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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약개발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그동안 임상시험에 앞서 무조건 진행해야 했던 동물실험 단계가 생략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을 통한 독성 예측이 다른 기술로 대체될 가능성이 대두 되면서 혁신 기술과 이를 확보한 기업이 대세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빛을 기반으로 한 현미경으로 독성을 찾아내고 오가노이드에 활용할 수 있는 홀로토모그래피와 자체 기술을 확보한 토모큐브(475960)가 주목받는 이유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개발 필수적으로 시행하던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지난 11일 공식 발표했다.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동물실험을 통한 독성 평가를 꼭 해야 했지만, 이를 폐지하고 다른 혁신기술로 독성 평가를 진행하라는 게 FDA 발표의 핵심이다.
이미 FDA는 2022년 동물실험 의무조항을 삭제한 바 있고, EU 역시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를 위한 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로드맵을 올해 2분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FDA가 동물실험 폐지 대신 제시한 방법은 △조직 칩 및 미세생리학적 시스템 △컴퓨터 모델링 △바이오프린팅(3D프린터를 통해 만든 생체조직·기관) 기반 시험 방법 등이다. 이와 관련된 혁신 기술로 AI, 오가노이드, 홀로토모그래피가 떠오른다.
 | 토모큐브가 개발한 홀로토모그래피 장비.(사진=토모큐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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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기술 홀로토모그래피, 빅파마가 주목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은 오가노이드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오가노이드란 사람의 체세포나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 및 인위적으로 만든 장기 유사체로, 실제 장기기관의 기능 및 구조와 유사하다. 자가조직화가 가능한 3차원 세포 집합체를 뜻한다. 오가노이드는 재생의학, 신약개발 등 바이오산업 내 다양한 활용성과 확장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빅파마의 관련 기업 인수 및 투자가 잇따랐다.
실제로 독일 머크는 지난해 연말 네덜란드 오가노이드 기업 ‘휘브레흐트 오가노이드 테크놀로지(HUB)’를 전격 인수했다. 로슈는 2023년 오가노이드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인체 생물학 연구소(IHB)’를 설립했다. 이 외에도 글로벌 톱 15위권 제약사 모두 오가노이드 실험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노이드의 실험법이 동물실험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 오가노이드가 활성화는 홀로토모그래피와 관련이 높다.
홀로토모그래피는 살아있는 세포를 염색없이 현미경을 통해 3차원 고해상도로 실시한 분석하는 기술이다. 3D 생물학 및 재생의학은 동물실험 대신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독성 평가 등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이미지로 영상화해 분석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이미징 장비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바로 홀로토모그래피다. 이 기술은 동물실험이나 기존 현미경 기술이 찾아내지 못한 독성까지 찾아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시험법으로 가장 부각되고 있는 분야는 오가노이드다. 이미 빅파마들은 5~6년 전부터 오가노이드에 투자를 해왔다”며 “오가노이드를 썰지 않고, 염색없이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은 홀로토모그래피가 유일하다. 오가노이드에 약물을 처지한 후 홀로토모그래피로 이미지를 찍어 약효와 독성을 평가해 신약개발을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은 빛을 이용한 현미경 기술인데, 가장 먼저 개발한 곳은 스위스 나노라이브사다. 하지만 현미경 내부가 복잡하고, 측정 단계도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어 직관적이지 않다. 두꺼운 오가노이드 경우 촬영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토모큐브는 2세대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버튼 한번 클릭으로 두꺼운 오가노이드 촬영과 분석까지 가능하고, 정확도도 매우 높다.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는 “로슈는 동물실험에서 독성이 안 나왔지만, 임상 1상에서 독성이 나와 실패한 약물에 대해 인간화한 오가노이드에서 홀로토모그래피로 독성을 발견했다”며 “과거 기술로는 발견할 수 없었던 독성을 발견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의약 선진국에서 동물실험을 폐지하기로 한 결정도 홀로토모그래피와 오가노이드 연구와 사업에 엄청난 기회 요인”이라고 말했다.
토모큐브는 미국 국립보건원과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카이스트와 함께 오가노이드 표준화 수립을 위한 국책과제 수행과 신약개발 안전성 검증을 위한 오가노이드 3D 이미징 기기도 개발 중이다. 토모큐브 관계자는 “1~2년 전부터 글로벌 제약사와 다양한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 및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홀로토모그래피 기반 오가노이드 분석 국제 표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DA 동물실험 폐지 발표 이후 토모큐브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주가로 입증되고 있다. 4월 7일 1만3730원이던 토모큐브 주가는 한국시간 10일 FDA 발표가 언론보도 된 후부터 연속 3거래일 상승해 14일 1만 71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7일 대비 24.69% 증가한 수치다. 시가총액도 7일 1791억원에서 14일 2233억원으로 상승했다.
 | 토모큐브와 경쟁사 제품 성능 비교.(자료=토모큐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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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조 시장 선점 가능성, 장비+소프트웨어 구독료로 1석2조 토모큐브는 AI를 활용해 세계 최초 수준의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구현했다. AI 기반 홀로토모그래피 영상 품질을 향상시켰다. 해상도는 2배, 복원 속도는 최대 10배 향상됐다. 염색이 안된 세포 홀로토모그래피 영상에서 가장 디지털 염색 기술도 구현했는데, 3D 디지털 염색정보 추출 정확도가 97%에 달한다. 토모큐브의 AI 기술력은 구글 AI와 미국 앨런(Allen) 연구소 성능을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토모큐브 홀로토모그래피 플랫폼은 장비인 현미경과 소프트웨어로 구성된다. 회사가 2세대 제품으로 개발한 HT-X1은 약 대당 3억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회사는 올해 3세대 제품인 HT-X1 Max를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다중 광원을 사용해 기존 제품(단일광원) 대비 측정 높이를 두배 이상 개선했다. 더욱 두꺼운 오가노이드 측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3세대 제품은 2세대 제품 대비 두 배 이상 가격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HT-X1 Max 이미지를 AI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는 별도 구독료 매출(단가는 미정)이 발생한다. 빅파마의 파트너사가 되면 빅파마에 직접 장비 및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게 된다. 빅파마가 개발한 오가노이드를 구매하는 기업에도 분석 장비와 소프트웨어 공급을 할 수 있어 확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오가노이드를 가장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토모큐브의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이 유일하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시장은 약 120조원으로 평가받는다. 독성평가 및 질환모델 개발을 위한 오가노이드 시장, 수정란 착상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비표지로 미리 선별하는 기술이 필요한 글로벌 체외수정 시장, 세포치료제 생산 과정에서 세포 분화 및 품질검사(QC) 기술이 필요한 글로벌 세포치료제 시장,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을 위한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이 필요한 글로벌 HCS 시장을 합한 규모다.
토모큐브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는 동물실험 폐지에 대비해 오가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오가노이드를 개발해도 약효평가 및 독성평가를 위해서는 오가노이드를 촬영해 분석하는 이미징 장비가 필요하다”며 “빅파마는 이미징 장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개발이 어려워 자체 개발보단 장비를 도입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빅파마 파트너사가 되는 구조다. 동물시험법 폐지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시험법이 표준화되면 빅파마는 오가노이드를 판매해서 이득을 얻고, 토모큐브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윈윈 구조로 갈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