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큐렉소(060280)는 올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릴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팔 공급선 변화에 따른 원가절감, 규모의 경제 달성, 일회성 비용 일단락 등으로 지난해 대비 10배 가량 이익이 급증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큐렉소가 자체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 시스템’. (사진=큐렉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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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큐렉소는 올해 매출 948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각각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매출 729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큐렉소 사업부문은 의료로봇, 무역, 임플란트 등으로 나뉜다. 이중 의료로봇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큐렉소의 의료로봇 판매는 2020년 18대, 2021년 30대, 2022년 62대, 지난해 88대 순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규모의 경제 실현에 공급망 개선 효과까지”큐렉소의 실적 성장은 의료로봇 판매가 견인하는 모양새다.
큐렉소 관계자는 “그동안 연구인력을 크게 늘렸고, 연구개발비(R&D) 지출이 증가했다”면서 “이 모든 것이 영업비용으로 계산되면서 영업이익을 깎아 먹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 의료로봇 판매가 100대를 넘어 최대 120대 이상도 기대된다”면서 “영업비용 증가를 상쇄하고 이익이 크게 증가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큐렉소 올해 전체 매출에서 의료로봇 사업부문 매출은 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큐렉소의 지난해 의료로봇 사업부문에서 3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실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구간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규모의 경제 달성은 기업이 생산 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단위당 생산비용을 감소시켜 이익이 극대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공급망 변경에 따른 핵심부품 원가절감은 영업이익 급증을 이끌 전망이다.
그는 “당장 오는 4월부터는 뉴로메카에서 제조한 로봇팔을 장착한 큐비스-조인트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2, 3 ,4분기로 갈수록 원가 절감 효과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로메카 로봇팔은 기존 공급처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원가 절감 효과가 크다. 뉴로메카 로봇팔 적용으로 큐비스-조인트 제조 단가는 25~30%가량 저렴해진다. 그럼에도 큐렉소는 큐비스-조인트 판가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관절 수술로봇인 ‘큐비스-조인트’는 지난해 73대가 팔려 전체 로봇 판매 대수(88대)중 83%를 차지했다.
소모품 판매 급증에 빅베스 효과 기대의료로봇 소모품 판매 증가도 이익 증가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큐렉소 관계자는 “의료로봇이 수술에서 뼈를 깎는 커터(칼날)를 비롯해 드랩(비닐) 등 총 6종의 소모품은 모두 1회용”이라며 “이 소모품은 칼날이 무뎌지면 교체하는 개념이 아니다. 감염 위험으로 매 수술마다 쓰고 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의원의 수술로봇 설치 대수에 비례에 수술 횟수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대리점, 병원 등에 소모품을 납품 중”이라고 덧붙였다.
| 주 : 매출 인식 기준. (제공=큐렉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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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적인 이슈 역시 올해 큐렉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동시 증가를 예고한다.
큐렉소는 지난해 재고자산평가충당금, 주식보상비용 등을 한꺼번에 손실처리하는 ‘빅베스’(Big bath)를 단행했다. 여기에 전환사채 평가손실액 87억원을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했다.
빅베스란 기업이 회계상 특정 기간에 많은 손실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업이 향후 수익을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나 어려운 경기 조건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 빅베스를 통해 기업은 과거의 부실을 한꺼번에 정리하고, 이후 실적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빅베스 이후 기업의 실적은 십중팔구 좋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큐렉소 관계자는 “감가상각, 재고자산 등의 평가 손실이 20억원 내외 반영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면서 “여기에 주가에서 전환가액을 뺀 금액을 평가손실로 잡는 회계 규정에 의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전환가액은 고정돼 있는데 큐렉소 주가가 크게 오른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두 가지는 모두 실제 돈이 빠져나가는 손실이 아닌 회계상 손실”이라며 “평가손실 처리할 거 다 처리했고, 전환사채도 지난해 3~4분기 때 대부분 보통주로 전환됐다. 내년에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을 깎을 요인은 모두 사라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