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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에스티큐브(052020)의 성공 보증수표인 넬마스토바트의 대장암에 대한 상업용 임상이 닻을 올렸다. 이번 임상은 에스티큐브의 오랜 숙원인 기술수출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에스티큐브는 지난달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항BTN1A1 기반 면역관문억제제 ‘넬마스토바트’의 전이성 대장암 1b/2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은 국내 5개 병원에서 1b상 6명, 2상 52명 등 58명 규모로 진행된다.
이와 별개로 에스티큐브는 넬마스토바트에 대해 전이상 대장암 적응증으로 연구자 주도 임상 1b/2상을 진행해왔다. 대장암 연구자 주도 임상은 지난해 7월 첫 투약을 개시했고, 1b상 12명, 2상 39명 등 총 51명 규모다.
 | 2023년 9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에스티큐브 본사에서 넬마스토바트의 치료제 물질 개선에 대해 설명 중이다. 최훈 부사장(좌), 박준용 부사장.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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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지난달 27일 박준용 에스티큐브 부사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상업용 임상 1b/2상 성공가능성을 짚어봤다.
환자 선별로 임상 확률 높여무엇보다 이번 임상 성공 확률을 크게 높였다.
이전 임상에선 모든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했다면, 이번엔 임상 최적 환자를 선별해 실시한다. 소위 말해, 약발이 잘 받을 환자만 골라서 한단 얘기다.
박준용 에스티큐브 부사장은 “그동안 대장암 연구자임상에서 넬마스토바트 반응률이 나온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간 BTN1A1 발현율 차이를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반응률을 보인(치료 효과가 있었던) 환자에서 높은 BTN1A1 발현률을 보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상업용 임상 1b/2상에선 BNTN1A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넬마스토바트는 BTN1A1 고발현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극대화된다. BTN1A1 50% 이상인 환자는 전체 대장암 환자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과거 머크가 예전 비소세포폐암에서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 임상을 진행한 것과 같은 이치다.
에스티큐브가 지난 1월 발표한 대장암 연구자 임상 1b상 결과를 살피면 이번 상업용 임상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에스티큐브는 지난 1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5)에서 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했다. 대장암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한 1b상에서 객관적반응률(ORR)이 17%를 기록했다. 전체 12명 중 부분관해(PR)가 2명이었던 상황이다.
특히, 해당 임상은 BTN1A1 발현율과 무관한 대장암 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더욱이 이들이 4차 이상의 항암 치료에 실패한 환자라는 점에서 놀라운 성과다. 이번 상업용 임상에선 넬마스토바트에 특화된 환자를 선별한다는 점에서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3차 치료제로 먼저 허가받고 적응증 확대”전략 측면에선 치료제 품목허가 가능성 확대를 최우선으로 뒀다.
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상업용 임상은 1차 치료제 품목허가를 뒤로 미루고, 3차 치료제로 정조준했다. 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상업용 임상 디자인은 화학 항암제에 치료가 되지 않았던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설정했다. 정확하게는 옥살리플라틴(엘록사틴), 이리노테칸에 불응성 또는 불내성을 보이는 전이성·재발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박 부사장은 “넬마스토바트가 장기적으론 대장암 1차 표준치료제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할 것”이리며 “하지만 처음부터 1차 치료제로 임상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단숨에 1차 표준치료제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냉정하게 현실을 짚었다.
이어 “우선은 기존 치료제에 불응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차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뒤, 적응증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임상 설계에 전략적인 부분이 개입됐다”고 덧붙였다.
머크의 키트루다 역시 이 같은 방식으로 적응증 확장과 3차에서 1차 치료제로 승격을 반복했다.
글로벌 임상이 아닌, 국내 임상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적응증 상업용) 임상을 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미국 임상시험윤리심사위원회(IRB)를 비롯해 임상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른 임상 진행을 위해 전략적으로 한국 5개 병원에서만 실시하는 것”이라며 “이번 임상 2상이 FDA 기준에 맞춰서 진행하는 것이다. 추후 미국에서 국내 임상 2상 결과를 그대로 인정받고 FDA 임상 3상으로 넘어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이번 임상에서 넬마스토바트와 병용하는 ‘론서프(TAS-102)+아바스틴(베바시주맙)’은 대장암 미국 표준치료제”라며 “다음 단계에서 FDA로 임상(3상)을 전환하더라도 IND를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PFS 2달 연장이 목표...연구자 임상에서 달성”넬마스토바트 대장암 상업용 임상 목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이다. 이번 대장암 상업용 임상 1b/2상의 1차 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이고, 2차 지표는 객관적반응률(ORR) 및 전체 생존기간(OS)이다.
박 부사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항암제 임상에서 ORR보다는 PFS 연장을 살핀다”며 “ORR이 아무리 잘 나왔다고 하더라도, 암이 단시일 내 재발하면 소용없기 때문에 PFS와 전체 생존기간(OS)을 살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에스티큐브는 연구자 임상 1b상에서 3차 치료 이상 중증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넬마스토바트를 투여한 결과,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이 4.4개월로 늘어났다, 현재 표준치료법인 론서프 대비 2개월 이상 연장된 결과를 낸 것이다.
그는 “연구자 임상 1b상 결과는 올컴(모든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젤로다와 병용투여한 결과”라며 “이번 임상에선 BTN1A1 발현율 50%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젤로다보다 효능 좋은 ‘론서프+아바스틴’ 병용투여를 한다. PFS 수치는 더 우상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부사장은 “론서프 단독 투여할 경우, mPFS는 2개월에 그치고, ‘론서프+아바스틴’을 병용투약하더라도 mPFS 3~3.5개월 수준”이라며 “반면, “넬마스토바트를 추가하면 mPFS는 5~6개월 이상으로 연장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 임상 목표는 mPFS 5.5개월이다. 정확하게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오가노이드, 제브라피쉬 실험 등을 통해 의미있는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우리가 확보한 데이터로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