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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뇌는 인체 장기 중 가장 복잡하고,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기전이 많아 질환 규명에 복합적인 분석이 수반된다. 같은 종류의 영상에서도 서로 다른 병변을 구분할 수 있는 특화된 인공지능(AI) 모델들이 필요하다.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경제적 해자가 크다.”
빈준길 뉴로핏(380550) 대표(사진)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뉴로핏은 국내 뇌 AI 영상진단 기업 가운데 가장 빨리 시장을 선점하고 해외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치매 의약품 시장 확대로 덩달아 유망한 다크호스 의료 AI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 빈준길 뉴로핏 대표(사진=뉴로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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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상장 뉴로핏, 뇌 AI 영상진단 선봉장뉴로핏은 2016년 빈준길·김동현 공동대표가 창업했다. 비상장 단계에서 누적 491억원을 투자유치했고 7월 공모가 1만 4000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하며 280억원을 조달했다.
뉴로핏은 현재까지 7개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상업화시켰다. 올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37% 상승한 1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79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3년차인 2027년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빈 대표는 “(당사의) 솔루션은 고가 의료기기 특성상 병원 예산 집행이 집중되는 4분기에 매출이 크게 반영된다. 최근 아쿠아AD의 후속 버전인 아쿠아AD Plus 2.0도 혁신의료기기로 선정되어 매출에 가세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매출 증대에 자신감을 보였다.
뉴로핏 솔루션은 특히 ‘레켐비’, ‘키순라’ 등 글로벌 항체 치매신약의 뇌 부종·출혈 등 부작용 모니터링에 활용된다. 치료제가 널리 쓰일수록 뉴로핏 매출도 확대되는 구조다. 나아가 치매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에 활용될 수 있다.
빈 대표는 “로슈가 임상 3상을 준비하는 부작용 개선 후속 치료제는 최소 3~5년 이후에 시장보급이 예상된다”며 “(뉴로핏 솔루션은)다양한 기전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임상시험에도 사용되기에 신규 약물이 개발 될 수록 시장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이라 강하다빈 대표는 뉴로핏의 경쟁력으로 바로 한국이라는 무대를 짚는다. 그는 “국내 의료 AI 회사들은 인구 1000만명과 높은 의료수준의 대학병원이 포진한 글로벌 메가시티 서울에 위치해 양질의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알츠하이머병 확진 검사 방법인 아밀로이드 PET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촬영료가 회당 1000만원에 달하는 것과 대비해 국내에서는 20~30% 수준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뉴로핏은) 대규모 데이터를 초기에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이 결과 경쟁사보다도 빠른 시기에 ‘스케일펫’ 제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510k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뉴로핏의 주력 제품은 ‘뉴로핏 아쿠아’와 ‘뉴로핏 스케일펫’이다. PET 분석 솔루션인 스케일펫은 작년 뉴로핏 매출(22억원)의 41.6%에 해당하는 9억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주력 제품이다. PET 장비가 설치된 국내 의료기관 120개 중 47개 기관에 도입해 약 4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13개 기관이 유상 도입했다.
MRI 분석 솔루션인 아쿠아는 국내 약 110개 기관에 설치됐고 이 중 60개 기관이 유상 도입했다. 이는 경쟁사 대비 6배 차이나는 점유율로 알려졌다. 항아밀로이드 치료제 영상분석 토탈솔루션 뉴로핏 아쿠아 AD는 경쟁제품이 없어 독점적인 지위다.
빈 대표는 “(당사는)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와 관련된 대부분의 제품 구성을 갖췄다. 점유율이 안전성을 입증하는 의료기기 산업 특성상 경쟁사와의 격차는 지속해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뭉쳐야 산다경쟁이 부재한 것은 아니다. 뉴로핏과 유사한 사업을 펼치는 해외사로는 벨기에 아이코메트릭스, 미국 코어텍.ai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퍼플에이아이, 브라이토닉스이미징 등 후발주자들이 따라오고 있다.
퍼플에이아이는 뉴로핏이 과거부터 협력하던 SK C&C 헬스케어 그룹에서 뇌졸중 관련 영상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팀이 스핀오프한 기업이다. 창업멤버인 최진욱 아주대병원 교수는 뉴로핏의 의학고문이기도 했다. 윤동준 SK C&C 헬스케어그룹장은 현재 뉴로핏의 사외이사일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PET장비와 영상솔루션을 모두 보유한 회사로, 뉴로핏과는 일부 경쟁 구도다.
빈 대표는 “국내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합칠 수 있는 잠재적 협력 대상이라 생각한다”며 “(당사는)글로벌 제약사, 바이오텍과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환자 선별과 치료 효과 검증에 뉴로핏의 솔루션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