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비보존 제약(082800)이 글로벌 중추신경(CNS) 전문기업으로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비보존제약은 광과 헬스케어사업 정리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비보존제약은 글로벌 최초 다중 수용체 표적 비마약성진통제 오피란제린을 필두로 퇴행성 뇌질환과 조현병 등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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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으로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비보존제약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364억원) 대비 32.9% 증가한 48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억원으로 전년 동기 3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비보존제약이 광사업과 헬스케어 사업부문은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선 영향이다.
아울러 전문의약품(ETC) 부문 순환기, 내분비·신경계통 제품 성장세도 한몫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순환기 만성질환 치료제 제이비카정(고혈압) 시리즈와 아토르바스타틴(고지혈증)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비보존제약은 다파로진정, 이글립틴정, 자누비포와 같은 당뇨치료제 라인업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비보존제약은 올해 실적 퀀텀점프를 기대하고 있다. 첨병은 글로벌 최초 다중 수용체 표적 비마약성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이 꼽힌다. 오피란제린은 세로토닌 수용체 단백질 ‘5HT2a’ 와 ‘GlyT2’의 이중 차단에 의한 시너지 작용을 통해 중추와 말초신경계에서 동시에 이중 길항 작용을 한다. 이를 통해 오피란제린은 통증 신호 전달을 보다 효율적으로 억제한다.
기존 비마약성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파라아미노페놀)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로 구분된다. 통증 강도(NRS) 1~4 등급의 경도 통증에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소염진통)으로 통증을 억제한다. 따라서 통증 강도(NRS) 5~6등급의 중등도 통증 및 7~10 등급의 중증 통증(수술 후 통증, 암성 통증, 신경병증성 통증 등)은 중추신경계에서 통증 전달을 억제하는 마약성 진통제(아편유사제)가 사용될 수 밖에 없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오피란제린은 기존 비마약성 진통제들과 달리 중추와 말초신경계 모두에서 통증 신호 전달을 억제해 복강경 대장절제 수술 후 통증 등 중등도 이상 통증에서 통증 효과를 입증했다”며 “중독성이나 호흡곤란 등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는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중대한 약물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8월 오피란제린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사전 검토를 신청했다. 비보존제약은 올해 하반기 오피란제린의 국내 판매 개시를 기대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주사제 제형을 변경한 스프레이와 크림 등 오피란제린 외용제도 개발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4월 오피란제린 외용제에 대한 임상 2상을 완료해 안전성과 진통 효능을 확인했다. 비보존제약은 올해 1분기 중 제형을 확정하고 2분기 중 임상 3상 시험을 개시할 예정이다.
비마약성 진통제시장은 항암제, 당뇨치료제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알려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비마약성 진통제시장은 2030년에 약 10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아이큐비아의 지난해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했을 때 국내 진통주사제 시장은 마약성 진통 주사제 430억원,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 1205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제약업계는 오피란제린이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 사용되는 비마약성 진통 주사제인만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는 내년 오피라제린 발매 기준으로 5년 내 최대 연매출 640억원, 10년 내 최대 연 매출 1100억원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조현병 치료제 개발비보존제약은 오피란제린을 바탕으로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비보존제약은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중독 예방 및 치료를 위한 경구용(먹는) 약물중독치료제(VVZ-2471)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VVZ-2471은 약물중독치료제 중 유일하게 중독과 통증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두가지 수용체 mGluR5와 5-HT2AR을 동시에 억제한다.
VVZ-2471은 비보존제약이 자체 개발한 다중타겟 플랫폼기술로 개발돼 약물 중독까지 효능이 확장됐다. 비보존제약은 향후 미국에서 모르핀 중독에 대한 임상 2상과 신경병성 통증에 대한 국내 임상 2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보존제약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VVZ-E2)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VVZ-E2의 전임상을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현병치료제(VVZ-N3)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을 목표로 연내 전임상 후보 물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비보존제약 관계자는 “올해가 비보존제약의 실적이 퀀텀점프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신약 개발도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