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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의 벽 넘으면 세계 1등'…제테마, E형 톡신으로 승부수
  • 등록 2025-04-24 오전 7:35:54
  • 수정 2025-04-24 오전 7:3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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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난 보톡스 내성 생겨서…이제 독일제만 맞아야 한다.”

유명 개그우먼은 몇 년 전 유튜브에 출연해 이 같이 고백했다.

이 고백을 풀이하면 일반적인 보툴리눔 톡신 대신 독일 머츠사의 제오민(상품명)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차이가 있다면 일반적인 보툴리눔 톡신은 900kDa(킬로돌턴)인데 반해, 제오민은 150kDa이다.

킬로돌턴은 보툴리눔 톡신 입자 크기를 말한다. 돌턴(Da)은 수소 원자 1개 정도 무게다. 여기서 킬로(k)는 1000(천)을 의미한다. 죽, 숫자가 클수록 덩치가 크고 무거운 단백질이다. 꼬마 단백질이 150kDa이면, 거인 단백질은 900kDa가 되는 것이다.

900kDa 톡신은 진짜 효과를 내는 150kDa 핵심 물질에 쓸모없는 750kDa 껍데기가 붙은 형태다. 900kDa이 택배 상자 전체를 의미한다면, 150kDA은 택배 상자 속 진짜 상품인 셈이다.

껍데기는 주름을 펴는 데는 도움이 안된다. 하지만 인간 면역계는 이 껍데기를 적으로 착각해서 공격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항체를 만들고 내성이 생긴다.

그래서 등장한 게 150kDa 보툴리눔 톡신이다. 껍데기가 없으니 면역 자극이 줄어든다. 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든단 얘기다.

150kDa 톡신으로 내성 해결? “A형 반복하면 똑같아”

그럼 150kDa 톡신으로 내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

김재영 제테마(216080) 회장(대표이사, 의학박사)은 “900kDa이든, 150kDa이든 똑같은 A타입”이라며 “자꾸 똑같은 A타입만 쓰면 결국엔 몸이 A타입 단백질을 적으로 기억하고 항체를 만든다. 시간이 지나면 면역 내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영 제테마 회장(대표이사, 의학박사)이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제테마 글로벌 R&D센터에서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현재까지 발견된 보툴리눔 톡신은 A형부터 G형까지 있다. 인체에 주로 쓰이는 것은 A형, B형, E형이다. A형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톡신이다. A형은 국소형으로 미용과 성형 시장에 주로 쓰인다.

현재의 보툴리눔 톡신 투약 행태도 내성 발현을 부추긴다.

김 회장은 노트를 꺼내 항체 내성 그래프를 그리며 “A타입 톡신을 맞으면 항체 곡선이 위로 치솟는다”며 “그런데 3개월 정도 지나면 항체 곡선이 점차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톡신 주입 3개월이 지나, 항체 곡선이 다시 떨어진 다음 톡신을 다시 맞으면 내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문제는 투약 3개월 차가 되면 톡신 효능이 점차 감소한다. 또, A타입은 효능 발현에 시간이 필요하다. 기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내성 곡선이 떨어지기 전에 톡신 주사를 맞는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어 “내성 곡선이 떨어지기도 전에 톡신이 주입되면 내성 곡선이 이전보다 높이 치솟는다”며 “이게 반복되면 나중엔 내성 곡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러면 더는 톡신을 써도 약발이 안 듣는다. 이게 바로 내성”이라고 했다.

A형 톡신은 투약 후 2주 정도 지나면 최대 효과가 도달하고 3~4개월정도 지나면 효과가 줄어들어 재시술이 필요해진다.

E형 톡신이 대안…“A형·E형 교차 투약시 내성 최소화”

내성 문제를 해결할 복안으로 E형 톡신을 지목했다.

김 회장은 “3개월 차에 A타입 톡신 효능이 떨어질 때쯤 E타입 톡신을 교차 투약하는 것이 최상의 해법”이라며 “E타입 톡신이 들어가도, A타입 내성 곡선은 지속 하강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관 상으로도 투약 후 즉시 효능이 발현되는 E타입 특성 상 주름 펴짐 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타입은 A타입과 단백질 구조가 달라 교차 투약 시 내성이 없다. A타입과 E타입을 번갈아 사용하면 내성 위험은 줄어들고, 주름 펴짐 효과는 계속 유지할 수 있다. E형 톡신은 A타입과 마찬가지인 국소형이고 효과 발현은 24시간 이내고, 지속 기간은 4주 정도다.

즉, A타입→E타입→A타입→E타입→A타입 순으로 톡신을 번갈아 사용하면 외관상 변화없이 내성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단 얘기다.

E타입이 톡신 시장 제패 승부처, 국내선 제테마가 유일

현재 세계에 E형 톡신은 아직 시판되지 않았다. 하지만 E형 톡신이 다음 톡신 시장의 확실한 승부처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엘러간이다. 엘러간은 지난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 바이오스타트업 ‘본티’(Bonti)를 인수해 E타입 톡신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당시 엘러간의 인수 금액은 1억9500만달러(2772억원)였다.

국내에선 제테마가 가장 앞서 있다. 제테마는 지난 2019년 2월 유럽 소재 국립기관으로부터 E타입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입했다. 제테마는 국내 유일 E타입 균주 확보를 확보한 회사다.

김 회장은 “E타입 톡신은 확실한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의사입장에선 A형 톡신과 E형 톡신을 교차사용하면 내성 부담을 최소화할수 있어 환자에게 계속 시술을 반복할 수 있다. 넓게 봐선 병원 매출 증가고 좁게 봐선 의사 소득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병·의원에서 제테마 E타입 톡신을 도입할 때, 제테마의 A타입과 필러 도입이 같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시장 침투 첨병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며 “시술에서도 제테마 A형과 E형 톡신을 번갈아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내다봤다.

제테마는 E타입 균주 도입 후 공정개발을 완료했다. 또 임상시료 원액생산을 위한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는 비임상시험으로 효력과 독성을 살피고 있다. 아울러 E타입 임상시료 완제생산 기술 확보의 마무리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테마는 올 하반기 E형 톡신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제출할 계획이다. 임상 1상 개시는 내년이 유력하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2년 72억1000만달러(10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9.6% 성장해 오는 2032년 179억8000만달러(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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