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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면제가 공식화 되면서 시밀러 기업별 계산기 뚜드리기가 한창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4일 품질과 비임상, 약동학적(PK) 비교 동등성이 충분히 입증되는 경우 임상 3상 자료 제출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고시를 시행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14일 셀트리온은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CT-P51)의 유럽 임상 3상을 조기 종료하고 유럽의약품청(EMA)에 제출했던 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했다. 규제 변화에 맞춰 개발 전략을 즉각 수정한 첫 사례다.
투자자들과 업계는 임상 3상 면제에 따른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대기업에 밀려 빛을 보지못했던 중소 바이오시밀러 기업에도 기회가 열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발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임상 3상이 사라지면서 자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변화가 ‘개발 경쟁’이 아닌 ‘사업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풍부한 자본을 확보하고 다수 파이프라인과 상업화 시스템까지 갖춘 대기업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승부는 임상이 아니라 품질, 생산, 공급망, 글로벌 판매 역량에서 갈린다는 의미다.
 | | 셀트리온 전경 (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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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상 대신 CMC가 허가 좌우…문턱이 낮아진 게 아닌 기준이 변했다 바이오시밀러에서 임상 3상은 수백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효성·안전성을 비교하는 대규모 시험이다. 전체 개발비의 절반 이상이 투입되고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임상 3상을 생략할 수 있다는 내용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간소화 지침’ 초안을 공개했다. EMA도 품질 분석으로 동등성 입증이 가능한 경우 3상 없이 허가할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식약처 고시 핵심도 3상 면제 대신 허가 무게중심이 임상에서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화학·제조·품질관리)와 분석적 동등성으로 변화했다. 품질과 약동학적 동등성이 충분히 입증되면 임상 3상을 생략할 수 있는 대신, 제조공정의 일관성과 분석 데이터는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게 입증해야 한다.
셀트리온(068270)도 이미 전략을 수정했다. 회사는 ‘CT-P51’ 유럽 임상 3상을 조기 종료하고 EMA 시험계획을 자진 취하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는 환자 수를 기존 606명에서 220명으로 줄이는 변경 신청을 제출했고, 다잘렉스 바이오시밀러(CT-P44) 역시 같은 날 유럽 임상 변경 절차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는 유효성 비교임상의 중요성이 일부 축소되는 대신 품질 동등성에 기반한 개발과 심사가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라며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CMC 자료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기보다 품질과 분석 데이터를 통해 동등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입증하느냐가 허가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 경쟁력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는 “규제기관은 자체 공장 보유 여부보다 GMP 수준과 품질 시스템, 공정 일관성, 규제 대응 역량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면서도 “CMO를 활용하더라도 제조공정과 품질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허가의 문턱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심사의 초점이 바뀌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과거에는 대규모 임상으로 동등성을 입증했다면, 앞으로는 정교한 분석 데이터와 제조공정의 일관성이 허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 |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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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아닌 대형사가 유리…‘개발’보다 ‘상업화’가 승부처 일각에서는 임상 3상 면제로 개발비 부담이 줄어 중소 바이오시밀러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는다. 그러나 업계 시각은 다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 부담 완화는 산업 전반에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바이오시밀러는 개발에 성공했다고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생산과 공급, 허가, 글로벌 판매까지 전주기 역량이 필요한 사업”이라며 “규제 완화로 초기 진입장벽은 낮아질 수 있지만 결국 생산능력과 품질관리 체계, 허가 경험, 글로벌 상업화 역량을 갖춘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대기업들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임상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면 대형사는 절감된 자원을 추가 파이프라인 확보에 재투자할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임상을 건너뛰더라도 CMC 구축과 품질관리, 글로벌 허가 대응이라는 새로운 장벽을 넘어야 한다. 개발은 쉬워질 수 있지만 사업은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셈이다.
퍼스트무버 경쟁 역시 이전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관계자는 “아직 제도가 본격 적용된 사례가 없어 시장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유럽과 미국에서는 임상 데이터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 공급 안정성, 기업 인지도, 가격 경쟁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기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주도하는 흐름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