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딥노이드(315640)가 오는 11월부터 1300억원 규모 국내 뇌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영상진단보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입한다. 딥노이드는 점점 매출 규모를 키워가는 산업AI 사업과 별개로 이 시장에서만 26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고시 일부개정안 행정예고에 성인 뇌동맥류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기공명혈관조영 영상을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 뇌동맥류 검출’이 추가됐다.
행정예고에는 회사이름과 제품명이 적히지 않았지만, 행정예고에 올라온 기술의 영문명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홈페이지 내 혁신의료기술 현황에 올라온 딥노이드 ‘딥뉴로’(DEEP:NEURO)에 대한 신의료기술 영문 명칭과 동일한 것을 토대로 이 제품이 딥뉴로임을 추론해 볼 수 있다.
| 보건복지부의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고시(자료=보건복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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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의견제기가 없을 경우 정식 고시는 행정예고 이후 일주일 이내 이뤄진다. 통상 혁신의료기술 선정부터 고시까지 한달반가량 걸리지만 이례적으로 약 2주만에 절차가 진행된 셈이다.
딥뉴로는 빅데이터 및 AI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뇌혈관 MRA 영상에서 뇌동맥류로 의심되는 이상부위를 검출함으로써 의료인의 진단 결정을 돕는 소프트웨어다.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관계부처에서 혁신의료기기로, 지난 14일에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최종 평기를 통해 최종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예상보다 이른 고시 덕에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절차에 다음달 바로 돌입할 수 있게 됐다. 딥노이드는 11월부터 약 13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3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7일 이내 재평가를 거쳐 보험수가 적용 여부가 결정된다.
뇌혈관질환은 한국에서 사망률 4위의 질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 개방포럼에 따르면 뇌동맥류 등 국내 뇌혈관질환 환자 수는 연간 약 110만명에 달한다.
정기검진에도 포함된 뇌 MRA 검사는 뇌혈관의 세밀한 형태나 뇌혈관 내 혈류의 흐름을 검사한다. 뇌동맥류 파열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어렵지만, 뇌출혈을 일으키기 전 뇌 영상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영구 장애를 피하고 목숨을 지킬 수 있다. 병원에서도 MRA는 30~40대 성인 중 흡연이나 음주를 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뇌혈관질환 예방차 검사를 권한다.
| 뇌혈관질환 확진자 수 (자료=HIRA, 딥노이드 가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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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의심 증상으로 MRA 검사를 하는 경우, 추적관찰을 위해 의심환자가 재차 MRA 검사를 받는 경우 등을 감안하면 실제 케이스는 뇌혈관질환 확진환자 수인 110만의 2~3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딥노이드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고 가정하면 2025년에는 딥뉴로를 통한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사에서는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딥뉴로와 유사한 영상진단보조 AI소프트웨어의 경우 기업이 검사 건당 약 4만원을 가져간다. 이를 토대로 산술계산했을 때 MRA 검사에 활용되는 영상진단보조 AI소프트웨어의 시장 규모를 추산하면 대략 1300억원 규모가 된다. 딥노이드가 20% 점유율 달성에 성공할 경우 2025년에는 단일 제품으로만 약 260억원을 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식약처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돼 임상현장에서 활용가능한 동일 적응증의 영상진단보조 AI소프트웨어는 딥노이드가 유일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비급여를 통한 매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관건이다. 실제로 같은 트랙을 통해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졌음에도 처방 건수는 손에 꼽히는 수준에 불과한 사례가 드물지 않다. 이에 대해 딥노이드 관계자는 “고시가 이뤄지자마자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과 이후 절차를 준비 중”이라며 “(고시 등) 현재 진행상황을 감안하면 다음달부터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고 11월 중 바로 환자등록이 이뤄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