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메디톡스(086900)가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톡스는 매출 안정화 기조를 발판으로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지만, 시장에서는 이익 개선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실적에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 소송전 승리 수혜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은 탄탄대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메디톡스 서울사무소 전경 (사진=메디톡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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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951억원, 영업이익 4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6%, 3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순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보다 60%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는 △2021년 2월과 6월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와 이온바이오파마로부터 받은 합의금 △같은해 9월 엘러간으로부터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에 대한 권리를 반환받으면서 관련 계약금 일시 반영으로 2021년 순이익이 급증한 데 따른 역기저 효과가 컸다.
소송전으로 급락했던 이익률 ‘회복세’매출과 영업이익면에서는 지난해 3분기부터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3분기 매출 533억원에 이어 4분기에도 매출 52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률은 31.2%로 2019년 1분기(35.7%)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회복됐다. 지난해 메디톡스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13.8%→2분기 20.9%→3분기 27.2%→4분기 31.2% 순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메디톡스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영업이익률이 50% 이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분석이다.
그간 메디톡스는 소송비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이 급락했었다. 메디톡스의 영업손익은 2018년 855억원→2019년 257억원→2020년 -371억원→2021년 345억원→2022년 467억원(잠정)을 기록했다. 2021년 흑자 전환은 엘러간의 권리 반환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가 컸지만 지난해에는 주력 사업의 매출 성장 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메디톡스는 전년 대비 톡신 제제 해외 수출이 전년보다 99% 늘고, 국내 매출도 26% 증가했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코어톡스’ 매출 비중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지난달 대웅제약과 벌이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균주 민사소송 1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뤄진 것이다.
국내 시장점유율 상승도 기대올해부터는 균주 출처 소송에서 우위를 점한 효과가 실적에도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89억원, 5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각각 지난해보다 12.2%, 21% 증가한 수치다. 해당 수치는 지난해 12월 추정됐기 때문에 지난달 소송 판결 이후 기대치는 제외된 수치다.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 500억원의 손해배상금과 함께 수백억원대의 로열티 수입이 발생할 전망이다. 카라 송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 휴젤과의 소송에서도 유리한 판결을 받을 수 있다”며 “메디톡스가 2건의 소송에서 모두 승소해 양사와 로열티 계약이 성사된다면 메디톡스는 내년 로열티 수입 530억원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이 메디톡스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디톡스의 내수 매출은 2017년 496억원→2018년 617억원→2019년 711억원으로 상승세였다가 2020년 296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021년 내수 매출은 477억원으로 회복됐지만 이전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메디톡스가 이번 소송 승리로 대웅제약과 휴젤의 국내 시장점유율을 일부 빼앗아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의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내수 매출은 321억원으로 추정된다.
휴젤(145020)은 지난해 보툴리눔 톡신 내수 매출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지난해 톡신+필러 국내 매출액은 1071억원) 2016년부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던 업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내수 매출을 일부만 침식하더라도 수백억원대의 추가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해부터 美·中 수출 본격화 ‘청신호’메디톡스는 올해 미국, 중국, 중동 등 전방위적으로 수출을 늘리기 위한 기반을 본격적으로 다진다. 특히 ‘빅마켓’인 미국과 중국 진출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수출액은 2018년 133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1206억원→2020년 898억원→2021년 706억원으로 하락해왔다.
올해부터는 그간 메디톡스가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실을 거두기 시작할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올해 상반기 내에 식약처에서 ‘뉴럭스(MBA-P01)’ 품목허가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메디톡스는 내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올해 상반기 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MT10109L의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할 예정이다. 메디톡스는 해당 제품 출시를 대비해 미국법인에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향후 미국 출시 이후 마케팅을 위해 엘러간(현 애브비) ‘보톡스’와의 비교 임상도 준비 중이다.
중국 수출길도 다시 열릴 조짐이 보인다. 메디톡스는 2018년 2월 중국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허가를 신청했지만 2020년 국내 식약처의 허가 취소로 인해 허가심사가 중단됐었다. 해당 이슈가 해결되면서 연내 NMPA가 메디톡신 실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메디톡신의 내년 중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동물성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MT10109L를 통한 중동 시장 확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 테콤그룹(TECOM GROUP)과 두바이 보툴리눔 톡신 완제품 공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메디톡스는 완제 공장의 할랄(HALAL) 인증도 준비할 방침이다. 아직 전 세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이 없는 만큼 중동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미국, 중국, 중동 등의 수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는 시점은 내년부터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국가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제품 수출은 2배가량 늘었다. 따라서 올해도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수출은 순조롭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디톡스도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겠다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희석 메디톡스 부사장은 “글로벌 톡신 시장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디톡스는 올해 사상 최대 매출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도 동반될 것이라는 기대도 많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이제 실적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사상 최대 매출만 언급한 것은 오히려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익도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