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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작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AI 신약개발 회사 온코크로스(382150)는 1년새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각자대표(CEO) 체제에 돌입했고 재무총괄임원(CFO), 기술총괄임원(CTO)이 모두 바뀌었다. 기존의 제약사 대상 약물재창출 서비스 외에도 액체생검 암 진단 신사업 내용이 추가됐다. 이데일리는 C레벨 인력변동의 이유와 일련의 변화에 대해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에게 물었다.
 | | 김이랑 온코크로스 각자대표(사진=온코크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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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예상치 36억 vs 실제 3분기 누적매출 2억 온코크로스는 2015년 6월 김이랑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울산대 의학과 석사,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사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전임의를 지내다가 온코크로스 창업에 이르렀다. 지난 2022년부터 현재까지 AI신약개발협의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전사체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약물과 질병 사이 상관관계를 예측하는 ‘랩터 AI’ 플랫폼 기술을 보유했다. 이를 통해 △적응증 확장 △후보물질 도출 △병용투여 약물 도출 등 B2B 서비스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창업 9년만인 작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고, 주당 7300원에 상장해 총 103억원을 공모조달했다.
회사는 올 7월 상장 후 처음 진행하는 외부조달로 12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를 발행했다. 이현자산운용, 에이치알자산운용 등이 전환가 1만1436원에 온코크로스 CB에 투자했다. 이를 포함한 올 9월말 기준 온코크로스의 현금성자산은 245억원 수준이다. 이 중 180억원을 정기예금으로 예치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상장 당시 예상했던 매출 실현이 더딘 편이다. 증권신고서상으로는 2025년 매출로 약물평가서비스 20억원, 약물평가서비스 공동연구개발 10억원, 첫 해외약물평가서비스 매출로 6억원을 예상해 총 36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3분기 보고서상 누적매출은 2억원에 그쳐, 마지막 4분기에 괴리를 좁히기란 어려워 보인다.
특히 2025년을 해외진출 원년으로 보았지만 실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상장 당시엔 캐나다 베리에이셔널 AI와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으며 관련해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최근에야 회복세지만 그간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바이오 시장 투자가 경색되어 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스트랄, 씨어 단백질 분석장비 김 대표는 “대신 단백질 분석 서비스에서 매출이 올라오고 있으며, 물질 기술이전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 췌장암 연구자 임상 결과를 내년 초 쯤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코크로스는 최근 확보한 현금을 활용해 써모피셔 사의 ‘오르비트랩 아스트랄 질량분석기’(이하 아스트랄)를 들였고, 이를 통해 단백질 분석 서비스 관련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아스트랄은 국내에 10대 미만으로 보유하고 있는 특수 분석 장비다. 나아가 씨어 사의 SP200 전처리 장비로 과정을 자동화시켜 사람이 일으키는 오류를 줄였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단백질 분석 서비스는 임상을 하는 회사나 병원 교수들이 바이오마커를 찾을 때 사용할 수 있고 신규 타겟을 찾는 것에 사용될 수 있다”며 “타겟단백질분해제(TPD)나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하는 회사들의 경우 타겟으로 삼은 단백질이 실제로 분해(degradation)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으며, 디자인한 항체가 타겟단백질과 잘 결합하거나 활성화시키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온코크로스는 11월 초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한 바이오유럽(BIO Europe) 행사에 부스를 차려 단백질 분석 서비스 홍보에 나섰다. 세포, 환자조직, 혈액 등 모든 것을 분석 가능한 ‘풀 패키지’를 갖춰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과거 전사체 수준에서 보던 데이터를 단백질 수준에서 보아야 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데이터 보완을 위해 단백질을 새롭게 많이 도출하고 있다. 단백질은 공공 데이터가 희소하기 때문에 일본, 대만, 국내, 중국 등 아시안 타겟 데이터를 만들고, (온코크로스가)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단백질 샘플을 제공해주는 다국적 기관들과 협약을 논의 중이며 국내에서도 여러 대학병원들과 공동연구협약(MOU)을 체결해나가고 있다.
C레벨 인력변동 온코크로스는 올 3월 기존 김이랑 대표에 강지훈 각자대표 체제로 상장 후 김이랑, 강지훈 각자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상장 시점에 있던 김형찬 재무총괄임원이 퇴사한 후 채희진 상무로 바뀌었고, 올 3분기 중 류재용 CTO가 고문으로 물러난 후 신동명 연구소장이 실무를 맡았다. 전체 임직원수는 30명대에서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강 각자대표는 울산대학교 의학과 박사이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전임의,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상조교수를 거친 이력이다. 온코크로스에는 2020년에 합류해 최고과학총괄(CSO)을 지내다가 상장 후 각자대표로 부임했다.
김 대표는 “(강 대표와는) 서로 영역을 나눠 일을 추진하고 있으며 각자 파트에서 추진력을 불어넣어야 할 부분에 힘쓰고 있다”며 “제 경우엔 기존 랩터AI 사업과 디지털 바이오뱅킹의 개진, 단백질 분석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으며 강 대표는 임상검증 및 온코파인드 AI 암 검진 등 신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강 각자대표가 맡고 있는 AI 암 검진은 혈액으로 암을 액체생검하는 온코크로스의 ‘넥스트’ 먹거리다. ‘온코파인드 AI’라고 이름 붙인 이 소프트웨어는 2027년부터 상용화, 흑자 전환에 핵심 캐시카우로 삼겠다는 목표다.
앞선 CFO의 빈자리를 메운 채희진 상무는 온코크로스에 6년 넘게 몸담은 인물로 회사를 깊게 파악하고 있는 점에서 곳간관리에 적임자라는 입장이다. 올 11월 새로 회사에 합류한 신동명 소장은 1991년생으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사 졸업 후 래디센 AI의 연구 책임자, 대표 및 CTO, 오믹스에이아이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신 소장은 그간 온코크로스가 열심히 가꿔온 데이터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기 위해 모셨다”고 말했다.