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피플바이오(304840)는 올해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키트 ‘알츠온(AlzOn)’의 내수 확장에 방점을 찍고 매출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적어도 지난해보다 연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알츠하이머병 혈액검사키트 ‘알츠온(AlzOn)’ (사진=피플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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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피플바이오는 올해 수출보다는 내수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경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알츠온 검사 서비스를 통해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보다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파트너링 계약 해지의 나비효과이 같은 경영 전략 방향 선회는 최근 싱가포르 허가가 지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피플바이오는 지난 27일 싱가포르 유통업체 ‘올에이츠(All Eights Pte Ltd)’와 체결한 20억원 규모의 알츠온 공급계약을 취소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피플바이오는 지난해 4월 29일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에 전체 평가 제도를 통한 제품등록 신청을 완료했다. 1년이 지나도 허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피플바이오는 올에이츠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파트너사를 구하기로 했다.
HSA 제도 개정안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의료기기 승인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전체 평가 제도를 사용하거나 호주, 캐나다, 일본, 미국, 유럽의 의료기기 규제기관 중 최소 한 곳으로부터 허가를 따야 한다. HSA는 알츠온이 2020년 11월에 획득한 유럽 CE 인증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피플바이오는 빠른 시일 내에 일본, 캐나다 등의 허가를 획득한 후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캐나다와 일본 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올해 내에 싱가포르 허가를 획득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준비했던 캐나다 허가의 경우 현재 장비면허(MDL) 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연내에 캐나다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PDMA) 승인은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는 2~3년 내에 획득할 계획이다.
따라서 싱가포르 시장 진출 지연으로 인해 올해 수출에 따른 전체 매출 견인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필리핀 외에 연내 새로운 수출 대상 국가가 추가될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연매출 100억 목표로 국내 시장 공략 속도 ↑피플바이오의 연매출 목표도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생겼다.
피플바이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 연매출 150억~200억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키움증권도 지난해 피플바이오가 해외 사업 모멘텀을 발판으로 올해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하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추정은 올해 싱가포르 허가 획득 후 20억원의 알츠온 공급 매출이 발생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피플바이오는 올해 국내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면서 연매출 1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연매출 44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피플바이오는 지난해 알츠온 국내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7배 이상 급증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10억원을 넘기지 못했던 연매출을 단번에 44억원까지 끌어올리면서 매출원가가 매출액보다 많았던 기형적인 손익 구조에서도 벗어났다.
이러한 국내 매출 증가는 지난해 하반기 자체적인 영업 조직을 구축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피플바이오는 지난해 화이자 출신 인력을 영입해 내부 영업 조직을 갖추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5대 메이저 수탁검사 기관 등 주요 검사서비스 기관에 대한 혈액진단키트 서비스 세팅을 완료했지만, 알츠온 도입 의료기관 수 증가세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5대 수탁기관과 계약하면 알츠온을 도입하는 의료기관 수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영업 조직을 따로 세팅하기 시작하니 일주일에 도입 의료기관이 14~15곳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알츠온을 도입한 의료기관 수는 230여 곳에 이른다.
피플바이오는 현재 15명 정도로 구성된 국내 영업 조직을 통해 도입 의료기관 수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또한 28일에는 DKSH코리아와 알츠온의 영업 파트너십(CSO) 계약을 체결하면서 종합병원 위주 영업에서 벗어나 1차 의원과 클리닉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게 됐다.
아울러 피플바이오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외부에서 구입해왔던 항체, 장비 등의 내재화를 준비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2분기부터 자체 장비로 대체해 마진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장비 내재화 등을 통해 마진율을 높이면 수익구조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