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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미용 의료기기 기업 비올(335890)이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원천기술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승소로 원천기술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향후 비올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비올은 마이크로니들 RF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인 인모드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인모드와의 소송이 현실화하면 그 결과에 따라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RF 시장에 변곡점이 발생할 전망이다.
지난 20일 비올은 국내외 9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예비판결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북미 기업인 △큐테라 △사이노슈어 △카르테사 에스테틱 △에스테틱 바이오메디칼 △엔디메드와 국내 기업 △루트로닉 △이루다 △제이시스메디칼 △쉬앤비 중 엔디메드를 뺀 8개 기업은 소송 중 특허 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합의했다. 엔디메드는 끝까지 소송 결과를 기다렸지만, 특허 침해가 인정됐다.
비올은 이번 승소 후 2차 소송을 예고했다. 비올 관계자는 “이번 소송에서 제외된 다른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허 침해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며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2차 소송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인모드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제품 ‘모피어스8’.(사진=인모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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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특허 침해 소송 검토...사실상 인모드 겨냥비올의 핵심은 마이크로니들 고주파(RF) 원천기술 ‘Na Effect’다. 비올을 창업한 라종주 고문은 바이폴라 고주파 비절연 마이크로니들(Bipolar RF non insulated microneedle)에 따른 피부 반응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와 연관된 기술이 Na Effect 인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Na Effect 기술 관련 확보한 특허(출원+등록)는 올해 상반기 기준 102건에 달한다.
라 고문은 2019년 비올 경영권을 디스플레이 기업 DMS에 매각했지만, 고문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특히 미국에 세렌디아라는 법인을 설립해 마이크로니들 원천기술 특허를 갖고 있고, 비올 미국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특허 침해 소송을 직접 진행하고 있는 곳도 세렌디아다. 비올과 세렌디아는 현재 2차 특허 침해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데, 대상은 마이크로니들 RF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인모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인모드 외 비올 특허 장벽과 특허 소송으로 인해 대부분 마이크로니들 RF 기업은 미국 내 수입 제한 및 판매가 중지됐기 때문이다.
비올 측은 아직 2차 소송을 면밀히 검토 중이고 대상 기업도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비올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 RF에서는 우리 방식을 통하지 않고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 현지에서 기소되지 않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2차 소송을 검토 중인 기업 중 국내 기업은 없고, 글로벌 기업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비올이 기소하지 않은 기업 중 글로벌 기업은 인모드 뿐이다.
인모드는 미용 의료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7230억원, 영업이익 2875억원을 거뒀다.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1조9417억원에 달한다. 미국 마이크로니들 RF 시장 점유율은 약 66%로 해당 분야 1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올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2차 특허 침해 소송은 인모드를 타깃하고 있다”며 “소송에 대한 검토 후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소송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비올 실적 전망.(자료=KB증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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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모드 패소시, 비올이 美 시장 장악?...업계는 신중론관건은 비올이 인모드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을 때 결과 및 그에 따른 미국 마이크로니들 RF 시장 지형 변화다. 비올 측이 언급했듯이 마이크로니들 RF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타사가 비올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는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회사 측의 확고한 입장을 고려하면 승소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는 게 중론이다.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RF 시장 규모는 1조원 정도다. 이제 막 시장 개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연평균 성장률이 8~10%에 육박한다. 이중 미국 시장은 4000억원 규모로 글로벌 시장 대비 약 40%를 차지한다. 인모드가 미국에서 66%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관련 매출은 약 2640억원 정도다. 이를 비올 제품이 대체한다면, 회사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올은 지난해 매출 425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예상 매출은 약 566억원으로 집계된다.
비올 측은 시장 대체가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비올 관계자는 “패소 시 단순히 제품만 빠지는 게 아니라 제품을 들여놨던 기존 병원들은 소모품 문제로 해당 제품을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상존한다. 몇 억짜리 제품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건 병원 측에서는 너무나 큰 손실”이라며 “이런 부분 때문에 대부분 합의를 시도하는 경향이 크다. 물론 소송을 끝까지 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여러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특허 침해 소송에서 패소하는 기업 제품은 수입 금지가 돼 판매가 중단된다”며 “다만 소송전을 끝까지 가기보다는 합의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1차 소송에서 9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합의에 나선 것도 판매 중단 등의 최악의 경우를 피하고, 로열티나 합의금으로 해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아직 소송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지만, 인모드와 소송도 합의를 통한 방법 모색이 현실적이다. 하지만 특허 침해를 인정받으면 인모드의 확장세에는 걸림돌이 생길 것이고, 제품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뛰어난 비올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