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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뇌졸중 AI 권위자 "제이엘케이 등 韓 의료AI 기술, 일본서 큰 역할"

  • 사카모토 유키 니혼의과대 교수 인터뷰
  • 등록 2026-09-23 오전 6:00:08
  • 수정 2026-09-23 오전 6: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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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한국 AI의료 기술에 놀랐습니다. 정확하고 명확한 객관적 지표가 자동으로 제시된다면 뇌졸중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카모토 유키 니혼의과대학 신경내과 교수는 의료영상 인공지능(AI)이 급성 뇌졸중 진료에서 맡게 될 역할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제이엘케이(322510)의 MRI 분석 솔루션 ‘JLK-DWI’를 일본인 환자 데이터로 직접 검증한 연구를 이끈 인물로 일본에서는 뇌졸중 권위자로 통한다. 팜이데일리는 일본 신경내과 전문가가 보는 뇌졸중 분야에서의 의료 AI 실용성을 서면 인터뷰로 짚어봤다.

사카모토 유키 니혼의과대학 신경내과 교수
사카모토 유키 니혼의과대학 신경내과 교수
“AI 측정, 전문의와 대등”…환자 371명·영상 677건이 내놓은 답

국내 의료 AI 기업이 해외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벽은 ‘현지 데이터’다. 인종과 장비, 촬영 프로토콜이 다른 환경에서도 같은 성능이 나오는지 현지 의료진이 확인해 주지 않으면 도입 논의가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의 출발점은 현장의 오래된 과제였다. DWI(확산강조영상)에서 확인되는 뇌경색 병변의 부피는 급성기 치료 여부를 가르는 핵심 지표지만, 사람이 직접 측정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 촌각을 다투는 급성기 진료에서 병변 정량화가 늘 숙제로 남아 있던 배경이다.

사카모토 교수 연구팀은 이 작업을 AI가 대신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전제거술을 받은 급성 뇌졸중 환자 371명의 DWI 영상 677건을 JLK-DWI로 분석했다. 그 결과 AI의 자동 측정값은 뇌졸중 전문의의 수동 측정과 높은 일치도를 보였다.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성능 역시 전문의 측정과 대등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게재됐다. 제이엘케이의 자체 시험이 아니라 일본 대학병원 연구진이 자국 환자 데이터로 수행한 검증이라는 점에서, 현지 의료계 내부의 평가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카모토 교수는 직접 써 본 후기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사카모토 교수는 “JLK-DWI는 직관적이고 쉽게 조작할 수 있었으며 자동 분석 결과도 이해하기 쉽게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단순한 판독 보조를 넘어 환자 동선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진단이다. 뇌졸중은 치료 가능 시간 안에 적절한 시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것이 관건인 질환이다. 혈전제거술은 막힌 혈관을 다시 뚫어주는 재관류 치료인 만큼, 손상된 뇌 조직의 범위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가늠하느냐가 시술 적응 여부와 직결된다. 병변 부피라는 객관적 수치가 초기에 확보되면 전원 여부와 목적지를 판단하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그는 정량화된 부피 정보가 개별 환자의 치료 결정을 넘어 진료 흐름 전반을 바꿀 수 있다고 봤다. 사카모토 교수는 “정량화된 뇌경색 부피가 제시되면 급성기 치료 적응 여부를 보다 쉽고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며 “재관류 치료를 위한 병원 내 협진이나 병원 간 환자 전원 등 치료 흐름을 최적화하고, 환자의 치료 결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엘케이 일본 영업망 전망 (사진=제이엘케이)
제이엘케이 일본 영업망 전망 (사진=제이엘케이)
“지방·도서지역서 역할 클 것”…남은 문턱은 안전성과 수가

사카모토 교수가 일본 시장의 잠재력으로 꼽은 것은 MRI 인프라다. 그는 “일본은 MRI 설치 대수가 매우 많고, 지방 의료기관에도 MRI 장비를 갖춘 병원과 클리닉이 많다”며 “MRI 기반 의료영상 AI가 일본의 뇌졸중 진료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인구 대비 MRI 보급 수준이 세계 최상위권이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 아닌 MRI DWI를 표준적으로 촬영하는 병원이 많아, CT 중심인 미국·유럽과는 진료 구조 자체가 다르다. CT 기반 솔루션에 무게를 둬 온 국내 업계 구도에서 MRI 분석 역량을 갖춘 기업에는 오히려 진입 여지가 열려 있는 셈이다.

전문의 부족을 겪는 지역 의료에서의 쓰임새도 그가 강조한 대목이다. 사카모토 교수는 “신뢰할 수 있는 의료영상 AI가 있다면 급성기 뇌졸중 진료에 숙련된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진단이나 치료 적응 여부 판단, 예후 예측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특히 의료자원이 제한된 지방이나 도서지역에서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빠른 고령화로 뇌졸중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급성기 뇌졸중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은 충분하지 않다. AI가 전문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의가 닿지 않는 지역의 공백을 메우는 쪽에 방점이 찍힌 셈이다. 장비는 있지만 판독 인력이 부족한 지역 의료기관이 의료영상 AI의 1차 수요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그는 의료영상 AI가 현장에 안착하려면 넘어야 할 문턱이 있다고 짚었다. 기술적 안전성과 현지 임상 검증, 보상체계다. 사카모토 교수는 “의료영상은 민감한 의료정보인 만큼 서버 운영과 병원 시스템 연동 과정에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AI 분석과 전문의 평가의 일치성을 검증하고, 진료수가 등을 통해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조건 모두 제품 성능과는 결이 다른 문제다. 특히 보상체계는 의료 AI가 ‘써 볼 만한 기술’에서 ‘병원이 도입할 이유가 있는 기술’로 넘어가는 분기점으로 꼽힌다. 분석 결과가 아무리 정확해도 진료수가로 보상받지 못하면 병원 입장에선 도입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은 국내 업계가 이미 겪어온 구조적 제약이기도 하다.

제이엘케이는 이 조건들을 하나씩 갖춰 가며 일본 진출을 준비해 왔다. 회사는 ‘JLK-CTP’, ‘JLK-PWI’, ‘JLK-NCCT’, ‘JLK-FLAIR’ 등 뇌졸중 AI 솔루션에 대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인허가를 확보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이번 연구처럼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현지 검증 근거도 쌓고 있다”며 “현지 유통 파트너와의 협력, 병원 영상 시스템 연동, 보험 적용 검토를 바탕으로 MRI 중심의 일본 뇌졸중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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