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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침습 검사 도입, K바이오 지방간藥 기술수출 '청신호' 켜져
  • 등록 2025-09-08 오전 7:35:33
  • 수정 2025-09-09 오후 9:43:06
이 기사는 2025년9월8일 7시3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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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대사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신약개발시 간 섬유도에 대한 평가지표로 비침습적 평가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발표 이후 간 섬유화 확인을 위해 비침습적 검사를 탐색적 지표로 활용하고 있던 MASH 치료제 개발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에 소급 적용되지 않더라도 기술수출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비침습적 평가에서 유의미한 지표를 획득한 회사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간 섬유화 측정 비침습적 평가지표, 어떤 게 있나

MASH 신약 개발시 간 섬유도를 측정할 수 있는 비침습적 평가법은 △순간 탄성측정 검사(VCTE) △자기공명탄성도 검사(MRE) △전단파 탄성측정법(SWE)과 같은 영상검사법이 있다. 영상검사법은 생검을 대체해 간 섬유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대체 지표다. 이번에 간 생검 대체 지표 활용을 제안하는 의향서를 FDA에 제출한 곳도 VCTE 측정 장비 파이브로스캔을 시판 중인 에코센스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업계에서는 영상검사법을 대체 지표로 활용하게 되면 VCTE와 MRE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 VCTE는 저렴하고 간편해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검사 결과가 유동적일 수 있고, 피검사자가 비만이거나 복수가 차 있을 때 검사 결과가 부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MRE는 영상검사법 중 간 섬유도 측정 정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 전체의 섬유화 분포를 측정하기 때문에 샘플링에 따른 오류나 편차가 적다. 다만 자기공명영상기기(MRI)를 활용한 측정법으로, MRI를 보유한 의료기관에서만 검사가 가능하고 검사 비용도 비싸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SWE는 일반 초음파 장비에 내재된 경우가 많아 접근성이 높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MASH나 비만에 특화된 측정방식이 아니라 딱 맞아떨어지는 측정법은 아니다. 또 아직까지 다른 검사보다 표준화 및 검증이 충분하지 않아 대체 지표로 채택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FDA는 대체 지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을 뿐 아직 대체 지표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FDA의 ‘검토’ 발표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MASH 치료제 개발사의 한 임원은 “FDA는 침습적인 간 생검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부터 MASH 신약 임상에서 비침습적인 마커를 항상 (간 생검과) 같이 쓰고 데이터를 잘 살피라고 FDA가 독려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FDA는 여러 MASH 개발사들의 침습적 데이터·비침습적 데이터를 같이 보면서 상관관계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 지표 도입이 확정되더라도, 이미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소급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비침습 검사 방식에 대한 FDA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인 까닭에 MASH 신약 개발사들에는 여러모로 희소식이라는 분석이다.

MASH 신약을 개발 중인 바이오텍 관계자는 “간 생검의 경우 전체 간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 1차 간 생검에서 조직을 채취했던 위치와 2·3차에서 조직을 채취한 위치가 다를 가능성이 큰데, 그러면 투약 효과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FDA가 비침습 기술이 많이 개선됐다고 파악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인 간 생검 데이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2차 평가지표로 쓰이는 비침습 데이터에서 도출한 유효한 데이터로 기술수출을 논해볼 수 있다는 뜻”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VCTE·MRE 활용 중인 국내사들…“만반의 준비 完”

국내 MASH 치료제 개발사들도 이전부터 활발히 비침습적 대체 지표를 탐색적 지표로 활용해왔다. 한미약품(128940)과 동아ST(동아에스티(170900))는 간 생검 외 VCTE를 측정하고 있다.

동아ST의 자회사 메타비아(옛 뉴로보)가 개발 중인 DA-1241은 현재 임상 2a상을 마친 상태로 아직 후속 임상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메타비아는 VCTE 점수가 포함된 FAST(파이브로스캔-AST) 점수가 투약 전후 0.559에서 0.371로 감소, 간 섬유화와 지방 축적 개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아ST 관계자는 “메타비아는 오는 11월 미국 간 학회(AASLD)에서 Da-1241의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며 “임상 2b상 진입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목표로 다양한 비즈니스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임상 2b상을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 중이고, 미국머크(MSD)에 기술수출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도 임상 2b상을 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b상 모두 VCTE 평가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내년 초,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내년 하반기 톱라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앤디파마텍이 개발 중인 MASH 치료제 DD01 (자료=디앤디파마텍)


디앤디파마텍(347850)은 임상 2상에서 VCTE뿐 아니라 MRE도 함께 측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임상 2상 중인 DD01은 총 48주차 투약이 예정돼 있는데, 12주차까지 투약한 환자들의 MRE 데이터에서 간 섬유화 개선 효과를 확인한 상태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12주까지 투약을 마친 환자의 MRE 촬영 결과 전체 환자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간 섬유화가 확인된 그룹에서도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DD01 임상 2상은 △투약 전(0주차) △투약 12주차 △투약 48주차 환자들의 MRE 촬영이 예정돼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은 “간 섬유화 측정방식으로 비침습적 방법이 자리잡으면 임상진행 속도, 투약기간 단축으로 개발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한미약품 입장에서도 향후 MASH 신약에 대한 후속 임상시험을 새로 진행할 때 임상비용 감소와 같은 이점이 기대된다”고 귀띔했다. 다만 “치료 효능을 보는 방법이 달라진 것이지 그 지표를 달성하는 것이 쉬워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임상 성공률이 갑자기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도한 기대감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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