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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경영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는 신라젠이 연이은 대내외적인 호재에 주목받고 있다. 신라젠이 보유한 백시니아 플랫폼 기술과 유사한 기술이 라이선스 아웃됐고, 신라젠과 협력 관계인 리제네론이 펙사벡과 병용 임상 중인 리브타요 권리 전체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는 사노피로부터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성문명 세미플리맙)의 모든 권리를 매입했다. 합의 조건은 리제네론이 사노피 측에 계약금 9억 달러(약 1조1552억원)와 리브타요 글로벌 마켓 매출액의 11%를 로열티로 제공하는 것이다. 리제네론과 사노피는 2015년 7월 계약을 체결해 각각 미국과 기타지역에 대한 리브타요 권리를 갖고 있었다.
이번 리제네론의 리브타요 전체 권리 획득은 신라젠에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신라젠(215600)이 개발 중인 펙사벡이 리브타요와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리브타요는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흑색종을 대상으로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비소세포폐암과 기저세포암에 각각 1차와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아 향후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 항암제로 꼽힌다. 실제 작년에는 전년 대비 32%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 리제네론 면역관문억제제 리브타요.(사진=리제네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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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제네론, 리브타요 권리 모두 확보...신라젠에 유리한 환경업계가 신라젠을 주목하는 이유는 펙사벡과 리브 타요 병용 임상에서 유효한 결과를 확보한 만큼 리브타요가 필요한 시장에 펙사벡도 동반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면역관문억제제인 리브타요와 펙사벡 병용 임상 2상중이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임상 환자군에서 유효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리제네론은 리브타요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으며, 리제네론의 글로벌 위상과 자본력이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에 사노피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로 사노피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2015년 리제네론 나스닥 시가총액은 475억 달러(약 59조7000억원)이었지만, 현재는 669억 달러(약 84조24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리제네론이 아시아 기업과 파트너를 맺은 것은 신라젠이 유일하다. 리제네론이 리브타요 판매 권리를 모두 확보했다는 것은 향후 신라젠에서 펙사벡 라이선스 아웃을 수월하게 추진할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존에는 공동 판매 권리를 가진 사노피와 직간접적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했다면, 리제네론 단일 판매 권리 구조로 협상 과정이 단순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라이센스 아웃을 위해서는 지금 진행 중인 임상 2상 결과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브타요 매출 증가세와 이번 리제네론의 판권 독점 계약 내용을 확인해 보면 리브타요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책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리제네론의 리브타요 권리 확보는 공동연구 중인 신라젠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 기술 같은 플랫폼 기술수출...신라젠 기대감도 ‘UP’미국 항암 바이러스 전문기업 칼리비르 이뮤노테라퓨틱스 최근 글로벌 제약사 로슈에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을 수출했다. ‘VET™’(Vaccinia Enhand Template) 플랫폼 기술로 기술수출 규모는 양사 합의로 비공개다. 해당 기술은 2020년 일본 아스텔라스와도 최대 6억3400만 달러(약 786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칼리비르의 기술수출 소식에 신라젠이 언급되는 이유는 칼리비르가 신라젠 초기 펙사벡과 항암 바이러스를 개발한 핵심 연구진들이 설립한 기업이어서다. 헬레나 최 칼리비르 대표는 신라젠 최고 비즈니스책임자를 지냈고, 스티븐 손 칼리비르 최고 과학자는 펙사벡 원개발사인 제네릭스를 공동 설립한 인물이다. 칼리비르 핵심 연구진도 펙사벡 개발에 직접 참여했던 인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술 수출한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은 신라젠이 보유한 항암 바이러스 기술과 유사하다. 신라젠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을 개발해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플랫폼 기술은 칼리비르가 기술수출한 백시니아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과 핵심 물질이 같다. 이 핵심 물질은 유전자 재조합이 용이하고 다양한 항원을 탑재할 수 있다. 다수 암종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라젠 최대주주인 엠투엔도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기술을 눈여겨보고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 바이러스는 전임상 단계부터 기술이전이 일어나고 있다. 13건 중 8건이 전임상을 완료한 후 이뤄졌다”며 “칼리비르의 사례는 핵심 물질이 같은 신라젠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도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SJ-600 전임상은 올해 3분기 정도에 마무리될 것이다. 해당 플랫폼 기술은 오랜 기간 항암 바이러스 연구의 결실이다. 향후 가장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