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주력 사업인 제약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2025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
이두현(사진) 비보존제약 회장이 지난 2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올해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비보존제약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화장품을 비롯해 광·헬스케어사업을 정리하고 제약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이두현 회장의 복안이다.
| 이두현 비보존제약 회장.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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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영업흑자 전환해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비보존제약의 체질 개선 노력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매출 591억원, 영업손실 185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일반의약품 사업의 경우 바이알 라인 신규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늘렸다”며 “유력 제약사들과 과감한 코프로모션 등을 통해 사업을 빠른 속도로 성장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의약품 사업부문은 제이비카정 등 만성질환 치료제와 함께 다파로진정 등 신제품 성장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비보존제약이 제약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첨병으로 비마약성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이 꼽힌다. 오피란제린은 이 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신약이다. 이 회장은 2008년 비보존 설립 당시 다중타깃 약물 개발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고 신물질을 선별하면서 오피란제린을 개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생물심리학 박사과정을 거쳐 10여년간 암젠, 존슨앤드존슨, 일라이릴리 등에서 진통제 개발에 참여한 전문가다.
비보존제약이 오피란제린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세계 최초 다중 수용체 표적 비마약성 진통제이기 때문이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8월 오피란제린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사전 검토를 신청했다. 비보존제약은 내년 하반기 오피란제린의 국내 판매 개시를 예정하고 있다. 아울러 비보존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 재도전 및 임상 3상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오피란제린의 경쟁 비마약성진통제의 경우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이온 채널 유전자 하나를 억제해 통증 신호를 억제한다”며 “반면 오피란제린은 두 개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한다. 두 개 수용체 중 한 수용체는 말초기전과 중추기전을 갖고 있기 때문에 통증 신호 체계를 삼중으로 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염진통제는 주로 경증의 통증에만 효과가 있지만 오피란제린은 중등도와 중증 통증에 효과가 있다”며 “그동안 모든 임상시험에서 우려할 만한 부작용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비보존제약은 주사제 제형을 변경한 스프레이와 크림 등 오피란제린 외용제도 개발하고 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 4월 오피란제린 외용제에 대한 임상 2상을 완료해 안전성과 진통 효능을 확인했다. 비보존제약은 내년 1분기까지 제형을 확정하고 2분기 중 임상 3상 시험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오피란제린 외용제는 2025년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미 주사제에 대한 자료 검토가 이뤄졌기 때문에 심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사제보다 제품 편의성이 개선된 만큼 저변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마약성 진통제시장은 항암제, 당뇨치료제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시장은 2030년에 약 100조원으로 추정된다.
비보존제약은 오피란제린의 기술 이전 및 공동개발과 관련해 국내외 제약사와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비보존제약은 글로벌 제약사와 미국을 제외한 권역에서 권역별 기술 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권역별 대표 글로벌 제약사들이 마케팅 분석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약사들의 마케팅 분석을 통해 기술 이전을 위한 거래 규모 등이 결정된다. 거래 규모가 크든 작든 가까운 시일 내 최소 한 건의 기술 이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임상 3상 재개 후에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다음 달 초에 개최되는 바이오유럽에서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대형 제약사와도 오피란제린에 대한 공동 영업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논의하고 있다”며 “국내 대형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투자 및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자금적 협력을 통한 공동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실적 퀀텀점프할 수 있는 원년될 것”비보존제약은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중독 예방 및 치료를 위한 경구용(먹는) 약물중독치료제(VVZ-2471)의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VVZ-2471은 약물중독치료제 중 유일하게 중독과 통증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두가지 수용체 mGluR5와 5-HT2AR을 동시에 억제한다.
VVZ-2471은 비보존제약이 자체 개발한 다중타겟 플랫폼기술로 개발돼 약물 중독까지 효능이 확장된 신약이다. 비보존제약은 향후 미국에서 모르핀 중독에 대한 임상 2상과 신경병성 통증에 대한 국내 임상 2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보존제약은 노인성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 치료제(VVZ-3416)의 임상 1상을 내년 3분기에 진행할 계획이다.
비보존제약은 위탁생산(CMO) 사업도 강화한다. 비보존제약은 증설을 통해 제품 생산 능력을 두배 늘릴 예정이다. 현재 비보존제약의 제품 생산 능력(최대 생산량)은 △내용고형제(1개 라인·정제 6억정/년, 경질캡슐 1억5000만캡슐/년, 건조시럽 250만병/년) △내용 액제(3개 라인·병(500㎖), 바이알(20~30㎖) 2000톤/1년) △연고·크림제(1개 라인 크림제(450~500g) 250톤/1년) 등이다. 비보존제약의 위탁생산 매출은 올해 9월 말 기준 약 1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0%이상 증가했다.
이 회장은 “과거 시럽 등의 액제 위주 위탁생산업을 고형제 위주로 전환한 결과”라며 “궁극적으로 위탁생산사업에서 연 25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보존제약은 오피란제린 개발 과정을 통해 이미 글로벌 품질관리 기준에 매우 익숙해져 있고 많은 경험을 축적해 놓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과 노우하우들을 기준으로 비보존제약의 품질관리가 이뤄졌다. 곧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가 확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은 비보존제약의 실적이 퀀텀점프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2년 내 1000억원, 5년 내 30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일으키는 제약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