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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인정한 세노바메이트, 3400억 韓 시장 장악 유력...문제는 약가
  • 등록 2025-02-05 오전 9:10:29
  • 수정 2025-02-05 오전 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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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가 올해 국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산 치료제가 34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뇌전증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세노바메이트가 출시되면 시장이 재편될 것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약가 문제로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뇌전증치료제 시장 규모는 34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2세대 뇌전증치료제 프레가발린, 레비티라세탐, 가바펜틴 제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이 난립해 있는데, 모두 해외 제약사 오리지널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데일리가 확보한 유비스트 자료(원외처방액 기준)에 따르면 △비아트리스 리리카(성분명 프레가발린) 794억원 △UBC제약 케프라(성분명 레비티라세탐) 295억원 △비아트리스코리아 뉴론틴(성분명 가바펜틴) 215억원 △GSK 라믹탈(성분명 라모트리진) 160억원으로 성분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바이오팜 독자 개발한 세노바메이트는 미국과 유럽에 우선 출시됐는데, 뇌전증치료제 중 가장 혁신적인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3분기까지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3744억원에 달한다. 이는 SK바이오팜 매출 97.4%에 해당하는 수치로, 지난해 총매출은 6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세노바메이트가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경우 시장 안착은 물론 기존 치료제들의 시장점유율을 크게 잠식할 것이라는 게 업계와 의사들의 중론이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사진=SK바이오팜)


동아에스티, 올해 국내 허가 추진...효능서 경쟁상대 없다

미국에서 직판에 나서고 있는 SK바이오팜은 국내 영업 조직을 갖추지 않아 지난해 동아에스티(170900)에 판권을 넘겼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식약처에 세노바메이트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면서 “허가를 받으면 보험 수가 문제까지 해결하고 출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뇌전증치료제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다국적제약사 제품들은 2세대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반면 세노바메이트는 3세대 치료제로 가장 혁신적인 치료제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효능면에서 월등해 사실상 경쟁상대가 없다는게 전문가 설명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뇌전증치료제 대비 효능에서 우수하다”라며 “전압 개폐 나트륨 통로 차단 및 GABA 이온 채널 조절 통한 우수한 발작 억제 및 발작 완전 소실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허경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전 대한뇌전증학회 이사장)는 “세노바메이트는 지금까지 출시된 뇌전증치료제 중 효과 측면에서 가장 좋은 약”이라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가 꼭 처방받아야 하는 제품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많은 뇌전증 환자가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관심이 많고, 언제 출시되냐는 질문을 많이 하고 있다. 의료진들도 대부분 세노바메이트가 출시되면 처방하겠다고 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세노바메이트는 한국 외에도 올해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임상 3상을 완료한 만큼 품목허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국내외 시장에서 세노바메이트 출시가 확대되면서 매출 1조 제품 탄생도 유력하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 매출 1조 달성 시점은 2029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장악 유력한데....세노바메이트 신속 출시, 약가에 달렸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지만, 출시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뇌전증 환자와 의료진들은 세노바메이트의 국내 출시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급여 협상이 길어져 올해는 물론 내년, 내후년 출시가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국산 신약임에도 미국(2019년 허가), 유럽(2021년 허가)보다 허가 신청 및 출시가 늦다.

허 교수는 “세노바메이트는 글로벌 임상에 한국 환자들도 많이 참여해 상용화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하지만 국산 신약임에도 국내에서 출시하지 않아 환자들이 사용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개발사나 판권을 확보한 기업 모두 언급하고 있진 않지만, 한국 출시가 늦어지고, 허가 획득 후에도 출시 시점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약가 문제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국산 신약 약가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다는 게 전문가들 주장이다.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하루 한 알 복용해야 하는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 한 알에 5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약값이 1825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유럽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가가 가장 낮은 국가로 꼽히는 프랑스에서는 한 알에 3500원 정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프랑스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허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은 세노바메이트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허가 신청 후 획득까지 수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되고, 보험 수가 협상에 등 약가 책정에 1년 정도 소요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2027년에야 출시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신약 약가를 굉장히 낮게 책정하기 때문에 프랑스보다 더욱 낮은 약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식약처가 허가 심사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보험 수가 협상 기간도 반으로 줄인다면 1년내 출시가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현실적인 약가 책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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