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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파마 HL036 도입한 中제약사도 임상 실패 확정적…기술반환될까
  • 하버바이오메드 중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 유의성 확보 어려울 전망
  • HL036과 HL161 함께 기술이전한 계약 중 HL036만 반환 가능성
  • 등록 2023-05-30 오전 9:15:30
  • 수정 2023-05-30 오전 9:15:30
이 기사는 2023년5월30일 9시1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한올바이오파마(009420)가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HL036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HL036을 기술도입한 중국 제약사도 임상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올바이오파마는 추가 기술료 수령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기술반환에 대한 부담감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제약사 하버바이오메드는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도입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HBM9036)의 임상 3상을 곧 종료하고 올해 안으로 데이터를 정리해 결과 발표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HL036과 HL161 개발 진행 상황. (사진=한올바이오파마)
유의성 확보 못한 한올바이오파마 임상과 판박이…기대감 낮아

하버바이오메드는 2017년 9월 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와 자가면역질환치료 항체신약 ‘HL161’의 중국(대만, 홍콩, 마카오 포함) 내 독점적 개발 및 사업권을 총 금액 1020억원에 확보한 뒤 2018년 임상 2상에 이어 2020년 11월부터 임상 3상에 나섰다.

하버바이오메드가 진행 중인 HL036 임상 3상은 지난 2년반 동안 진행됐지만, 결과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임상 3상과 디자인 및 설계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버바이오메드는 임상 대상자에게 0.25% HL036 점안액을 8주 동안 매일 2회 투여해 위약군과 비교 시험 중으로 이는 한올바이오파마의 투여방법 및 용량과 차이가 없다. 임상 시험 평가 기준도 최소 6개월 이상의 안구건조 증상, 쉬르머 테스트 점수, 결막 발적 척도에 따른 결막 발적 점수 등으로 상당히 비슷하다.

또 하버바이오메드는 임상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평가변수’로 각막의 상부·중앙부·하부를 총 평가하는 ‘전체 각막 염색 점수’(TCSS)를 설정했는데, 이미 한올바이오파마가 중앙부와 하부 각막 염색 점수를 평가한 각각의 임상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도출하지 못했던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버바이오메드의 HL036 임상 3상 진행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하버바이오메드가 진행 중인 HL036 임상 3상은 미국 IDMC(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 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로부터 총 두 차례 중간분석을 받은 바 있다. IDMC는 임상시험 중간단계에서 환자에게 끼치는 약물의 효과나 부작용 등을 모니터링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IDMC는 지난해 1월 하버바이오메드의 HL036 임상 3상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이어 실시된 지난해 10월 중간분석에서는 효능 경향(efficacy trend)이 불충분하다는 판단과 함께 임상 중단을 권고했다.

IDMC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하버바이오메드는 그동안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임상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권고 이후 추가 환자 모집에는 나서지 않으면서 계획된 임상 목표인원 674명을 다 채우지 못했고 결국 반쪽짜리 임상에 그치게 됐다.

HL036 기술이전 계약 해지 가능성도

하버바이오메드는 기존 등록이 완료됐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번 임상 3상을 마치고,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향후 HL036의 개발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와 하버바이오메드는 계약 당시 임상, 허가, 상업화 미실현시 기술이전 계약이 종료될 수 있다고 명시해 놨기 때문에 이번 임상 결과에 따라 기술반환이 될 수 있다.

HL036은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인 TNFα를 억제해 안구의 염증반응을 개선하는 기전의 의약품인데, 이미 국내외에서 항염증과 각막 손상 개선을 통한 근본적 치료제가 개발 중이어서 기술이전 계약 해지 가능성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올바이오파마와 하버바이오메드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 총 금액은 1020억원이며 이 중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은 400만달러(약 50억원)다. 다만, 한올바이오파마는 하버바이오메드와 HL036와 HL161를 한꺼번에 기술이전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하버바이오메드 측에서 임상이 순항 중인 HL161을 제외하고, HL036에 대해서만 반환을 원하는 경우 각각 물질에 대한 가치를 계산해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시장 분석 기관 등에 따르면 HL036이 타깃으로 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5년 7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HL161이 타깃하는 자가면역질환 항체의약품의 경우 60조원으로 추정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술반환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혹시 기술반환하게 되는 경우 계약을 통해 HL036와 HL161을 구분해 계약을 다시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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