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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시장 지각변동…한미약품 신약 기대감 확산[바이오맥짚기]
  • 등록 2025-09-19 오전 7:41:26
  • 수정 2025-09-19 오전 7: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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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18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굵직한 기술 성과를 앞세운 기업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한미약품은 마운자로 돌풍으로 비만치료제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큐리옥스는 글로벌 협력에 이은 추가 계약 가능성에 기대를 키웠고, 헬릭스미스는 엔젠시스 중국 상업화 임박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위고비 넘어선 마운자로…한미약품 비만약 기대 고조

마운자로의 훈풍은 한미약품(128940) 주가에도 불을 붙였다. 이날 KG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대비 6.57%(2만 500원) 오른 33만 2500원을 기록했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는 국내 출시 한 달도 안돼 위고비(Wegovy) 초기 처방량을 가볍게 넘어섰다. 마운자로가 위고비를 대체하고 있다는 소식에, 더더 나은 효능이 예상되는 한미약품 비만치료제에 시장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운자로는 출시 12일 만에 1만8579건의 DUR 점검 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위고비가 지난해 10월 출시 직후 한 달간 기록한 1만 1368건을 단기간에 추월한 수치다. 현재 위고비가 월 8만건 대 점검 건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마운자로 돌풍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정승환 한미약품 R&D센터 선임연구원이 지난 7월 22일(현지시각)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ISMB/ECCB 2025’에서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의 주요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토대로 참석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업계는 마운자로의 임상 효능 차이를 첫 번째 배경으로 꼽는다. GIP와 GLP-1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로, 단일 기전인 위고비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평균 6~7%포인트 높았다. 실제 임상에서 체중감량률은 20%를 넘었고, 허리둘레·내장지방 등 대사 지표 개선 효과도 뚜렷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의 ‘스위칭’이 본격화됐다.

한미약품은 최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을 포함해 삼중작용제(HM15275), 경구용 후보(HM101460) 등 6건의 연구성과를 공개했다.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근감소증, 복약 편의성 등 미충족 수요 해결 전략을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미약품은 지난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 2025)에서도 영장류 모델을 통해 체중 감소와 근육량 증가, 지방량 감소를 동시에 입증한 데이터를 발표한 바 있다. 업계는 마운자로의 강력한 시장 장악력이 비만약 전반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키우며, 한미약품 주가 급등세의 촉매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부작용과 근 손실이 없고, 오히려 근육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치료제가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큐리옥스, 레비티 이어 글로벌 4개사와 계약 논의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445680)(이하 큐리옥스)가 글로벌 파트너십과 신기술을 앞세워 본격적인 성장 궤도 진입을 예고했다.

이날 큐리옥스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1.13%(5700원) 상승한 5만 6900원을 기록했다.

Curiox Cyto2025에서 김남용 큐리옥스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등이 큐리옥스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사진=큐리옥스)


큐리옥스는 세포 기반 신약개발과 체외진단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세포 전처리 자동화 기술을 보유 중이다.

세포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나 질병 진단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절차가 있다. 바로 세포를 연구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준비하는 과정, 즉 ‘세포 전처리’다. 지금까지는 연구원들이 손으로 이 과정을 직접 해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사람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큐리옥스의 세포 전처리 자동화 기술이다. 쉽게 말해, 사람이 하던 세포 준비 과정을 기계가 대신해주는 것이다. 기계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항상 같은 방식으로 세포를 다루기 때문에, 결과가 더 균일하고 정확하다.

회사는 세포 분석이 여전히 원심분리기 등 수작업에 의존하는 시장 규모를 약 19조원으로 추산하며, 장기적으로 30~50%의 시장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다.

다만 아직 실적은 가시화되지 않았다. 큐리옥스는 지난해 매출 46억원에 순손실 81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10억원, 순손실 183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이 기대감을 키운다. 큐리옥스는 지난해 말 글로벌 생명과학장비 기업 레비티(Revity)와 손잡고 차세대 세포 분석 장비 플루토(Pluto) 시리즈 생산에 들어갔다.

레비티는 미국 메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진단솔루션 기업으로, 직원 숫자가 1만1000여 명에 달한다. 레비티의 지난해 매출은 27억달러(3조7535억원)에 달했다.

김남용 큐리옥스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플루토 시리즈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며, 현재 글로벌 상위 4개 액체 제어 자동화기기 제조사들과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계약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손익분기점(BEP)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릭스미스, 엔젠시스 중국 상업화 임박에 ‘상승

헬릭스미스(084990)는 20여 년 전 중국 제약사에 기술을 넘긴 ‘엔젠시스’가 상업화 문턱을 넘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헬릭스미스는 전날대비 690원(12.00%) 오른 64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노스랜드 바이오텍 본사 전경.(사진=노스랜드 홈페이지)


2002년 헬릭스미스는 중국 노스랜드에 엔젠시스 관련 기술과 판권을 이전했으며, 계약금 없이 제품 출시 후 발생하는 매출에 대한 로열티만 받는 조건이었다. 이후 노스랜드는 중국 내에서 임상 1~3상을 진행해왔고, 최근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의약품 규제 당국인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엔젠시스의 7단계 기술 심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이제 행정적 절차만 남아 있어 이르면 올 하반기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노스랜드는 이미 1조5000억원 규모의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상업화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 구조에 따라 제품이 출시되면 노스랜드는 7년간 헬릭스미스에 로열티를 지급한다. 조건은 순매출의 7% 또는 총매출의 4% 중 높은 비율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이후 7년이 지나면 새로운 계약 협상을 거치게 된다.

현재 약물 형태의 중증하지허혈(CLI) 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개발된 사례가 없어, 시장 독점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독립 조사에 따르면 중국 CLI 시장 규모는 올해 8000억원 수준에서 향후 7조6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편 헬릭스미스는 감정가 1100억원, 시세 약 1200억원으로 평가되는 사옥 매각 작업도 추진 중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약 500억원의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과거 미국 임상 실패를 딛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 최초 CLI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경우 대규모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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