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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지노믹트리(228760)의 소변기반 방광암 검사기기 ‘얼리텍-B’가 질병관리청(질병청) 유전자검사 항목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건강검진센터에서 조기 상용화가 임박했다. 아울러 얼리텍-B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제조허가도 임박해 본격적인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 얼리텍-B. (제공=지노믹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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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는 지난 26일 자사 방광암 체외 분자진단 검사 ‘얼리텍-B’가 질병청으로부터 ‘소변 기반 PENK 유전화 메틸화 검사’ 항목으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PENK 유전자는 세포 조절과 관련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메틸기’라는 화학물질이 달라붙는다. 유전자가 메틸화가 되면 세포 조절 단백질 설계도에 이상이 생긴다.
세포 조절 단백질 설계도에 이상이 생기면 암세포와 같은 비정상 세포를 만들어낸다. 암이 있으면 암세포에서 떨어져 나온 DNA 조각이 소변에도 섞여 있다. 얼리텍-B는 이 소변을 통해 PENK 유전자의 메틸화 여부를 검사한다. 이를 통해 방광암 여부를 확인한다.
질병청 유전자검사 항목 승인…검진센터 판매 길 열려 질병청 유전자검사 항목 승인은 임상 현장에서 소변, 혈액 등을 활용해 유전자·메틸화 검사를 합법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절차다. 이 제도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건강검진센터, 병원 등의 검사실에서 유전자 검사 항목으로 등재되면, 연구용이 아니라 환자 대상으로 비급여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선 미국 가던트헬스의 대장암 1차 검진용 혈액 기반 검사(제품명 쉴드)가 질병청 유전자검사 항목으로 승인받아 대형병원, 검진센터 등에 비급여로 공급 중이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질병청 유전자검사 항목 승인은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며 “이번 승인으로 얼리텍-B는 국내 검진센터에서 식약처 승인 전임에도 검진 항목에 포함시켜서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는 ‘의료기기법’에 근거해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해 시장 판매, 유통을 허가하는 제도로 질병청 승인과 구분된다.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진단기기 제조·판매가 가능하고, 의료기관은 구매가 가능하다.
검진센터 공급→식약처 허가→병·의원 확산 로드맵 지노믹트리는 얼리텍-B 질병청 승인 직후, 기존 영업 네트워크를 이용해 주요 건강검진센터와 접촉하고 있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원래는 올해 건강검진센터에 협의해서 내년부터 비급여 검진 항목 등재를 고려했다”면서 “하지만, 복수의 검진센터가 올해부터 검사항목에 포함하고 싶단 의사를 전달해왔다. 현재 분위기면 오는 4분기부터 당장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말까지 전국 200여 개 검진센터에 얼리텍-B 검사항목에 포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노믹트리 측은 “내년이 얼리텍-B 매출 원년이라고 해도, 방광내시경을 보완할 수 있어 대장암 진단기기인 얼리텍-C의 연매출(30억원 내외)은 가뿐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지노믹트리 매출은 지난 2023년 34억원, 지난해 2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노믹트리의 매출원은 현재 얼리텍-C가 유일하다.
얼리텍-B의 식약처 제조허가도 임박했다.
지노믹트리에 따르면 지노믹트리는 지난달 말 얼리텍-B의 추가 임상시험 및 중앙 병리 판독 보완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고, 최종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얼리텍-B는 혁신의료기기 지정돼 있어, 신속심사대상이다. 일정대로면 오는 9월 중 품목허가가 유력하다.
이용운 지노믹트리 사업총괄본부장은 “식약처 제조허가가 완료되면,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를 통해 빠르게 병·의원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혈액 기반 암 보조진단 검사, AI 영상판독 보조 등 새로운 의료기슐이 도입되려면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야 한다.
임상과 별개로 진행되는 이 과정은 장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가 등장했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제도는 일정기간 검사기기 의료 현장 사용을 허용하고, 이 기간 기업에게 현장에서 임상 데이터 수집을 허용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해당 진단기기의 사후평가를 통해 신의료기술평가 절차를 진행한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기간 동안엔 해당 검사기기는 비급여로 공급된다.
편의성·시장성 앞세워 비급여 확산 예고 얼리텍-B는 조기 매출 창출이 가능해진 가운데, 대규모 혈뇨 환자 수요를 흡수할 예고했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얼리텍-B 가격은 대장암 진단기기인 얼리텍-C보단 비싸게 책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얼리텍-C의 비급여 판매가는 10만원이었다.
얼리텍-B는 혈뇨 환자들의 방광암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검사기기다. 국내 50~70대 혈뇨 환자 숫자는 335만명 내외로 추정된다. 통상 혈뇨 환자의 10%가 암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얼리텍-B는 기존 건강검진 소변검사 항목에 방광암 검사만 포함시키면 된다”면서 “환자 입장에선 소변 검사만으로 방광암, 요로암 등의 위험을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검진센터 입장에서도 추가 장비 도입이나 검사 과정 변경 없이 손쉽게 적용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며 “비급여 임에도 불구, 얼리텍-B의 빠른 확산을 기대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