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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는 반려견 3마리를 키우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반려견 중 한 마리가 각막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한시간 거리에 있는 소위 ‘잘한다’는 동물병원을 찾아 반려견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비용은 총 100만원이 넘었다. 반려견 한 마리의 한 달 약값만 10만원에 달했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시대다.
글로벌하게 반려동물 수가 증가하고 이들에 대한 건강관리 관심도 높아지면서 동물 의약품 및 의료기기 시장이 빠른 성장세다.
15일 시장조사업체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4년 230억달러(31조원)에서 올해 249억달러(34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0% 안팎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 시장 규모’ 보고서는 세계 제약 시장규모가 2023년 기준 1조7487억달러(2508조원)에서 연평균 4.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 의약품이 시장 규모 측면에서는 제약시장에 한참 못미치지만 성장률로 따졌을 때는 2배에 달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 세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규모. (사진=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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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용 의약품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은 세계 반려동물의 꾸준한 증가다. 지난해 기준 반려견 수는 미국이 약 6993만 마리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중국 2740만마리, 러시아 1252만마리, 일본 1200만마리, 필리핀 1160만마리, 인도 1020만 마리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시 지역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확산되며, 반려동물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2022년 미국에서 반려동물 사료와 의약품 등을 모두 포함한 관련 지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368억달러(187조원)를 기록했다.
동물 의약품 글로벌 넘버 원은 ‘조에티스’다. 세계 최대 동물의약품 업체 조에티스는 화이자의 동물의약품 부문이었다가 지난 2013년 화이자에서 분리됐다. 지난해 조에티스 매출은 93억달러(12조7000억원)에 달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는 조에티스는 S&P 500에도 포함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709억달러(97조원)에 달한다.
조에티스는 고양이와 강아지 골관절염 통증 완화제 ‘솔렌시아’와 ‘리브렐라’를 보유 중이다. 두 제품은 연 매출이 14억달러(2조원) 수준이다.
이어 머크(MSD)의 동물약 사업부가 자리한다. 머크의 사업부인 머크 애니멀 헬스(동물 건강)는 지난해 연매출 약 59억달러(8조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8% 가량 성장했다. 머크 애니멀 헬스 사업부 매출은 머크의 전체 매출 중 약 9%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머크 애니멀 헬스는 글로벌 매출 1위 동물약 ‘브라벡토’를 보유하고 있다. 브라벡토는 반려견 대상 구충제로 한 번 섭취로 3개월간 진드기, 벼룩 등 외부기생충 구충이 가능하다. 브라벡토의 연매출은 11억달러(1조500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동물의약품 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속속 동물 의약품·의료기기 산업 진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 플럼라인, 박셀바이오, 큐라클, 지엔티파마, 알엑스바이오, 바이오노트 등이 동물 의약품·의료기기 분야 주요 플레이어로 꼽힌다.
반려동물 트렌트 ‘고령화’ 타깃한 K동물약 현재 글로벌 동물약 분야 상위권은 글로벌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반려동물 고령화 등 트렌드에 맞춘 의약품 뿐 아니라 진단 의료기기 등 틈새 시장을 노리면서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반려 동물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고령화’가 화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지 장애, 관절염 등 연령 관련 질환 제품을 개발 했거나, 개발 중에 있다.
정부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동물 신약 개발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해 5월 신약허가 기술검토를 전담하는 동물용 신약 전담 심사팀을 만들어 동물약품 업계의 신약 개발과 허가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신약 전담 심사팀은 지난해 5월부터 약 8개월간 연간 역대 최고인 7건의 신약 허가(지난 5년 평균 3.5건)을 이끌어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동물 신약 3건이 허가되면서 동물 의약품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신약 개발과 허가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신약 전담 심사팀을 지속 운용하고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해 효율적인 신약 개발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동물 신약의 활발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임상 및 허가 등 전 과정에서 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