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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미국에서도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2022년 설립된 신생 벤처 멧세라(Metsera)가 나스닥 상장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디앤디파마텍(347850)에서 기술도입한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美 바이오 IPO 대어 ‘멧세라’ 나스닥 데뷔 ‘대성공’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멧세라는 3일(현지시각) 기업공개(IPO) 절차를 마치며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멧세라는 공식 출범 9개월 만에 시리즈 A, B를 거쳐 나스닥 상장까지 신청했다. 시리즈 A, B를 통해 5억달러(약 73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한 데 이어 이번 기업공개(IPO)로 공모자금 2억7500만달러(4000억원)를 추가로 확보했다.
예상보다 더 많은 공모자금이 유입됐다. 멧세라는 당초 공모가를 15~17달러를 목표로 하면서 2억2900만~2억6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나스닥 시장에서 2025년 IPO 계획을 발표한 바이오기업 중에서도 상위 25%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올해 나스닥 IPO 시장의 바이오 대어(大魚)였던 셈이다. 멧세라의 공모가는 당초 목표치를 상회한 18달러로 확정되면서 공모자금이 더 불었다.
멧세라는 지난달 31일 나스닥 상장 첫 날 공모가보다 높은 25.5달러로 개장해 공모가(18달러) 대비 47.2% 상승한 2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멧세라는 이번에 보통주 1527만7778주를 발행했으며, 이는 총 발행주식수(1억304만주) 대비 14.8%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따라서 현재 주가(27.8달러) 기준 멧세라의 시가총액은 28억6438만달러(4조18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이오텍에 대한 어려운 상황 속 나 홀로 호황이었다”며 “펩타이드 생산과 원가경쟁력은 최근 비만치료제 투자 시장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사항으로 이를 차별화해 강점으로 내세웠다는 것이 자금 조달 및 나스닥 상장 흥행 성공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고 평했다.
멧세라, 디앤디파마텍 기술 R&D 비용 증액할 듯이처럼 멧세라가 나스닥 상장 흥행에 성공하면서 멧세라에 다수의 기술이전을 실시한 디앤디파마텍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멧세라는 디앤디파마텍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플랫폼 ‘오랄링크’(ORALINK)가 적용된 총 6개 품목을 기술도입한 파트너사이기 때문이다. 멧세라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R&D 속도가 빨라지면 디앤디파마텍의 마일스톤 수령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감돌고 있다.
앞서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4월 멧세라에 GLP-1 계열 경구용 펩타이드 비만치료제 ‘DD02S’와 경구용 GLP-1·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글루카곤 수용체 삼중 작용제 ‘DD03’의 권리를 넘기는 조건으로 총 5500억원 규모(선급금 130억원 포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월에는 협력 범위를 확장해 GLP-1·GIP 이중작용제 ‘DD14’, 경구용 아밀린 계열 ‘DD07’, 주사용 GLP-1·GIP·글루카곤 삼중작용제 ‘DD15’를 추가하면서 계약 규모를 총 1조466억원으로 확대했다.
멧세라는 디앤디파마텍에 1000만달러(약 130억원)의 선급금을 지급했으며, 다양한 개발 마일스톤 달성 시 최대 1억3000만달러(1890억원)을 디앤디파마텍에 제공할 예정이다.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은 최대 2억4750만달러(3610억원) 규모이다. 여기에 한자릿수 로열티가 추가된다.
 | 멧세라의 2023년, 2024년 연구개발비 (자료=멧세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IPO 증권신고서(S-1/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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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세라는 디앤디파마텍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멧세라가 지난해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MET-224o, MET-002o, MET-AMYo)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1791만9000달러(260억원)였다. 같은해 연구개발비 총액(6860만달러)의 26.1%를 투자한 셈이다. 올해 IPO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만큼 연구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멧세라의 해당 플랫폼 연구개발에 속해있는 프로젝트는 모두 디앤디파마텍과 연관 있다. MET-224o와 MET-002는 DD02S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MET-AMYo는 MET-224o와 병용요법을 검토 중인 경구용 아밀린 유사체이기 때문이다. 또 MET-AMYo는 멧세라의 플랫폼 ‘할로’(HALO)와 ‘모멘텀’(MOMENTUM)을 사용해 개발 중인 경구용 아밀린 유사체이다. 이 중 모멘텀은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 기술이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멧세라는 지난해 10월 캐나다보건부로부터 MET-224o의 전신 펩타이드인 ‘MET-002’(DD02S)를 활용한 경구 펩타이드 전달 플랫폼의 제형 최적화 시험 승인을 받고 투약을 개시했다. 제형 최적화와 함께 MET-224o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MET-002의 제형 최적화 시험 결과를 통합한 MET-224o 임상 1/2상을 진행하는 게 멧세라의 목표다. 멧세라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해당 임상 1/2상을 개시할 예정이며, 올해 말 예비 결과를 보고할 방침이다. 멧세라 측은 “MET-224o가 생물학적 제제로 승인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BLA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연말 데이터 공개될 ‘MET-224o’ 게임체인저 될까보유 파이프라인 중에선 올해 말 임상 1상 데이터가 공개될 MET-224o에 이목이 쏠린다. MET-224o는 주사제와 유사한 약효와 내약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경구용 비만치료제다. 멧세라는 경구제형으로 주사제형과 유사한 성능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판 중인 비만치료제들이 주사제형인 만큼,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등장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멧세라의 파이프라인 현황 (자료=멧세라의 IPO 증권신고서(S-1/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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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파마텍의 DD02S의 생체이용률이 월등히 높았던 만큼, 멧세라에선 모멘텀 기반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생체이용률 4~6%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경쟁약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Rybelsus)의 생체이용률 0.05~0.6%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앞서 디앤디파마텍은 비글견 동물모델 시험에서 DD02S의 생체이용률이 5%에 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리벨서스 대비 약 10배의 경구흡수율을 보인 만큼, 생산 단가도 약 70%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앤디파마텍도 멧세라의 나스닥 상장이 자사의 주요 파이프라인 R&D 속도를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멧세라의 나스닥 상장이 디앤디파마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DD02S를 포함한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