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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AI의료가 본격적으로 의료현장에 접목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다크호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한국의 AI의료 산업을 선도하며,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메이저 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AI의료 분야의 다크호스로는 씨어스테크놀로지(458870)가 꼽힌다. 병원 환자 모니터링에 AI를 접목한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보험수가 확보를 통해 올 반기 기준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다. 흑자를 낸 첫번째 의료AI 회사다. 올 7월 코스닥에 신규 상장을 이룬 뇌질환 AI 영상진단 회사 뉴로핏(380550), 단백질 상호작용 빅데이터 생산을 통해 AI 모델의 고도화를 이룬 프로티나(468530) 등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발판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 (그래픽=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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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보조·신약개발 보건을 아우르는 헬스케어(Healthcare) 영역에서 AI가 사용되는 주요 두 갈래 길은 진단 보조와 신약 개발이다. 진단 보조 아래로 영상진단, 생체신호 판독 등이 있고, 신약 개발 영역에는 약물 재창출, 단백질 구조예측, 임상 디자인 및 환자 선별 등이 있다.
진단보조 1세대 기업으로 꼽히는 루닛(328130), 뷰노(338220)에 이어 이제는 2세대 기업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심전도 모니터링 기업으로, 올 상반기 기준 9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시가총액은 1년 전 상장 공모 당시(2083억원) 대비 3배 증가한 6700억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 대표는 “(당사는) 요양급여시장에서 수가 기반으로 병원과 수익배분 형태의 사업을 하는 게 루닛 등 앞선 회사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기존 요양급여 수가에서 오직 AI 제품만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루닛이나 AI 기존 회사들은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한 비급여 수가를 통하고 있는 점에서 기본적 사업모델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심전도 패치라는 실물 디바이스가 있어 이를 통해 병원 입원 환자를 모니터링한다.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하는 생체신호를 AI로 분석, 위급상황 발생 전에 예측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유사 사업내용으로 앞으로 상장에 도전할 메쥬가 유망주로 주목 받는다.
메쥬는 최근 기술성평가를 통과해 이달 중 코스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1월까지 상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씨어스 보다도 폭 넓은 생체신호 원격모니터링을 한 개의 디바이스에서 수행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메쥬는 패치 디바이스를 이용한 원격모니터링시스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고, 빠른 시장진출을 채비하고 있다..
박정환 메쥬 대표는 “(메쥬는) 시작부터 하드웨어 플랫폼을 원격모니터링 목적으로 개발했다. 심전도 모니터링 만을 하지 않고 호흡,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 등 바이탈사인을 모두 측정할 수 있어 패러미터가 넓다. 특히 모니터링 중 위험이 발생했을 때 장비를 붙인 상태에서 환자 심폐소생을 위한 전기충격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격 모니터링 시장이 제도적으로 개화된다면 병원 밖에서도 사용될 수 있게 준비를 마쳐놓은 회사”라고 말했다.
‘드 노보’(De Novo) 신약시대 신약 개발 영역에서는 저분자화합물을 다루는 상장사 온코크로스(382150),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에서 나아가 이제는 AI를 활용해 전에 없던(de novo) 단백질 구조를 디자인하는 연구개발 기업들이 각광 받는다.
지난 7월 코스닥에 상장한 프로티나(468530)의 경우 단백질 빅데이터 생산이 주력 사업내용이지만,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제 수행의 일환으로 서울대 연구팀과 AI 모델을 만들고 있어 AI 신약개발 기업으로 묶인다. 하반기 중 해당 과제로 구축한 AI 모델을 소개할 예정이다.
윤태영 프로티나 대표는 “우수한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라며 “(당사는) 자체개발 연구용 칩(chip)과 장비를 활용한 스피드(SPID) 플랫폼 기술로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단백질 간 상호작용(PPI) 데이터를 만들어내 AI를 고도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항체 의약품 연구 과정을 압축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물론 물질 도출 연구기간을 압축해도 인체에 적용될 약물을 개발한다는 점에서 인체 대상 임상으로 검증해야 하는 점은 동일하다는 것도 덧붙였다.
이 외에도 석차옥 서울대 교수가 창업한 갤럭스, 강재우 고려대 교수가 창업한 아이젠사이언스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회사로 주목된다. 석 대표의 경우 국가 AI 전략위의 과학·인재 분과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박태용 갤럭스 공동창업자는 “(당사는) 학습 전략의 철학이 차별화 된 회사다. 단백질 구조가 형성되려면 항체가 타겟에 접합하는 상호작용이 잘 디자인 되어야 한다. 좋은 상호작용이 뭔지, AI에 물리적인 원리를 이해하도록 학습시켜 데이터들이 있을 때 신약디자인까지 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준비물을 잘 ‘요리’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갤럭스는 현재 고형암 파이프라인을 도출해 전임상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억원 이상 규모로 시리즈 B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강재우 아이젠사이언스 대표는 “성공률 10%의 신약개발이 AI로 만들었을 때 성공률이 20%로 올라간다고만 봐도 비용절감은 50%다. 신약개발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유사하더라도 성공률에 따라 전체적인 연구개발 비용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며 “당사는 AI가 직접 약물을 설계할 수 있는 에이전트AI, 즉 AI 과학자로 가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 업계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winner takes all) 시장이 아니라고 본다. 어느 강력한 한 회사가 모든 약을 다 만들 수는 없기에 작은 회사들도 도전해 볼 여지(room)가 크다”고 했다. 작년 10월 클로징한 시리즈 A에서 120억원에 이어 올 6월 시리즈 A 브릿지로 효성벤처스로부터 30억원을 투자유치했다.
‘딥시크 모먼트’ 올까 바이오 기술 유관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종 사업 공고를 통해 의료AI 기술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AI를 활용한 항체 바이오베터 및 ADC 개발, 예후관리 토탈 케어 서비스 등 사업에 정부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머지않은 시기 ‘딥시크 모먼트’가 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의 딥시크가 미국의 오픈에이아이에 하루아침에 충격을 안긴 것과 같이 한국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기타 눈여겨 볼만한 헬스케어 AI 상장사로 △뉴로핏(뇌질환 AI), △딥노이드(영상진단 AI), △코어라인소프트(영상진단 AI), △지니너스(유전체 분석), △쓰리빌리언(유전체 분석), △와이즈에이아이(의료지원) 등을 지목한다. 비상장사 중에서도 △휴런(뇌질환 AI), △퍼플에이아이(뇌질환 AI), △브라이토닉스이미징(뇌질환 AI), △뷰브레인헬스케어(뇌질환 AI), △에이아이트릭스(심전도 AI), △알피(심전도 AI), △마이허브(AI 의료마켓플레이스), △숨빛에이아이(흉부엑스레이 판독문 작성), △갤럭스(AI신약), △아이젠사이언스(AI신약), △에이인비(AI신약) 등이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