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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아미코젠(092040) 소액주주연대가 최대주주인 신용철 회장을 해임시키려 하고 있다. 회사 경영진들도 신 회장이 광무를 전략적 투자자(SI)로 끌어들이려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같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SI를 초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 아미코젠이 지난 5일 게재한 주주총회 소집결의 정정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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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미코젠은 지난 5일 주주총회 소집결의 정정 공시를 올렸다. 기존에 올렸던 이사 선임안을 변경했을 뿐 아니라 해임 의안, 정관 변경의 건 등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인천 연수구에서 열릴 임시주총에서 신용철 회장과 박성규 사외이사 해임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사회 내부 분열…주주연대와 회사 경영진 맞손?해임안이 상정된 이유는 회사 경영 방침과 부합하지 않는 지속적인 이견 때문이라는 게 이사회 측 설명이다. 이사회 내부에서 신 회장과 표쩌(박철) 대표, 박찬주 부사장의 의견이 서로 일치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박 대표와 박 부사장이 신 회장에게 맞서는 구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는 신 회장의 SI 영입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도 “요즘 (이 일로) 이사회가 시끄럽다”고 인정했다.
주주연대 측은 사내이사로 소지성 치과전문의를 추천하고 이사회에선 김준호 아미코젠 부사장, 한창영 행복을전하는 사람들 대표, 김순용 법무법인 대명 서울분사무소 대표를 추천했다. 행복을전하는사람들은 택배업체로 아미코젠과 사업연관성이 낮은데도 추천된 점을 미뤄봤을 때 한 대표는 아미코젠의 주주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아미코젠의 경영기획본부장인 김준호 부사장을 추천했다는 점 등을 살펴보면 주주연대와 이사회가 협조적인 관계로 비춰진다.
앞서 아미코젠은 지난달 9일 소지성 치과전문의와 김민성 법무법인 대진 대표 변호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임시주총에서 상정하겠다며 이는 주주들의 요청을 수용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미코젠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주연대의 주주제안을 형식적 요건 미비를 근거로 상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 측 태도가 상당히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신 회장에 등 돌린 이유…‘기업사냥꾼’ 플루토스 때문?이처럼 회사 경영진이 최대주주인 신 회장에게 등을 돌린 이유는 신 회장이 SI로 광무(029480)를 유치한 것에 대한 반감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들 역시 광무가 기업사냥꾼과 관련이 깊은 업체라면서 SI로 들이는 것을 결사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권혁준 광무 사내이사, 사외이사로 이우진 광무 감사를 추천하는 이사 선임안을 낼 예정이다. 광무는 네트워크통합(NI)과 시스템통합(SI) 사업이 주요 사업인데 2022년 최대주주가 아틀라스팔천(현재 지분율 16.28%)으로 바뀌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아틀라스팔천은 엔켐(348370)의 최대주주인 오정강 대표의 개인회사다.
광무의 최대주주가 아틀라스팔천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광무 인수에 참여했던 엑시옴파트너스, 스트라타조합, 씨에도어투자조합, 리앤리파트너스 등은 리더스기술투자(현 플루토스)와 관련이 있다. 플루토스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이 2023년 1월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인수했던 신기술사업금융업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2024년 3월 보유 주식을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선 물러났지만 지분율이 8.67%로 2대 주주로 남아있다.
지배력이 낮아지긴 했지만 플루토스의 2대 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일삼았던 곳이라는 점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무자본 M&A 방식으로 세종메디칼(258830), 헬릭스미스(084990), 리더스기술투자(현 플루토스)를 인수했던 곳이다. 이준민 카나리아바이오엠 고문과 이창현 카나리아바이오엠 대표는 2023년 6월 사모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악용해 불공정거래, 무자본 M&A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 구속되기도 했다.
신 회장 “플루토스의 실제 주인 ‘엔켐’은 믿을 만한 회사”신 회장은 광무의 최대주주인 엔켐이 믿을 만한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광무와 엔켐 모두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하는 업체이기 때문에 바이오 소부장 업체인 아미코젠과 사업 연관성도 결코 낮지 않다는 입장이다.
 | 신용철 아미코젠 회장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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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아미코젠의) 배지나 레진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핵심 소재이지 않나”라며 “광무나 엔켐도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 소재 사업에 관심이 큰 것 같다. 그래서 연결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무나 엔켐이 지금 당장 바이오 신약개발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고 소재로서 (아미코젠의 사업에) 관심이 많아서 미래 사업으로서 키워보고 싶다는 비전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무와 엔켐 측은 아미코젠에 900억~1000억원 정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던 아미코젠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신 회장은 “광무가 엔켐보다 현금이 더 많기 때문에 광무가 중심이 되고 엔켐이 같이 들어오는 구조가 된 것”이라며 “신기사 조합으로서 광무가 엔켐이 100% 투자하면 우리 회사도 1년 버틸 수 있는 자금이 들어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주주연대나 회사 내부에서 기업사냥꾼을 끌어들인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악의적 공격으로 인해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신기술투자회사가 플루토스라는 회사인데 그 전에 리더스투자회사라는 곳이었어서 믿을 수 없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플루토스의 실제 주인은 엔켐하고 광무로 지분을 계속 늘려가고 있고, 플루토스도 첨단 소재 쪽으로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엔켐은 시장 신뢰도 높고 큰 회사”라고 강조했다. 엔켐의 시가총액은 7일 기준 2조3536억원이다.
한편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유리한 쪽은 소액주주연대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미코젠을 창업한 신 회장의 지분율은 12.6%이며, 특수관계자를 포함하면 13.08%이다. 다만 특수관계자인 박 대표 등 임원들이 신 회장의 우군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아미코젠 소액주주연대가 소액주주운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모은 지분율은 지난달 31일 기준 27.96%로 신 회장의 지분율의 2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