업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763억원, 영업이익은 298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루트로닉의 올해 연 매출액이 2000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목표치에 상응하는 실적이 나올 것이란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루트로닉은 2001년 의료용 레이저 기기를 대만에 수출한 후 2003년 국내 레이저 기기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80개 국에 각종 기기를 수출하면서 판매 주요 거점인 미국을 포함해 독일·중국·일본에 현지법인 4곳을 두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국내외 지식재산권은 697건, 관련 논문은 400여 편에 달한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루트로닉 지니어스(Lutronic Genius) △할리우드 스펙트라(Hollywood Spectra) △클라리티 투(Clarity II) △더마브이(DermaV)등이 있다. 레이저와 에너지를 활용한 에스테틱 의료기기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올해 내놓은 레이저 피부 치료기기 ‘더마브이’다. 현재까지 미국을 비롯해 13개 국가 규제기관에서 인허가를 받았다. 추가적으로 남미와 아시아, 중동 등에서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 황해령 루트로닉 회장.(사진= 루트로닉) |
|
황해령 회장은 “더마브이는 강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면서도 일정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력이 적용됐다”며 “실시간으로 피부온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화상을 방지해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 더마브이는 높은 기술력이 없으면 개발하기 어려운 종류의 레이저 의료기기라, 전 세계를 통틀어도 유사한 종류의 기기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루트로닉이 매출 확대를 위해 가장 주력하는 시장은 미국이다. 2007년부터 일찌감치 미국 법인을 설립해 15년 간 미국 시장 진입에 노력해왔다.
황 회장은 “1차 고객은 의사이기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를 통한 판매보다는 직접 판매를 진행해 보다 높은 신뢰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견고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미국 각 도시를 돌며 다양한 전시회, 세미나, 심포지엄 등에 참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국 내 영업사원을 지속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넓혀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루트로닉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대형 제약사들 못지 않게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높다. 올해 연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R&D 투자 비중을 여전히 매출액 10% 내외로 유지하고 있다. 국내 직원 330여명 중 연구 인력도 2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황반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인 ‘알젠’(R:GEN)의 출시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루트로닉이 에스테틱을 넘어 전체 의료기기 분야에서 선두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점쳐지는 제품이다. 루트로닉의 첫 안과용 기기이기도 하다. 100만분의 1초 만에 일어나는 망막세포상피층(RPE) 세포의 반응을 빛과 소리로 감지하는 자동제어기술이 적용돼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호주에서 임상 2상을 실시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