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바텍(043150)이 내년부터 신제품 출시를 통해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공고히 다질 방침이다. 글로벌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격 인하 대신 품질보증 기한 연장과 신제품 출시로 헤쳐나가겠다는 전략이다.
| 바텍 사옥 전경 (사진=바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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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업황 둔화에도 가격 인하 ‘No’…제품 경쟁력 자신최근 글로벌 치과 기자재업계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올 들어 금리 상승 영향으로 전반적인 치과 수요가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치과 수요가 부진해진 원인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리스 형태의 고가 장비 구매가 어려워지고 △치과 내원 환자들이 임플란트, 교정 등 대규모 지출이 필요한 치료를 줄였으며 △매크로 환경이 불확실성이 증대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글로벌 치과 수요가 위축되면서 바텍의 미국 파트너사인 헨리 샤인(Henry Schein)은 최근 2023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 사이버 해킹, 불확실한 매크로 영향과 함께 저가형 디지털 솔루션 장비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디지털 장비의 평균판매단가(ASP)를 인하한 것이 실적에 타격을 줬다.
그러면서도 헨리 샤인은 계절적 성수기인 올해 4분기에 반영될 선주문량이 많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바텍의 3D CT 제품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지난 8월 헨리 샤인을 유통사로 추가한 바텍의 미국 매출도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헨리 샤인은 미국에서 기업형 치과 네트워크(Dental Service Organization, DSO)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바텍은 3D CT 제품 경쟁력과 헨리 샤인의 강력한 유통망이 결합한다면 미국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텍의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은 최근 글로벌 업황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가격 인하가 아닌 품질보증(Warranty) 기간을 연장시켜주는 전략을 택한 데서도 드러난다. 이 때문에 3분기 미국 매출 감소 폭이 3.9%로 경쟁사 대비 크지 않았다.
4분기부터 헨리 샤인 효과 기대…신제품 출시로 점유율↑바텍의 올해 3분기 미국 매출은 누적 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3분기에 아직 헨리 샤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4분기부터 미국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 지난해 연간 미국 매출(1046억원)을 넘어서려면 4분기에만 미국 법인에서 369억원의 매출을 내야 한다. 당장 이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바텍의 미국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면서 글로벌 3D CT 1위 업체로서 위상을 굳히는 시점은 내년부터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텍은 현재 자사가 3D CT 글로벌 시장 점유율 25%로 글로벌 1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텍은 3D CT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을 채용하면서 이번 분기에 R&D 비용이 30억원대로 증가하기도 했다.
바텍은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프리미엄 CT ‘그린엑스12(Green X 12)’의 인증을 획득하고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유럽에서는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국내에선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마치고 ‘스마트엑스(Smart X)’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내년에는 그린엑스12 외에도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바텍 관계자는 “내년에는 그린엑스 외에도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며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3D CT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텍은 올해 3분기 일본법인(Vatech Japan Co., Ltd)을 설립했다. 바텍은 이전에도 일본에서 현지 딜러사를 통해 제품을 납품해왔지만 현지법인을 세우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딜러사를 관리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 직원도 채용한 상태다. 일본법인이 안정화되면 일본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바텍의 지난해 아시아 지역 매출은 912억원이며, 이 중 일본 매출의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바텍 관계자는 “일본법인은 매출 증대보다는 대리상 관리 목적이 크다”면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일단 체계적으로 딜러사를 관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