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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샤페론이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으면서 연내 코스닥 입성이 확실시됐다. 최근 바이오텍들이 높아진 한국거래소 심사 문턱을 토로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회사와 기술수출 계약 없이도 일사천리로 거래소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 샤페론 주요 파이프라인. (자료=샤페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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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면역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샤페론의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의결했다. 샤페론은 지난 2019년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한 등급 차이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기술성평가는 1개 기관에서 A, 또 다른 기관에서 BBB 등급 이상의 평가 결과를 받아야 통과할 수 있다.
샤페론은 지난 3년 동안 유효성 입증이라는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완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약개발 바이오회사는 해외 제약바이오업체와 기술수출보다 파이프라인의 유효성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가신약개발재단이 임상을 지원하는 회사가 5개밖에 없는데 그 중 하나가 샤페론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샤페론의 기술수출 계약 성과는 국전약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등 국내 업체밖에 없다. 반면 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임상 2상 결과, 아토피 임상 2상 중간 결과값을 통해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앞서 지난해 11월 진행된 기술성평가에서 나이스평가정보와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A등급을 받으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샤페론은 지난해 7월 누세핀(NuSepin®) 유럽 임상 2상에서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을 개선시키고, 치료기간을 단축시킴과 동시에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투여 9일차 누세핀 고용량 투여군의 회복율이 위약군보다 40% 증가되고, 평균 치료기간 역시 위약군 대비 5일이상 단축이 확인됐다. 체내 염증 수준을 보는 바이오마커인 혈중 CRP, 염증 사이토카인인 IL-8, IL-6와 TNF-a 등의 유의적 감소도 나타났다.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다국가 임상 2b/3상을 승인, 국가신약개발재단으로부터 1년간 약 91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 누겔(NuGel®)은 국내 임상 2상 중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 양호한 것으로 밝혀졌다. 샤페론은 서울대학교병원,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등 국내 5개 병원에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를 통해 임상 2상의 중간 분석 결과 임상 시험을 중단없이 최종 시점까지 지속해도 좋다는 긍정적 권고 의견을 받았다.
거래소는 탄탄한 기초연구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유효성 입증뿐만 아니라 기전에 대한 기초연구 수준도 다른 바이오텍보다 높았다. 학계와 산업계에서 공감을 얻을 수준의 검증을 기초연구 단계에서 거쳤다”며 “예를 들어 다른 회사들은 질환과 신약 기전에 대해 설명할 때 ‘다른 연구 논문에 의하면, 다른 실험에 의하면’이라고 인용 설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샤페론은 ‘본인들 연구노트에 의하면, 연구과정에서 이런 면이 있었다’ 등 연구를 열심히 하는 바이오회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샤페론은 서울대 의과대학 성승용 교수가 2008년에 설립한 바이오 벤처다. 염증복합체인 ‘인포라마좀(Inflammasome)’을 억제해 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료제 누세린도 개발 중이다.
샤페론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임상 및 자체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글로벌 시장 사업개발을 위한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성승용 샤페론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와 신뢰도를 더욱 높이고, 염증질환 치료제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