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신약개발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가 상장 폐지 방지를 위해 전략적 제휴 및 재무적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부터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로 인한 관리종목에 지정되었으며 기대했던 임상 결과를 확보하지 못해 투심이 위축되어있는 상황이지만 파이프라인들의 기술수출 가능성이 살아있음을 피력했다.
 | (사진=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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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회사 웹사이트를 통한 주주서신에서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고, 상장사로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내 제약사 그리고 해외 제약사와 접촉 및 미팅을 통해 전략적 제휴 및 재무적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앞서 14일 밝힌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BBT-877의 임상 2상 탑라인 데이터에서 기대와 상반된 결과를 받아들었다. 미국, 한국, 이스라엘, 호주, 폴란드 5개국에서 130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5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약물이 개발과정에서 세번 죽을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들 한다. 그만큼 혁신신약 개발의 길에 우여곡절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은 있으나, BBT-877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으며, 회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사업개발 성과를 창출하고 다른 후보물질 개발도 병행하여 반드시 성과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BBT-877의 안전성은 확고히 입증되었다. 오토택신 저해제 계열에서 우려되었던 일부 부작용과, 기존 경쟁 약물에서 보고된 약물 관련 사망률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며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유효성 측면에서는 위약군의 폐활량 변화가 적고 표준편차가 큰 점 등을 고려하면서 신중히 추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자금 상황으로 인해 개발이 지연된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 BBT-401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 BBT-301의 사업개발을 적극 추진하여 기술이전 성과로 상장유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BBT-401은 세계 최초의 펠리노-1 저해제로, 궤양성 대장염 동물모델에서 뛰어난 약효를 보이며, 대장 내에만 분포하도록 설계된 경구용 후보물질이다.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었고, 임상 2a에서는 저용량에서 효력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는 자금 상황을 고려해 추가 임상 2상 제형 연구를 검토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들 사이에서 경구용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수요가 높아, 사업개발 기회가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BBT-301은 올해 하반기 임상 2상 추진을 계획했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로, 독자 개발보다는 해외 파트너와의 공동개발 또는 기술이전을 통한 개발 지속을 목표로 사업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 한주, BBT-877에 대한 실망과 함께 당사가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다는 상황 때문에 과도한 매도세가 있었으나, 현 상황을 극복하고 상장기업으로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작년 말 기준 이정규 대표가 8.2%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다. 회사는 작년말 약 200억원의 법차손을 기록했고 이를 기준으로 상장유지요건인 50% 이하의 법차손 비율을 만들기 위해서는 130억원 이상의 추가 자본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