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바이오 반등장 속 리가켐의 승부수…‘후발주자’ 넘어 내성 시장 겨냥 [바이오 맥짚기]

  • 등록 2026-10-17 오전 7:00:09
  • 수정 2026-10-17 오전 7:00:09
이 기사는 2026년10월17일 7시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손민지 기자]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16일 국내 제약·바이오 종목에도 훈풍이 불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와 삼양바이오팜(0120G0) 등이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리브스메드(491000)와 한스바이오메드(042520), 엘앤씨바이오(290650),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이날 코스닥 시장에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시장 전반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업종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종목별 상승을 이끈 뚜렷한 개별 호재는 제한적이었다. 업계에서도 이날 상승분은 업종 전반의 낙폭을 되돌리는 성격이 강하고, 개별 기업의 임상이나 실적 등 구체적인 재료가 주가에 반영된 경우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반도체주로 자금이 크게 쏠리면서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주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며 “이 흐름이 조금 정리되면서 반등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회복되려면 한참 남았다”고 말했다.

리가켐, CLDN18.2 ADC 임상 첫발

바이오 반등장 속 리가켐의 승부수…‘후발주자’ 넘어 내성 시장 겨냥 [바이오 맥짚기]
이런 가운데 개별 재료가 있었던 종목으로는 리가켐바이오가 꼽힌다. KG제로인 엠피닥터(MP DOCTOR·옛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8.60%(5400원) 오른 6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7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주가 상승은 리가켐바이오가 자체 개발 중인 클라우딘18.2(CLDN18.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LCB02A’이 글로벌 임상 1·2상에서 첫 환자 투여를 마쳤다는 소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LCB02A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했다. 첫 환자 투여는 15일(현지시간) 북미 소재 임상 기관에서 이뤄졌다.

이번 임상은 기존 치료에 실패한 CLDN18.2 양성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최대 191명을 모집해 먼저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고, 적정 투여량을 찾는다. 이어 용량 확장 단계인 임상 2상에서는 위암·위식도접합부암·췌장암 등 CLDN18.2를 발현하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 효과를 살펴볼 계획이다.

CLDN18.2는 위암과 췌장암 등 일부 고형암에서 나타나는 단백질이다. 암세포에 많이 나타나는 표적을 찾아 약물을 전달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어 항암제 연구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CLDN18.2를 겨냥해 허가된 치료제로는 아스텔라스의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가 있지만, 이는 ADC가 아닌 단일클론항체다. CLDN18.2 표적 ADC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제품은 아직 없다. 리가켐바이오 입장에서는 시장이 아직 형성되는 단계인 만큼, 임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해 먼저 상업화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 셈이다.

후발주자 리가켐의 승부수는 ‘다른 페이로드’

LCB02A의 차별점으로 회사가 강조하는 요소는 항암 약물 성분인 ‘페이로드’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항암 약물을 붙여 암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LCB02A는 리가켐바이오의 자체 ADC 플랫폼 ‘컨쥬올’을 기반으로 CLDN18.2 표적 항체에 엑사테칸을 결합했다. 엑사테칸은 토포아이소머라제1(Topo1) 저해제 계열 페이로드다. 회사는 혈액 속에서 안정성이 높은 링커를 적용해 항체 하나에 약물 네 개를 붙인 균일한 구조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임상 개발이 앞선 중국이나 글로벌 기업의 후보물질은 다른 계열의 페이로드를 사용하고 있다”며 “LCB02A는 비임상시험에서 비교 대상 ADC보다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페이로드 차이가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진입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른 기업이 먼저 개발한 후보물질이 허가를 받아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해당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내성이 생기거나 다른 치료 선택지가 필요한 경우 LCB02A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앞선 후보물질과 직접 경쟁하는 시장뿐 아니라, 그 약을 쓴 뒤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다른 페이로드를 활용한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는 시장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는 23~27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Congress 2026)에서 에서 LCB02A의 비임상 연구 결과와 글로벌 임상시험 설계를 담은 포스터 2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컨쥬올 플랫폼과 엑사테칸을 결합한 후보물질의 개발 근거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첫 임상 결과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첫 환자 투여가 시작된 단계라 결과 발표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내년 하반기부터 초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늦어도 내후년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화 방식은 자체 개발과 기술이전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LCB02A를 임상 후기까지 자체 개발할지, 임상 과정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을지는 향후 데이터와 계약 조건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관계자는 “좋은 파트너십 기회가 있다면 기술이전도 추진할 수 있다”며 “현재는 자체 임상과 기술이전 모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