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사진·글=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이종서 앱클론(174900) 대표는 국내에서 상당히 초창기부터 항체를 발굴해온 전문가이자 바이오벤처 1세대로 꼽힌다. 앱클론은 2010년 설립된 항체 연구개발 회사로 국내의 항체 기반 신물질 중 상당수에 앱클론의 기술이 관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연구용 항체 제작 경험을 치료용 항체 신약 개발로 확장하기 위해 앱클론을 세웠다.
 | |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26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새미 기자) |
|
남다른 항체 찾는 앱클론…HLX22로 항체 기술 입증 이 대표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앱클론 기술의 핵심으로 남다른 항체가 꼽힌다. 그는 “기존 방식으로 항체를 찾으면 결국 남들이 찾는 것과 비슷한 항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앱클론은 항체 신약의 성공 가능성보다 차별성을 먼저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항체 발굴 방식을 “박스 안에서 잡히기 쉬운 큰 공을 꺼내는 방식이 아니라 작지만 남과 다른 약효를 낼 수 있는 항체를 찾는 방식”이라고 비유했다.
또 “코끼리를 쓰러뜨리려면 몸통이나 다리에 붙는 항체가 아니라 숨을 쉬는 급소를 찾아야 한다”며 “질환 단백질의 급소가 어디인지 먼저 연구하고 그 부위를 공략하는 것이 앱클론의 전략”이라고도 했다.
앱클론의 항체 기술은 ‘HLX22’(AC101)를 통해 검증되고 있다. 앱클론이 발굴해 중국 헨리우스에 기술이전한 HER2 표적 항체 신약 HLX22는 39개월 장기 추적에서도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이는 HLX22 투여군의 절반 이상에서 아직 암 진행 또는 사망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기존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 대비 장기 질병 조절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그는 “HLX22는 처음 발굴할 때부터 허셉틴과의 병용요법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물질”이라며 “위암 전임상 데이터가 탁월해 기존 HER2 치료제와 다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임상 2상과 임상 3상에서 전임상 결과가 실제 데이터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정말 놀랍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종 PFS가 어디까지 연장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앞서 대조군 PFS가 약 8.3개월 수준으로 제시된 점을 감안하면 39개월 추적 시점에서도 PFS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은 HLX22 병용군은 기존 치료 대비 4배 이상 장기 질병 조절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최종 PFS 중앙값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확한 배수 비교는 향후 최종 분석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헨리우스는 HLX22를 위암 치료제뿐 아니라 항암 포트폴리오의 플랫폼 역할을 할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헨리우스는 HLX22를 기반으로 위암, 유방암, ADC 병용, 고형암, 췌장암 등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현재 제시된 임상만 6~7개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확장 전략은 HLX22의 독특한 물질 특성에서 비롯됐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HLX22는 자체 부작용 보고가 낮고 기존 HER2 치료제와 단순히 1 더하기 1의 병용 효과를 내는 것을 넘어 없던 효과를 창출하는 특성이 있다”며 “허셉틴이 위암에서 제한적인 효과를 보였던 것과 달리 HLX22와 병용하면 새로운 활성을 보이고 엔허투와 병용할 경우 약물을 암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HLX22 관련 주요 이벤트로는 유방암에서 엔허투와 HLX22 병용요법 결과와 위암 PFS 최종 결과를 꼽았다. 이 대표는 “유방암에 대한 엔허투 병용 결과가 처음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고 위암 PFS 최종 결과도 연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임상 3상 완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조기 상업화가 가능한 여건도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서브라이선싱(기술 재이전)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헨리우스를 만날 때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HLX22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서브라이선싱이 이뤄지면 헨리우스가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정 부분이 앱클론에도 돌아오는 구조인 만큼 적용 환자 수와 시장이 커질수록 앱클론에도 긍정적”이라고 귀띔했다.
CAR-T·이중항체·BBB 셔틀…앱클론 항체의 확장성 이 대표는 “앱클론이 발굴한 항체를 신약으로 개발하면 HLX22 같은 항체치료제가 되고 세포 표면에 발현시키면 키메라 항원 수용체 티세포(CAR-T) 치료제가 된다. 항체 유전자를 체내 전달 시스템에 실으면 인비보(생체 내) CAR-T가 된다”며 자사 기술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앱클론이 인비보 CAR-T 사업에 진출한 것은 갑작스러운 신사업이 아니라 항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연스러운 확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인비보 CAR-T에 필요한 핵심 요소를 다섯 가지로 나눴다. 핵심 요소는 △암세포를 죽이는 CAR 구조 △CAR 유전자를 메신저리보핵산(mRNA) 형태로 만드는 기술 △mRNA를 감싸는 지질나노입자(LNP) 또는 나노파티클 기술 △이 입자를 T세포나 비장 등 원하는 위치로 보내는 타깃팅 기술 △실제 환자에게 투여해 임상으로 끌고 가는 개발 역량 등으로 구성됐다.
앱클론은 이 중 CAR 항체, 타깃팅 항체, CAR-T 임상 경험 등 세 가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mRNA와 LNP·나노파티클 기술은 외부 파트너사의 검증된 기술을 조합해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외부 파트너사는 스웨덴 스트라이크파마와 국내 3개사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전 세계 어느 회사도 인비보 CAR-T에 필요한 다섯 가지 기술을 모두 갖고 있지는 않다”며 “앱클론이 가진 CAR 항체, 타깃팅 항체, CAR-T 임상 경험에 더해 mRNA와 LNP·나노파티클 기술을 가진 회사들과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요소 기술 하나하나를 새로 발굴하면 완제품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이미 동물 또는 임상 직전 단계까지 검증된 기술을 조합해 풀 패키지로 완성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인비보 CAR-T가 임상 단계로 들어가는 형태로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앱클론의 인비보 CAR-T는 독자적인 CD19 항체인 H1218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에서 허가된 CD19 CAR-T 제품 다수가 FMC63이라는 같은 항체를 쓰고 있고 선도적인 CAR-T 회사들도 같은 항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기존 CAR-T가 모두 같은 엔진을 쓰는 자동차라면 앱클론은 엔진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처럼 차별화된 항체와 특허가 있기 때문에 인비보 CAR-T 확장도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앱클론의 차세대 성장축은 인비보 CAR-T에 그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이중항체, 혈액뇌장벽(BBB) 셔틀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항체는 라이선싱과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사업개발(BD)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BBB 셔틀은 후보 항체 발굴을 마치고 선별·검증 단계에 있다.
앱클론의 이같은 확장 전략도 남다른 항체에 기반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앱클론은 기본적으로 항체 전문회사이기 때문에 항체를 어떤 형태로 설계하고 어디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확장 가능하다”며 “항체치료제, CAR-T, 인비보 CAR-T뿐 아니라 이중항체와 BBB 셔틀로 확장하는 것도 같은 기술적 맥락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