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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글로벌 빅파마들이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K바이오에게도 기회다. 글로벌 빅파마는 파이프라인의 빠른 상업화를 위해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보는 만큼 K바이오 기업들도 개념증명(PoC)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 |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 (사진=한국바이오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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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최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빅파마는 내부에서 연구개발 해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M&A로 파이프라인과 연구인력 등을 통째로 가져온다. 물질 하나만 사오는 것보다 회사를 가져오는 편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M&A 시장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21일 집계한 결과 올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에 인수된 바이오 기업은 37곳으로, 지난해 연간 최대 기록인 35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 부회장은 “빅파마의 가장 큰 고민은 특허절벽이다. 올해 2030년까지 특허 만료로 200조~40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해 M&A로 파이프라인을 사오거나,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꾸는 제형 변경으로 특허를 연장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바이오 업계 강자로 떠오르는 중국의 경우 M&A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이 피인수 대상으로 이름을 올린 사례는 없다. 이에 K바이오가 글로벌 M&A 국면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중국은 대부분 PoC 데이터를 가지고 딜을 한다. 빅파마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은 임상 데이터가 아니라 거의 전임상 데이터로 딜을 하고 있다. 중국이 막대한 자금과 속도로 임상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임상 데이터로 딜을 하니 훨씬 더 매력적인 상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빠른 상업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임상 2상 단계 물질 등 이미 연구가 많이 진행된 파이프라인을 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도입보다 해당 물질을 잘 아는 조직과 인력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M&A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PoC는 후보물질이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주로 임상 1상 또는 2상에서 확보할 수 있다. 전임상 데이터는 동물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실험이지만, PoC 데이터는 실제 사람과 환자에게서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K바이오도 기회…PoC 데이터 확보가 관건 이 부회장은 “현재 빅파마가 적극적인 M&A에 나서고 있는 만큼 K바이오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파이프라인을 공급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중국과 한국 두 나라가 가장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완벽하다는 것은 글로벌이 다 알고 있다. 임상에 대한 관리도 우리나라가 더 잘 이뤄지고 있는 만큼 중국과 같은 선상에서 임상 데이터를 내면 우리 것 기업들의 물질과 데이터 가치가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전임상 데이터만 있더라도 그 데이터가 정말 뛰어나면 M&A 후보가 될 수 있으며 가장 큰 경쟁자인 중국과 비교해 자금과 속도에서 밀리는 만큼 데이터의 질과 관리 수준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략을 뒤집으면 오히려 더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며 M&A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플랫폼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려면 물질이 입증돼야 하는데 국내 기업은 지금 플랫폼만 있는 상태”라며 “지금은 플랫폼 기술 자체를 수출하고 있지만 향후 자금이 쌓이면 반대로 빅파마의 물질을 가져와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고 이를 특허화한다면 글로벌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것이며 강력한 M&A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확산 중인 뉴코(NewCo) 모델은 M&A로 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코는 ‘뉴 컴퍼니’(New Company)의 줄임말로 기존 제약·바이오 기업의 특정 물질을 떼어 별도 법인을 세우고 밴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하고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 부회장은 “뉴코는 철저하게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며 “한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이고, 목적은 M&A를 하거나 라이선싱 아웃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은 오리온의 리가켐바이오 인수, TKG휴켐스의 에이프릴바이오 경영권 확보처럼 제약바이오 기업 동종 M&A가 아닌 이종 M&A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화학의약품 기반으로 바이오를 잘 보지 않았던 전통 제약사가 바이오 기업을 인수했을 때 그것이 지속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기존 전통 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를 인수한다고 더 나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벤처의 혁신성이 더 저하될 수 있다. 바이오 기업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면 이종 간 M&A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M&A 어렵게 만드는 제도 손봐야 K바이오의 M&A를 위해서는 K바이오가 겪고 있는 제도적 및 구조적 개선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기술특례상장의 기본 요건이 기술수출 실적과 파이프라인 개수 등인데,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쉬운 저분자 화합물이나 임상에 가기 쉬운 물질만 개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개수는 늘겠지만 5년, 10년이 지나면 경쟁력이 없어 시장이 망가지고 M&A의 전제조건인 PoC 데이터도 확보하지 못해 계속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 개선방안에서 기업이 임상 성공확률을 제시하라고 했는데, 이건 정말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가 아닌 관리와 규제의 편의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부회장은 “정부가 임상 데이터를 빨리 확보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임상 진입을 앞당기게 하거나 자체 임상을 할 수 있도록 펀드를 구성해야하며 생태계 전체 흐름에 맞춘 규제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