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혈액암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가 시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2017년 최초로 승인된 ‘킴리아’ 이후 현재까지 시판된 6종의 CAR-T치료제는 지난해 총 25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에서 출시된 CAR-T가 5종으로 늘어난 2021년 이후 해당 시장이 매년 최소 50% 이상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앱클론(174900)이나 큐로셀 등은 후발 CAR-T치료제 개발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 미국과 유럽연합 등 주요국에서 시판된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치료제는 6종이다. 왼쪽 위부터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와 ‘테카투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레얀지’와 ‘아벡마’, 미국 얀센과 중국 레전드바이오텍의 ‘카빅티’다. (제공=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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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위 ‘예스카타’...2022년 첫 10억 달러 돌파CAR-T 치료제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수용체와 결합할 수있는 단백질을 T세포 표면에 발현시킨 유전자 세포치료제다. CAR-T는기존 항암제로 소용없는 재발성 불응성 암환자를 완치 시킬 수 있는 약물로 알려졌다. 현재 CAR-T치료제 혈액암 관련 적응증만 획득했으며 고형암을 대상으로 개발된 것은 없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CAR-T치료제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라 있는 약물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의 예스카타다. 미국 승인 기준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승인된 후발약물이었다. 킴리아와 예스카타는 모두 혈액암을 일으키는 B세포 표면에 CD19를 타깃한다. 최초 승인 당시 이들은 ‘성인 거대 미만성 B세포 림프종’(DLBCL)이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등 환자 대상 3차 치료제였다.
길리어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예스카타 매출은 8억7100만달러(당시 한화 약 9960억원)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해당 제품의 누적 매출이 8억2300만 달러로 전년 총매출과 엇비슷했다. 이중 3분기 매출은 3억1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1%나 성장했다. 이를 종합하면 회사 측은 2022년 예스카타의 총 매출은 12억~13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스카타의 매출은 올해 더 큰폭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등이 각각 지난해 5월과 10월, DLBCL 및 ALL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예스카타를 승인하면서다. 환자에게 도입할 수 있는 치료 시점이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국내 CAR-T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적응증 확장면에서 예스카타가 CD19 타깃 CAR-T 치료제인 킴리아 등을 압도하고 있다”며 “킴리아의 경우 2차 치료 적응증이 미국에서 반려됐다. 이 두 약물보다 늦게 출시된 CD19 타깃 CAR-T치료제 2종(테카투스 및 브레얀지)의 경우 미국에선 통과했지만, EU에서는 아직 심사를 받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예스카타에 밀린 킴리아의 매출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된 킴리아의 2022년 총 매출은 5억 3600만 달러(한화 약 6537억원)로 예스카타 추정치의 절반 이하로 뒤쳐지게 됐다.
다발성 골수종 대상 ‘아벡마·카빅티’ 시장성 大2020~2021년 사이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길리어드의 ‘테카투스’와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레얀지’ 및 ‘아벡마’ 등도 각각 지난해 매출 3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카투스와 브레얀지 등은 예스카타처럼 CD19 타깃 CAR-T치료제다. 테카투스는 현재 미국에서 DLBCL 대상 2~3차 치료제로 쓰이며, 브레얀지도 미국과 일본에서 같은 적응증으로 2~3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두 약물 모두 유럽에서 2차 치료제 진입을 위한 심사를 받는 중이다. 반면 아벡마는 B세포성숙항원(BCMA)를 타깃하며, FDA와 EMA가 각각 2021년 3월과 8월에 다발성 골수종 적응증 환자의 4차치료제로 승인됐다.
각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테카투스는 8100만 달러(약 1002억원), 브레얀지는 4400만 달러(약 54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47%씩 매출이 올랐다. 같은 기간 아벡마는 7500만 달러(약 92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분기마다 매출이 400~600%씩 성장했다. 아벡마는 2022년 한해 동안 2억5000만~3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미국 얀센과 중국 레전드바이오텍이 공동개발한 ‘카빅티’(실타캡타진 오토류셀)가 지난해 2~3월 사이 미국과 유럽에서 다발성 골수종 대상 4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됐다. 얀센에 따르면 아벡마의 매출 성장과는 별개로 지난해 3분기 카빅티는 5500만 달러(약 68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매출은 5억 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6종의 CAR-T를 모두 합하면 지난해 25억 달러 수준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약물 종류가 다양해진 2021년 이후 CAR-T시장 성장률은 최소 50% 이상씩 성장 중이며 관련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큐로셀과 앱클론 등이 2024년 국내 품목허가를 목표로 혈액암 대상 CAR-T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제공=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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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시장 노리는 앱클론·큐로셀...“킴리아부터 넘어서자”한편 국내 시장에 도입된 CAR-T치료제는 킴리아뿐이다. 나머지 시판된 CAR-T는 국내 도입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 2024년 내 출시를 목표로 주력 후보물질의 임상을 진행 중인 큐로셀이나 앱클론은 효능 면에서 킴리아를 넘어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큐로셀은 국내사 최초로 CAR-T치료제 후보물질 ‘CRC01’의 임상 1/2상에 돌입했다. 회사는 지난해 6월 ‘유럽혈액학회 연례학술대회 2022’에서 킴리아 대비 우수한 완전관해율(완치)을 달성했다는 중간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회사는 우선 국내 시장에 도입된 킴리아를 확실히 넘어서기 위해, 예스카타처럼 2차 치료제 적응증 획득하기 위한 시도도 진행할 예정이다.
앱클론도 지난해 5월 첫 환자에게 자사 CAR-T치료제 후보 ‘AT101’를 투약하며 국내 임상 1/2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앱클론 측은 “예스카타나 킴리아가 붙는 곳과 다른 CD19의 에피토프(부위)를 타깃하는 것이 AT101의 경쟁력”이라며 “기존 CAR-T를 쓰고도 병이 재발하는 환자에게도 자사 물질을 적용해 볼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큐로셀과 앱클론 등은 킴리아 등의 사례처럼 임상 1/2상 결과로 3상없이 혈액암 대상 3차치료제로 시장진입을 시도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