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루게릭병 치료제인 ‘뉴로나타알’의 임상 3상 종료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코아스템켐온(166480)은 차기 신약후보물질 임상개발 준비에 나섰다. 회사는 시신경척수염(NMOSD) 근원치료제를 목표로 경쟁약물과 차별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사 코아스템켐온에 따르면 올 연말 시신경척수염 치료제 CE211NS21의 임상 1상 환자 투약에 나설 예정이다. 코아스템켐온 관계자는 “뉴로나타알 임상 3상이 끝나는 시점과 시신경척수염 임상 1상 개시 시점이 맞물리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로나타알 임상 3상은 내달 초 마지막 환자 투약이 종료될 예정이다. 이후 이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최종보고서 수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E211NS21은 뉴로나타알과 마찬가지로 중간배엽줄기세포(MSC)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이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시험계획을(IND) 승인한 임상 1상은 국내에서 시신경척수염 범주질환(NMOSD) 환자 최대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회사는 1상 환자 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의정갈등이 임상 진행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코아스템켐온이 연내 임상 1상을 개시할 시신경척수염 신약 ‘CE211NS21’의 작용기전 (자료=코아스템켐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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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척수염은 자가면역 희귀질환의 하나다. 시신경에 문제가 생겨 안구통이나 시력저하와 같은 문제가 나타나거나, 척수염으로 팔다리 움직임 장애 등을 겪을 수 있다. 평생 반복적으로 재발하는데 실명, 팔다리 마비, 배변 장애와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7년 이내 사망률이 50%를 넘는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쿠아포린-4 단백질을 공격하기 위해 생겨난 자가항체가 시신경과 뇌, 척수를 공격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혈액검사에서 아쿠아포린-4 항체를 발견하거나, 항체가 없어도 특정 증상이 있다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시신경척수염으로 진단될 수 있다. 30대부터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특히 환자의 90%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리툭시맙, 사트랄리주맙, 이네빌라주맙, 에쿨리주맙, 라불리주맙 등이 시신경척수염으로 허가받은 치료제다. 경쟁약물이 적지 않아 CE211NS21 개발이 성공하더라도 시장성에 대한 의문이 남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기존 허가 약물들과 달리 CE211NS21은 근원 치료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예컨대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로슈의 ‘엔스프링’으로 잘 알려진 사트랄리주맙은 초기에는 2주 간격으로 3번, 유지기에는 4주에 한번씩 투약해야 한다.
코아스템켐온 관계자는 “CE211NS21은 재발 방지가 아닌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기존 약물과는 차이가 있다”며 “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에서도 증세가 호전돼 보행이 가능하다는 자료를 확보해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신경척수염은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과 유사하지만 재발율이 80~90%로 더 높다. 연 평균 재발 횟수는 2~3회에 달한다. 하지 마비나 시력 손실과 같은 증상은 다발성경화증보다 심하다. 특히 단 한 번의 재발로도 시력을 잃거나 마비가 일어나는 등 완전한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근원치료제가 나타날 경우 수요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글로벌 시장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내 시신경척수염 유병률이 지속 상승하고 진단방법도 개발되고 있어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국내에만 약 1000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CE211NS21의 경우 당장 임상 1상은 국내에서만 진행하지만 1상 결과에 따라 2상은 글로벌 임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뉴로나타알의 임상 성공 및 매출 확대가 바탕이 돼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자사주 매각을 실시해 회사 운영자금을 확보했다”며 “뉴로나타알의 기술수출을 통해 CE211NS21 임상 자금 및 운영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