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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제형 경쟁이 주사제에서 경구용·장기지속형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경구(먹는) 비만치료제의 시장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초기 실데이터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가 미국 출시 직후 기존 주사형 경쟁 제품들을 상회하는 처방 수치를 기록하면서 경구 전환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 (그래픽=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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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첫 주 처방, 주사제 대비 압도적 25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경구용 위고비를 1월 5일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시장의 핵심 관심사는 제품 성능이나 가격이 아니라 출시 직후 실제 처방이 얼마나 빠르게 형성되는지였다.
미국 헬스케어 데이터 솔루션 기업 심포니 헬스 솔루션(Symphony Health Solutions) 집계에 따르면 경구용 위고비는 출시 첫 주 4289건이 처방됐다. 이는 보험 가입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수치로 비보험 환자를 포함할 경우 실제 처방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출시 직후 4일간 리테일 약국에서만 3071건이 처방된 것으로 파악됐다. 출시 직전 대비 9%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기존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초기 성과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위고비 주사제는 2021년 6월 출시 당시 첫 주 처방이 174건,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는 2023년 12월 출시 첫 주 1909건에 그쳤다. 단순 비교 시 경구용 위고비는 젭바운드 대비 약 2배 이상, 위고비 주사제 대비 수십 배 높은 초기 처방 속도를 기록한 셈이다.
북미 투자업계에서는 “경구용 위고비는 출시 초기부터 주사형 경쟁 제품 대비 빠른 수요 형성을 보여주며 경구 비만약이 단순 보완재가 아닌 독립적인 수요층을 형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업계에서도 “출시 첫 주 데이터인 만큼 추세 확인이 필요하다”는 전제와 함께, “처방 전환 속도가 예상 범위를 상회한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노보노디스크 주가는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9.12% 상승한 62.33달러(9만600원)를 기록했다. 주가가 60달러(8만7200원)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노보노디스크는 경구용 위고비의 초기 가격을 월 149달러(21만7000원)로 설정했다. 이는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이 제시한 하루 5달러(7300원, 월 약 150달러(21만8000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가격 차별화보다는 제형 편의성과 접근성이 수요를 결정하는 구조라는 점을 시사한다.
바이오시장에서는 경구 비만치료제가 △주사에 대한 심리적 장벽 △냉장 보관·유통 부담 △초기 치료 진입 허들 등을 낮추며 주사제 전환 수요뿐 아니라 신규 환자군을 흡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노보노 넘은 오랄링크+화이자 세계 최고 영업력=디앤디 가치 상승 경구 비만약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경우 국내 경구 전달 플랫폼 보유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디앤디파마텍(347850)과 한미약품(128940), 일동제약(249420) 등이 경구용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가운데 바이오시장의 시선은 경구용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Oralink)를 보유한 디앤디파마텍에 집중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오랄링크 기술을 멧세라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화이자가 멧세라를 약 100억달러(14조5300억원)에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는 단일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플랫폼 기술 자체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반영된 거래로 해석된다. 특히 같은 경구용 기술이라도 저분자보다 펩타이드 분야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디앤디파마텍이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환자는 약 10억명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실질적으로 커버하고 있는 시장은 약 15%로 알려졌다. 2030년 약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 치료제가 약 20%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경구용 위고비에는 노보노디스크의 기존 경구 기술인 SNAC가 적용됐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5mg 기준 평균 체중감소율은 16.6%다. 경구 비만약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감소율 이전에 흡수율이다. SNAC 기반 기술의 경구 흡수율은 0.05~0.6% 수준으로 평가된다.
반면 디앤디파마텍의 오랄링크 기술은 비글견 실험 기준 약 5%의 경구 흡수율을 기록했다. 단순 수치 비교만으로도 기존 기술 대비 약 10배 이상 높은 흡수 효율로 분석된다. 이는 동일 용량 대비 체중감소율 혹은 동일 효과 달성을 위한 용량 절감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로 여겨진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여기에 화이자의 글로벌 영업력과 임상·상업화 역량이 결합될 경우 플랫폼 가치가 비선형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성훈 디앤디파마텍 부사장은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위고비 초기 성과는 디앤디파마텍에도 분명한 레퍼런스(평판) 효과를 제공한다”며 “파트너사가 멧세라에서 화이자로 변경된 이후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협업을 진행 중이며, 화이자의 내과 영역 영업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